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는 삭제됐지만 약점은 삭제되지 않았다…아로수, 상대 팀에 대표팀 공략법 넘긴 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전술 틀이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공개한 사람은 상대 팀 분석관이 아니라 대표팀 수석코치 주앙 아로수였다.
아로수 코치가 포르투갈 매체 ‘볼라 나 헤지’와 진행한 심층 인터뷰가 국내에서 논란이 됐다. 그는 직접 매체에 삭제를 요청하고 법적 대응까지 언급하면서 결국 6일 기사를 내렸다. 하지만 수비 시 4-4-2 압박 구조, 공격 시 3-2-5 변형, 스리백과 파이브백을 오가는 운용 구상은 물론 “포백을 쓰면 왼쪽 풀백 포지션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이미 퍼진 뒤였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두 달여 앞두고, 코치가 직접 상대 분석팀에 공격 표적을 알려준 셈이 됐다.
해당 인터뷰에서 자신의 역할도 상세히 규정했다. 그는 “협회는 프로젝트의 대외적 얼굴이자 일상적인 대표 인물이 될 한국인 감독을 원했고, 훈련을 조직하고 경기 아이디어를 개발할 유럽인 지도자를 원했다”며 “내게 요구된 역할은 현장 지도자”라고 말했다. 본인은 전술의 설계자로, 홍명보 감독을 명목상의 리더로 읽히게 하는 발언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발언 의도가 왜곡됐다”는 취지로 해명했고, 아로수도 뒤늦게 소셜미디어에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과 헌신은 대단하다”는 메시지를 올리며 수습에 나섰다.
현대 축구에서 코치가 전술 설계에 깊이 관여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분업과 전문화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코치의 본분은 팀의 약점을 감추고 보완하며 선수들을 더 높은 목표로 이끄는 것이다. 아로수가 한 일은 정반대였다. 손흥민(LAFC)을 왼쪽 사이드라인을 따라 배치하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오른쪽에서 안쪽으로 파고드는 비대칭 공격 구조를 공개했다. 상대에 따라 스리백과 파이브백을 오가는 플랜B·C까지 풀어놨다. 최근 코트디부아르,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시도한 전술 실험들이 해설 자료 수준으로 외부에 노출됐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실험 단계의 전술까지 공개한 것이어서, 상대에게는 힌트를 주고 우리 팀에는 부담만 키운 꼴이다.
왼쪽 사이드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발언은 파장이 더 크다. 선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더라도 대표팀의 특정 포지션을 약점으로 콕 집어 해외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다. 내부 평가에서 그 포지션을 약점으로 보고 스리백 전환을 논의했더라도, 그 판단을 외부에 공개하는 순간 선수들의 사기를 꺾고 상대에게 공격 루트를 알려주는 결과로 이어진다.
아로수 코치는 대표팀의 조별리그 통과를 현실적인 기대치로 묘사했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돼 조별리그를 통과해도 32강에 불과하다. 협회가 대외적으로 밝힌 최소 16강이라는 목표보다 밑이다. 아로수는 “한국은 좋은 팀이지만 선수층의 질과 양에서 포르투갈과는 비교가 안 된다”, “월드클래스 몇 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더 낮은 단계 리그에서 뛴다”는 식의 전력 평가도 했다.
기사는 삭제됐지만 리셋은 되지 않는다. 각국 분석가들이 이미 캡처하고 번역했을 가능성이 크다.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에서 한국과 맞붙는 멕시코, 체코, 남아공 분석팀이 이 정보를 놓칠 리 없다.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도 외국인 지도자의 미디어 관리는 실패로 끝났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는 재임 중 스카이 스포츠 오스트리아 해설위원을 겸업해 ‘투잡’ 논란을 일으켰고, 경질 직후에는 오스트리아 일간지 ‘크로넨 차이퉁’에 기고문을 실어 2024 아시안컵 부진을 선수단 불화 탓으로 돌렸다. 클린스만 역시 같은 시기 오스트리아 세르부스TV에 헤어초크와 함께 출연해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 때문에 준결승에서 탈락했다”며 책임을 선수들에게 전가했다. 대표팀 내부 사정을 외부 매체를 통해 흘리는 패턴이 체제가 바뀌어도 되풀이되고 있다.
협회는 이번에도 같은 흐름을 밟았다. 아로수의 인터뷰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가이드라인 없이 방치하다, 논란이 확산한 뒤에야 사후 수습에 나섰다. 외국인 지도자의 대외 발언에 대한 사전 관리 체계는 클린스만 체제의 교훈에도 여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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