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中관광객 ‘짐 캐리’ 등에 예산 306억”…李 “맞다면 그거 삭감”
李 “팩트 체크해볼 것…그럴 일 없을 듯”
張 “현금 나눠주기 추경 물가에 악영향”
李 “좀 과한 표현, 국민들 고통 덜어야”

“관광 진흥을 위한 예산인 것 같은데, 설마 중국 사람만 지원할 리가 있겠습니까?” (이재명 대통령)
“대상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장 대표)
“(웃으며) 중국 사람으로 (한정돼) 있으면 그거 삭감하십시오. 그런데 내가 보기엔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은 7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난 건 지난해 9월 8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올 2월 오찬이 계획됐지만 장 대표의 당일 불참 통보로 취소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회담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정 대표, 장 대표에게 “두 분이 어색해도 손 안 잡고 그러는 거 아니죠? 연습 한번 해 보세요”라고 말했다.

부동산 6채를 보유했던 장 대표는 올 2월 “이 대통령이 (집을) 팔면 나도 팔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후 같은 달 27일 이 대통령이 29년째 보유해 온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자 장 대표도 가족과 함께 거주 중인 서울 구로구 아파트, 지역구인 충남 보령시 대천동 아파트 등 2채를 남기고 나머지 주택을 처분했다.
모두 발언에서 장 대표는 “26조 원이 넘는 추경안을 정부에서 내놓았다”며 “솔직히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어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누어주는 방식이라면, 오히려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잠깐의 기쁨으로 긴 고통을 사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른바 김어준 방송으로 일컬어졌던 TBS를 지원하는 49억 원, 중국인 관광객 짐 날라주는 사업 등에 들어가는 306억 원,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사업 250억 원, 농지 투기 전수조사 587억 원 이런 예산들은 이번 전쟁 추경의 목적에 전혀 맞지 않는 대표적인 사업들”이라며 “정작 기름값 때문에 생계를 위협받는 화물차, 택배 등에 대한 지원은 빠져 있고,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농수축산업 지원도 턱없이 금액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서는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꼭 필요한 국민 생존 7개 사업을 제안했다”며 “그것이 협치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환율 상승을 언급하며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미국과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도 했다. 장 대표는 “지난 정부 당시 환율이 1450원을 넘었을 때 우리 대통령께서는 국민 자산 7%가 날아갔다 이렇게 비판하셨다”며 “지금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 1530원대까지 오르내리고 있는데 같은 방식대로 계산한다면 국민 자산 13% 이상이 날아간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공급 확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시장을 왜곡하는 과도한 규제는 풀어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정부에서 강남 집값 내렸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강남을 제외하고 다른 지역은 집값이 다 올랐다”며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말처럼 대통령의 뜻이 어디 있든 현장의 국민은 갈수록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 장 대표는 “경제 챙기고 민생 살피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조작 기소 국정조사 같은 일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 사이에서는 공소 취소한다고 물가가 떨어지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는 “지금 외교 안보 노선이 맞는지도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대통령께서 국정운영의 기조를 바꾸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추진하신다면 야당도 얼마든지 협력하고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은 정말 중요하다는 점은 우리 장 대표님도 말씀으로 인정하시는 것 같다”며 “다만 그 내용들이 좀 부적합한 게 있다 이런 취지이신데, 지금 예산안은 정부의 의견이니까 심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토론하고, 그 과정을 통해 필요한 것들을 더 추가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들은 삭감 조정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류값 급상승으로 인한 국민의 어려움을 지원해 드리기 위해서 소위 전쟁 피해지원금을 저희가 준비했는데, 이런 건 현찰 나눠주기라고 하는 것은 좀 과한 표현”이라며 “우리가 볼 때는 지금 유류세 인상, 그로 인한 파생되는 물가 상승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로 인한 고통을 조금이라도 우리가 보전해 드려야 된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편성된 예산의 재원이 어디서 빚을 내거나 또는 다른 데서 억지로 만들거나 국민들에게 증세를 하거나 해서 만든 게 아니고, 저희가 나름 작년 하반기에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그를 통해서 경제가 일정 부분 회복이 되면서 예상보다 더 늘어난 세수를 활용한 것”이라며 “지금 저희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 대외적 위기에 따른 피해를 조금이라도 보전해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인 관광객 짐 예산과 관련해 장 대표의 언급을 가리키며 “아까 중국인 그거 뭔 말이냐”며 “제가 못 알아들었다”고 했다. ‘짐 캐리 예산’이라는 답변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이게 중국 사람만 지불하는 거냐”고 재차 물으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면, 중국 사람만 해 주게 돼 있나. 그건 아닐 것이다. 설마”라고 말했다.
이에 장 대표는 “지금 예산 편성을 보면 그렇게 돼 있다”고 했고, 정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정 대표는 중국인이 아니라 ‘중화권’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관광 진흥을 위한 예산인 것 같은데, 제가 내용을 모른다”며 “설마 중국 사람만 지원할 리가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추경에 담을 내용은 아니다”라고 했고, 정 대표 “짐 날라주면 더 많이 (물건을) 사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외국 관광객들의 국내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한 것인 걸 저도 몰랐는데 그런 게 있었다”라며 “중국인만 하는 건 아닌데, 중국인만 한다고 오해를 안 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대상이 한정돼 있다”고 했고, 이 대통령은 “중국 사람으로 돼 있으면 그거 삭감하시라”며 “그런데 내가 보기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것도 팩트에 관한 문제”라며 “우리 장 대표님은 중국인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팩트를 한번 체크해 보라”고 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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