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협회장기] “진짜 울면서 뛰었죠”…영화 ‘리바운드’ 실제 지도자들이 돌아본 그날의 기억

영광/홍성한 2026. 4. 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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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부산중앙고 A코치 김일모(왼쪽·현 금명중), 용산고 A코치 차동일(오른쪽·현 단대부중).

[점프볼=영광/홍성한 기자] “애들이 다 울고 그랬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경기를 계속했죠(웃음).”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을 타면서 또 하나의 실화 영화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농구를 소재로 한 영화 ‘리바운드’다.

2023년에 개봉한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농구대회에서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부산중앙고의 실화를 다룬 이야기다. 선수 6명으로 3전 전승을 거두며 예선을 통과했고, 끝내 결승 진출까지 성공하며 기적 같은 여정을 써 내려갔다.

4일부터 전남 영광군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제51회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 영광대회는 영화의 배경이 된 바로 그 협회장기다. 장소만 다르다. 당시 대회가 열린 곳은 원주였다.

그 기적 같은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지도자들도 여전히 현장에 남아 있다.

당시 부산중앙고 벤치를 지켰던 김일모 코치는 현재 금명중에서, 부산중앙고 결승전 상대였던 용산고 지도자 차동일 코치는 단대부중에서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다.

7일 만난 이들은 “그때 협회장기는 향수가 있다(웃음).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대회를 했고, 지금보다 농구 인기도 더 있었다. 미디어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는데도 농구 자체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지금 와보면 ‘많이 바뀌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이야기했다. 

 


김일모 코치는 이어 “그때는 워낙 인원이 적었다. 예선에서 (정)진욱이가 다쳤고 병원에 직접 데리고 갔던 기억이 있다. 애들이 다 울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경기를 계속했다. 결승전에서 만난 용산은 솔직히 넘사벽이었다”고 덧붙였다.

차동일 코치도 “우리가 워낙 좋았다(웃음). 허훈(당시 대회 MVP)부터 김국찬 등이 있었다. 상대 팀이었지만 부산중앙고가 결승까지 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일모 코치는 ‘리바운드’를 제자들과도 여러 차례 함께 봤다고. 그는 “그런데 감흥이 없다고 하더라(웃음). 우리 세대는 결핍이 있었다. 이런 걸 보면 헝그리 정신도 느끼고 ‘나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왜 저렇게밖에 못 했지?’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회를 주최·주관하는 중고농구연맹은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리바운드’ 당시 영상들을 공개하고 있다.

이들은 “그걸 우연히 보고 오랜만에 그때 경기를 봤다. 생각이 많이 났고 여러 장면이 그대로 떠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경험은 두 지도자의 커리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김일모 코치는 “나는 부산 출신도 아닌데 부산중앙고 A코치를 했던 경험 덕분에 지금 금명중에서 지도자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경험이 지도자를 계속할 수 있게 해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차동일 코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용산에서 그 경험을 했기 때문에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본다. 그때부터 하나씩 쌓이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중고농구 환경에 대한 의견으로 이어졌다.

김일모 코치는 “예전에는 선수 5명, 8명, 10명 정도로 운영되는 팀이 많아 적은 인원으로 대회를 치르며 고르게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지금 중학교는 한 팀에 15명에서 많게는 20명까지 선수단이 구성돼 많은 선수가 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어린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뛰고 경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도자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선수들의 출전 기회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차동일 코치 역시 경기 수 확대를 언급했다. 그는 “멀리서 이동해 한 경기만 치르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어떤 때는 4시간씩 이동해 경기를 하고 바로 가야 할 때도 있다”며 “대진을 넓히는 등 경기 수를 늘려 선수들이 뛸 기회를 더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사진_홍성한 기자, 중고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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