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SaaS 기업 다 망한다? 앤스로픽이 저희 최대 고객입니다”

“우리가 AI(인공지능) 때문에 망한다고 하는데, 역설적이게도 세일즈포스의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이 대규모 언어 모델(LLM) 클로드를 만든 AI 기업 앤스로픽입니다.”
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는 최근 서울 여의도 세일즈포스 코리아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AI로 인해 세일즈포스의 고객관리서비스(CRM) 같은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이른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사스포칼립스는 특정 소프트웨어가 없어도 AI가 코딩과 이미지 생성 및 편집, 데이터 관리까지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생긴 말이다. 최근 세일즈포스를 포함한 어도비·오라클 등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는 사스포칼립스 전망에 잇달아 하락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사스포칼립스 담론이 본질 대신 ‘껍데기’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AI 모델 클로드를 개발한 앤스로픽의 사례를 들었다. 박 대표는 “AI 기술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앤스로픽이 왜 세일즈포스의 솔루션을 사용하겠느냐”고 반문하며 “SaaS의 본질은 뛰어난 코딩 실력이 아니라, 각 직원의 접근 권한을 철저히 통제하고 기업의 데이터를 보호하는 정교한 거버넌스(관리 체계)를 제공하는 데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I가 엔진이라면, SaaS는 엔진이 규정에 맞춰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하는 자동차 몸체이자 도로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엔진이 있어도 차량 몸체나 도로 없이 무용지물이라는 논리다. 박 대표는 “현재 세일즈포스는 SaaS 기업을 넘어 수많은 AI 에이전트(비서)들을 조율하는 ‘지휘자’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일즈포스는 8일 맞춤형 AI 에이전트 ‘슬랙봇’을 출시 예정이다. 슬랙봇은 슬랙을 단순 업무용 메신저를 넘어 기업에 쌓여 있는 데이터와 이메일, 드라이브, 각종 업무 툴을 하나로 엮는 ‘통합 관제탑’으로 구축했다. 예를 들어 “지난주 회의에서 A 고객 관리 관련해 무슨 얘기를 했지?”라고 물어보면 슬랙봇이 팀방에서의 대화와 이메일 내역, A 고객에 대한 데이터 등 기업에 축적된 데이터를 능동적으로 정리해 보여주는 식이다. 세일즈포스는 슬랙봇이 업무 생산성을 최대 4.8배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범용 LLM은 회사 내부의 이야기나 사업 데이터를 아예 모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가 어려운 ‘외부인’”이라며 “그렇다고 회사 데이터를 그대로 넣으면 보안 우려가 커진다. 반면 슬랙봇은 이미 슬랙 메신저에 저장돼 있는 회의록과 파일 같은 주요 데이터들을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진짜 내부 직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일상이 된 시대에 인간 직원의 역할이 재정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든 직원이 실무자가 아니라 ‘팀장’이자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물류 창고를 예시로 들었다. 박 대표는 “과거에는 직원이 직접 창고에 가서 재고를 파악하고 계산하는 실무를 담당했다면, 이제는 그 일을 AI 에이전트가 대신하게 된다”며 “인간은 이제 실무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AI 에이전트에게 어떤 일을 시킬지, 그리고 그 결과물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할지 결정하는 ‘설계자’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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