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쇼크에도 '555조 잭팟' 예고…삼성전자 개미들 웃는다 [테크로그]
삼성 영업익 57.2조 '폭발'…LG도 흑자 전환
전쟁발 물류비 급등·환율 1500원에도 버텼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올리면서 미국·이란 전쟁발 물류비 급등과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의 이중고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선 메모리 슈퍼사이클 본격화와 가전·전장 사업의 구조적 성장을 근거로 두 회사의 연간 최대 실적 달성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57조…사상 첫 매출 100조 돌파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8.06%, 영업이익은 755% 급증했다. 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물론이고 영업이익 역시 한 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호실적 배경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은 50조원을 초과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61~87%, 낸드는 49~79%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차세대 제품 HBM4는 동작 속도 11.7Gbps를 구현해 업계 선두권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HBM 매출이 2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 이상 늘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비메모리는 희비가 엇갈린 분위기다. 파운드리·시스템LSI는 적자를 이어갔으나 1조원 안팎으로 적자 폭이 제한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모바일경험(MX) 부문은 1분기 스마트폰 출하 약 5900만대에 비용 절감과 플래그십 판가 인상 효과가 더해져 2조~4조원대 영업이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흑자 전환' LG전자, 영업익 32.9% 껑충
LG전자는 같은 날 1분기 매출 23조7330억원, 영업이익 1조673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했고, 직전 분기 적자(-1090억원)에서 곧바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생활가전(HS) 사업은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고 온라인·가전 구독 비중을 확대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플랫폼·구독·온라인판매 등 고수익 사업 성장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전장(VS) 사업은 수주잔고 기반의 안정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적극적인 원가구조 개선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도 늘었고, 해외 고객사 비중이 높은 사업 특성상 고환율 기조도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TV 사업을 전개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은 3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으나 개선 흐름이 감지된다. 회사 측은 운영 효율화 기조를 이어가며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했고, 전 분기 대비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회사는 귀띔했다.
냉난방공조(ES) 사업은 중동 전쟁 등 시장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LG전자는 히트펌프 등 잠재력이 큰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액체냉각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사업 기회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전쟁發 유가 폭등·헬륨 공급 우려…1분기는 '방어 성공'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6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2.41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09.77달러를 기록했다. 전쟁이 본격화된 3월 한 달간 브렌트유는 63%, WTI는 51% 급등해 원유 선물시장 도입(1988년) 이후 월간 최대 상승폭을 갈아치웠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1990년·46%)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물류비 상승 압력도 커졌다.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지만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 공급 차질 우려도 제기됐다. 글로벌 헬륨 공급량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는 카타르의 생산 중단 가능성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 반도체·가전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일정 수준의 재고를 사전 확보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생산 공정에 직접적 차질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카드도 부담 요인이었으나 LG전자는 미국 관세 정책에 선제 대응해 미국·중남미 지역 생산 비중을 높인 전략이 이번 호실적에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 측은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이슈로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 원가 부담 요인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에도 유연하고 선제적인 대응 조치를 통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고환율은 여전히 가장 큰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이란 전쟁이 본격화된 3월 초 1500원을 처음 돌파했다. 수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달러 환율 5% 상승 시 법인세 차감 전 기준 당기손익이 4351억원 늘어나는 구조다. LG전자 전장 사업 역시 해외 고객사 비중이 높아 고환율 기조가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순 없는 실정.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생산 거점 구축에 2030년까지 370억달러(약 56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라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 기준 투자 부담이 커진다. LG전자도 미국 내 생산·물류 라인 확충을 진행 중이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2분기부터 스마트폰·가전 부문의 원가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하반기가 '진짜 승부처'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를 활용해 지난 한 달간 공개된 증권사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555조1540억원, 영업이익은 227조3674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전원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목표주가는 최저 23만원에서 최고 36만원에 달한다.
에픽AI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슈퍼사이클 진입에 따른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면서도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모바일·가전 부문 수익성 압박, 지정학적 불확실성, AI 수요 변동성 등의 리스크 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LG전자에 대해서도 올해 연간 매출 92조2038억원, 영업이익 3조483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 전망이 나왔다. 목표주가 최고치는 17만원이었다. 에픽AI는 "피지컬 AI 및 로봇 사업은 LG전자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과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의 출시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올해 사업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수급 불안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겹치며 하반기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양사가 1분기 신기록을 발판으로 삼아 하반기까지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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