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제주 지역언론 지원센터 출범 공약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활성화도 추진
“제주 언론 생태계 살릴 상설기구 만들 것”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7일 신문의 날을 맞아 지역언론 지원 공약을 내놨다.
핵심은 2027년 제주 지역언론 발전지원센터 설치다. 지역언론의 디지털 전환과 인력 양성, 조사·연구 지원, 종사자 권리보장을 한데 묶은 상설 지원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제주에 별도 시청자미디어센터가 없어 현재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권역으로 묶여 있는 현실까지 감안하면 지역 미디어 인프라를 제주 안에서 키워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린 공약이다.
위 예비후보는 이날 발표한 정책에서 지역언론 발전지원센터 설치, 콘텐츠 제작과 인력 양성 지원, 지역언론 디지털 전환 지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위 예비후보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풀뿌리 지역 언론의 역할은 여전히 소중하다”며 “조례에 근거를 둔 지역언론 발전지원센터를 2027년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약의 출발점은 제도는 있는데 실행 기반은 약하다는 판단이다. 제주에서는 2025년부터 지역언론 발전 지원 조례가 시행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조례에 담긴 지원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위 예비후보는 “10여 년의 논의를 거쳐 지난해부터 지역언론 발전 지원 조례가 시행되고 있지만 명시된 내용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지역언론 발전지원센터가 맡을 기능도 비교적 구체적이다. 위 예비후보는 “센터를 통해 언론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인력 양성과 교육, 조사·연구사업 지원, 지역언론 노동자 권리보장 정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언론 지원을 일회성 보조금이나 행사성 사업이 아니라 교육, 연구, 노동 환경 개선까지 포괄하는 상설 정책으로 끌고 가겠다는 뜻이다.
디지털 전환 지원도 공약의 한 축이다. 지역언론은 종이신문과 전통 광고시장 축소, 플랫폼 중심 뉴스 소비 확산, 영상·모바일 경쟁 심화라는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 지원은 뉴스 생산 방식과 유통 구조를 바꾸는 문제에 가깝다. 위 예비후보는 “이재명 정부 역시 지역언론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국정과제에 반영해 둔 상태”라며 디지털 인프라 전환 지원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활성화 공약도 눈에 띈다. 미디어리터러시는 미디어에서 생산 확산되는 메시지와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읽고 허위정보를 가려내며 정보가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힘을 뜻한다. 시청자미디어재단과 방송통신위원회도 매년 ‘미디어 역량 주간’을 열고 국제 컨퍼런스와 워크숍, 딥페이크 예방 교육 등을 진행하며 미디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 예비후보가 이 항목을 공약에 넣은 것은 지역언론 지원을 언론사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시민의 정보 판별 능력과 지역 공론장 회복의 문제로 넓혀 본 것으로 해석된다.

제주의 현실을 보면 이 과제는 더 절실하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운영하는 전국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부산, 광주, 강원, 대전, 인천, 서울, 울산, 경기, 충북, 세종, 경남, 대구 등 12곳에 설치돼 있지만 제주에는 독립 센터가 없다. 현재 제주 권역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가 맡고 있다. 문제는 미디어리터러시 교육과 시민 제작 지원이 일회성 특강으로 끝날 수 없는 생활형 인프라라는 점이다. 학교와 지역언론, 주민 공동체가 반복적으로 이용하고 접속할 수 있어야 교육과 제작 지원의 효과가 쌓인다. 전국에 센터가 분산 설치된 것도 미디어복지 차원의 접근성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가 다른 권역 센터에 묶여 있는 구조로는 섬 지역 특성상 상시 교육, 장비 활용, 현장 프로그램 운영을 촘촘하게 뒷받침하기 어렵다. 제주에 독립된 시청자미디어센터가 없다는 것은 단순한 행정 공백이 아니라 지역 미디어 역량과 교육 기회의 격차를 뜻한다. 이런 만큼 지역언론 발전지원센터 설치와 함께 제주시청자미디어센터 유치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봐야 한다. 지역언론 생태계를 살리고 도민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높이려면 두 축이 함께 가야 한다.
위 예비후보는 해외 사례도 언급했다. 위 예비후보는 “지역언론은 중앙의 시선이 아닌 도민의 시선으로 지역사회 여론을 조성하고 지방자치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하는 공공재”라며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의 지역민주주의 보도 서비스 등 해외 사례들을 선례로 삼아 언론단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제주 언론 생태계 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언론을 시장 논리만으로 두지 않고 민주주의 기반시설로 다루겠다는 메시지다.
이번 공약은 위 예비후보가 그동안 지역언론 제도 개선 문제에 관심을 보여 온 흐름과도 이어진다. 위 예비후보는 앞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대행수수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칭 지역언론재단 설치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공약은 그런 입법 구상을 도정 차원의 집행 체계로 확장한 성격이 있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지역언론 지원이 공공성 강화로 이어지려면 지원의 독립성과 공정성, 심사 기준의 투명성, 정치권과의 거리 두기가 함께 담보돼야 한다. 행정 지원이 늘어도 언론의 비판 기능이 약해지면 정책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 이번 공약의 성패는 센터를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운영 독립성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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