이란 상공에 침묵의 암살자처럼... B2 닮은 美 스텔스 드론
여전히 위협적인 이란의 미사일ㆍ드론 이동발사대와 核 지하시설 감시 위해 투입
지난달 18일 꼬리날개가 없어 흔히 ‘플라잉 윙(Flying Wing)’이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항공기가 그리스 라리사(Larrisa) 공군기지에 착륙하는 것이 포착됐다. 현지 언론은 이를 “기술적 문제’ 때문에 비상 착륙한 B-2 ‘스피릿(Spirit)’ 폭격기라고 보도했다. 이 기지는 그리스 공군 소속이지만 미 공군의 MQ-9 리퍼 드론이 운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 군사 전문매체 TWZ는 6일 이 ‘플라잉 윙’이 매우 높은 스텔스 성능과 극도로 긴 체공(滯空)시간을 갖추고 매우 높은 고도에서 작전하는 미국의 최신 정보ㆍ감시ㆍ정찰(ISR) 드론으로, 일반적으로 RQ-180이라 불리는 드론이거나 그 후속 모델이라고 보도했다.

록히드 마틴 사가 2010년대 초에 제조해 시험 비행을 한 RQ-180은 2020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 상공에서 처음 목격됐지만, 모든 것이 극비에 싸여 있다. 에드워즈 공군기지는 미국 군용기의 시험비행 장소다.
당시 촬영된 이 드론은 흰색으로 도색돼 있어 ‘거대한 흰색 박쥐(Great White Bat)’로 불렸으나, 라리사에 포착된 것은 검은색이다. TWZ는 이는 낮과 밤에 각각 최적화된 도색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 2월25일과 3월9일 77톤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미 공군의 초대형 수송기인 보잉 C-17 수송기가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라리사 기지로 이례적인 비행을 했다. 이 수송이 RQ-180 드론의 이동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나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 RQ-180의 이란 전쟁 투입이나 라리사 기지 착륙 등에 대한 문의에 전혀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TWZ는 RQ-180이 애초 냉전 말기에 소련의 깊숙한 곳에서 소련의 이동식 핵탄두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기 위한 설계된 드론 ‘쿼츠(Quartz)’에서 파생된 것임을 고려하면, 이 RQ-180이 현재 이란 전쟁에서 높은 수요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지금 미국의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에서 최우선 순위 임무는 이란의 이동식 발사대를 찾아내 파괴하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ㆍ드론 발사 능력을 상당히 약화시켰지만,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
이란은 지하 미사일 기지를 신속하게 복구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양의 미사일과 드론,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란은 또 일반 트럭처럼 보이는 이동식 발사대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쿼츠’는 소련의 이동식 핵미사일을 추적하기 위해 개발됐다. 위성은 순간 포착만 가능했고, SR-71 ‘블랙버드’ 고(高)고도 정찰기도 지속적인 감시는 불가능했다. 반면에 소련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는 계속 위치를 바꿨다. 이에 따라 장시간 은밀한 감시가 가능한 ‘스텔스 드론’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록히드 마틴사가 RQ-180 이전에 제작한 RQ-170 스텔스 드론은 2011년 12월 이란 북서부 카슈마르 지역에서 이란군에 격추된 바 있다. 이란은 이 RQ-170을 해체해 자체 드론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러시아와 중국도 이 드론을 분석했다.
그러나 RQ-180은 RQ-170과는 레이더ㆍ센서 성능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최첨단 스텔스 정찰 드론이다. 적 영공 깊숙이 침투하여 장시간 체공한다.
따라서 이란보다도, ‘최상위’ 경쟁국이라 할 중국과의 미래 충돌에 대비한 스텔스 드론이다. 적의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고 고해상도 감시와 전자정보를 수집하고 들키지 않고 나오는 게 목적이다. 중국은 핵 무기고를 급속도로 확장하며, 수천 개의 도로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다. 또 강력한 통합 방공 레이더망을 구축했고, 광대한 영토에 항모ㆍ기지ㆍ지휘센터를 은닉하고 분산 운용한다.

그런데도, 미국이 굳이 그리스 라리사 공군기지에 비상 착륙하는 것과 같은 불운(不運)을 감수하면서까지 RQ-180을 이란 전쟁에 투입한 이유는 뭘까.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미사일 전력이 여전히 꽤 남아 있고 지하 시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RQ-180은 현재 수량이 적고, 대체 불가능하다. 또 적에게 노출되면 전략적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구체적인 성능이 모두 비밀인 것은 물론이고, 공식적으로 공개된 사진도 전혀 없다.
미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런 전략적 딜레마 속에서, 불가피하게 미래 중국과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눈’ 역할을 할 최상위 전략적 자산을 이란전에 투입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본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리 매킬로이, ‘전설’이 되다... 24년 만에 마스터스 2연패, 역대 4번째
- 농가 고령화에 올해 과일 재배면적 1% 줄어...감소 규모 여의도 3.5배
- “오진으로 유방암 수술까지” 고백한 ‘미녀삼총사’ 배우
- 이스라엘 매체 “李대통령, 경제 압박에 국내 정치용으로 우릴 비판”
- 美 “동부 시간 13일 오전 10시부터 이란 출입 해상 교통 봉쇄”
- [더 한장] “비싼 기름값에...” 평일에도 주차장은 만차
- K게임 수출액 1위 중국… 10년 전 ‘한한령’ 리스크 또 터지기 전에 中 의존도 낮추고 ‘고밀도
- 숯불에 구운 듯한 풍미...궁중 너비아니 멤버십 할인 [조멤Pick]
- 모자 뒤집어쓰고 음악 축제서 애정 행각… 사랑에 빠진 전직 총리
- 이효석 “삼전·닉스, 1분기 이익 유지만 돼도 주가 2배로 오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