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달러, 트럼프 국방 예산 사상 최대지만 ‘하늘의 AK-47’ 드론 못 막는다”

김기범 기자 2026. 4. 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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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방송 IRIB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란의 무인기(드론)가 사우디아라비아 알카르지 기지와 쿠웨이트 알아디리 기지의 미국 목표물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려는 내년도 국방예산 1조5000억달러(약 2256조원)가 저가 무인기(드론)를 막아내기 어려운 방향으로 책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종전의 해군력과 항공전력, 미사일과 방어체계로는 최근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는 무인기를 효과적으로 요격하기 힘들지만 미국은 여전히 과거의 공격·방어 체계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6일(현지시간) 현대 전쟁은 드론이 장악하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고가의 플랫폼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정부의 전략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백악관이 공개한 2027 회계연도 국방비 예산안에는 국방예산을 2026 회계연도에 비해 4450억달러(약 669조3245억원) 증액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국방예산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수준의 증액 시도”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기록적인 국방예산에 대해 “우리는 전쟁 중이다”라면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더 저렴하고 파괴력 있는 무기를 포기하고, 취약한 플랫폼에 과잉 투자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지난해 6월 2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한 방문객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이란산 무인기(드론) 샤헤드를 촬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밝힌 예산안의 핵심은 전략적 방위 시스템에 대한 중점 투자로, 특히 미 국방부 방위전략의 핵심 축은 1850억달러(약 278조원)의 비용이 예상되는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이다. 포브스는 골든돔에 대해 400억달러(약 60조1640억원)가 투입된 뒤 중단됐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전략방위구상(SDI) 실패 사례와 비교되고 있다면서 골든돔은 현재의 중요한 위협에 대해서는 거의 대처하지 못하며 계획의 많은 요소가 아직 실험 단계라고 전했다. 가까운 시일 내의 실전 배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또 골든돔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고성능 순항미사일 등 전략적 위협에는 대처할 수 있지만 저비용 드론의 집중적인 스웜 공격에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스윔 전술은 수십대에서 수백대의 드론을 동시에 발사해 공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포브스는 미국 국방예산은 기존의 해군력과 항공전력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급 전함 도입 등 신형 함정 건조와 F-35 전투기, 잠수함, 미사일 등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포브스는 미국도 드론에 투자해 왔지만 여전히 한발 뒤쳐져 있다면서 내년도 국방예산에서 드론 대응을 위해 30억달러 이상이 책정됐지만 드론이 국방부의 최우선 과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최근 전쟁에서의 드론 활용 사례로 이란은 3만달러(약 4512만원) 상당의 샤헤드 드론으로 27억달러(약 4조610억원)의 가치를 지닌 군함을 억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개전 일주일 만에 중동 각지의 표적에 2000대 이상의 저비용 드론을 발사했으며 이는 중동 지역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 포브스는 저렴한 자폭형 이란제 드론은 ‘하늘의 AK-47’이라 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산권에서 주로 사용해온 AK-47 소총은 저가임에도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고장도 적은 것으로 유명하다.

포브스는 이어 비용의 불균형은 현재의 미국 방위체계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면서 드론을 사용함으로써 이란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방공망을 실질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걸프 국가들은 이란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1발당 400만달러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수백발 소비하고 있으며, 미국도 패트리어트와 고가의 사드 요격 미사일을 소진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전쟁 후 일주일 만에 저렴한 드론으로 카타르 등에 설치된 고가의 레이더를 파괴한 바 있다.

게다가 이란은 수천대의 드론을 발사해도 신속하게 보충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이란은 아직 드론 보유량의 절반가량을 남겨두고 있으며 한달에 1만대가량을 추가 생산하고 있다. 드론 생산에는 대규모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으며, 차고에서 조립해 트럭 적재함에서 발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포브스는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사례라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드론이 전쟁에서 발생하는 모든 손실의 60~70%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적응해 드론 방어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드론 공격의 80%를 격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포브스는 미국이 기존에 설계된 수십억달러 규모의 플랫폼에 계속 투자하는 반면 적대국은 규모, 속도,가격을 기반으로 한 전쟁 모델을 정교화하고 있다면서 “(미) 국방부는 경쟁자를 제치는 혁신보다는 경쟁자를 능가하는 지출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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