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남산에 돗자리 편 外人 관광객들…CJ ‘K-라이프스타일 생태계’ 통했다

송민규 songmg@ekn.kr 2026. 4. 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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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가격으로 장시간 체류 유도…총 방문객 1.5배·외국인 사전예매 2.2배↑

K-콘텐츠로 방한 유도, 뷰티 매장서 '록인'…타기업 흉내 못 낼 '그룹 시너지'

▲2026 남산 와인페어에서 외국인들이 와인을 마시고 있다. 사진=CJ푸드빌

지난 주말인 4일 오후 2시. 낮 12시부터 시작된 와인 축제 '2026 남산 와인페어'가 한창이던 서울 남산 N서울타워 광장은 맑은 날씨와 만개한 벚꽃을 즐기러 온 다양한 국적의 방문객들로 붐볐다. 손목에 확인용 띠지를 두르고 전용 시음 잔을 든 사람들 사이로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이날 행사장에 마련된 10여 개의 와인 시음 부스 앞은 각국의 방문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통로가 좁아 대기열이 금방 채워졌고, 한 팀이 시음을 마치면 곧이어 다음 팀이 자리를 채웠다. 현장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와인을 시음한 방문객들은 서로 향과 맛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한 참가 고객은 “다른 와인페어보다 외국인 참가객이 많아 이국적인 행사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6 남산 와인페어 참가자들과 남산타워 방문객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송민규 기자

◇ 체류 시간 늘린 '합리적 가격'…와인병 들고 곳곳에 자리잡은 외국인들

남산 와인페어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N서울타워의 대표 봄 축제다.

이날 행사장에서 눈에 띈 점은 방문객들이 현장에서 병 단위로 와인을 구매해 즐기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가 직접 구입한 스페인산 레드와인 '그랑 코로나스'의 판매가는 2만7700원이었다. 주류 스마트 오더 앱 최저가(2만5000원대)나 3만원 대 전후로 맞춰진 일반 소매점 가격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남산 정상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도 부담을 낮춘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방문객들의 현장 소비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구매한 와인은 티켓 패키지에 포함된 '칠링백'을 활용해 차갑게 보관하며 즐길 수 있었다. 광장 곳곳에 마련된 철제 스탠딩 좌석이 일찌감치 만석을 이루자,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와인을 마시며 오랜 시간 머무는 외국인 방문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함께 곁들일 수 있는 F&B(식음료) 라인업도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 푸드 교환권 2장으로 이용 가능한 유어네이키드치즈의 치즈 플래터는 행사 시작 약 2시간 만인 오후 2시 10분경 품절될 정도로 수요가 높았다. 이외에도 뚜레쥬르의 마누카 잠봉뵈르, BELT 샌드위치 등 다양한 베이커리류와 컵 과일, 샤퀴테리 플래터, 과일 크림치즈, 디저트 및 스낵류 등을 교환할 수 있었다. 광장에서 열린 라이브 음악 공연이 분위기를 더했다.
▲2026 남산 와인페어 시음 부스에서 참가자들이 시음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송민규 기자

◇ 행사장 밖까지 소비 유도…참관객 3배·외국인 비중 20% 육박

티켓 구성에는 행사장 밖으로까지 소비를 유도하는 연계 전략도 포함됐다. 와인페어 티켓 구매자에게 당일 사용 가능한 N서울타워 전망대 50% 할인권과 타워 내 F&B 브랜드 10% 할인권을 제공해 광장에 모인 인파가 타워 내부 시설을 경험하도록 동선을 짰다. 1회성 전망대 방문에 그치지 않고 공간 전체를 소비하도록 기획한 것이다.

온라인을 통한 사전 집객 타게팅도 효과를 거뒀다. 올해 와인페어 총 참가객 수는 전년 봄 행사 대비 약 3배로 증가했다. 올해 행사가 나흘간(전년도 이틀) 진행된 점을 고려해 일 평균 객수로 환산하더라도 약 150% 늘어난 수치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세가 매섭다. 사전 예약 기준으로 외국인 비중은 전년 대비 2.2배 증가했으며, 전체 입장객 중 외국인 비중도 20%에 육박했다. 입장권 현장 구매 고객 중 상당수가 외국인임을 감안하면 실제 외국인 방문객 규모는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 유통 넘어선 '문화 밸류체인' 구축…'Only CJ' 시너지 발휘

일각에서는 이번 와인페어의 흥행 저변에 타 대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CJ그룹만의 독보적인 'K-라이프스타일 밸류체인'이 작동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단순히 훌륭한 오프라인 공간을 조성해 놓고 관광객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집객을 넘어, 방한 관광객의 '여정 전체'를 그룹 생태계 안에서 순환시키는 구조다.

타 유통 대기업들이 이미 한국에 들어온 관광객을 두고 상권 경쟁을 벌일 때, CJ는 CJ ENM이 주도하는 K-콘텐츠와 KCON, MAMA 등 해외 현지에서 개최하는 대규모 문화 행사를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K-컬처의 씨앗을 심는다. 해외에서 CJ의 콘텐츠와 기획을 통해 한국에 대한 동경을 키운 팬덤은 결국 종주국인 '한국행 비행기 표'를 끊게 된다. 이렇게 K-컬처에 이끌려 방한한 관광객들은 대체 불가능한 필수 쇼핑 코스인 올리브영에서 K-뷰티와 관련해 지갑여는 식이다. 쇼핑을 마친 이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 N서울타워로 이어지고, CJ푸드빌이 기획한 트렌디한 K-미식과 축제를 즐기며 한국에서의 여정을 완성한다.

유통이나 공간 비즈니스 한 분야에 국한된 여타 대기업과 달리 '콘텐츠(미디어)가 부르고, 뷰티(유통)가 이끌며, 미식과 공간(F&B)이 체류를 유도하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의 인프라를 모두 갖췄기에 가능한 시너지다. 국경을 허물고 광장 돗자리 위에서 와인잔을 부딪치던 다국적 관광객들의 모습은,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CJ 유니버스'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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