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 “갈등 있었지만, 늘 해결책 찾았어요”

김은형 기자 2026. 4. 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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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연극 무대처럼 세련되고 아름다운 조명과 감정을 고양시키는 향기가 객석을 감싸는 조향 연출, 현대음악 거장 필립 글래스부터 팝 뮤지션 톰 요크까지 아우르는 협업 등으로 클래식 무대의 경계를 허물어온 프랑스 카티아(76)·마리엘(74) 라베크 자매가 18년 만에 듀오 리사이틀로 내한한다.

파리음악원에서 함께 공부하던 1970년 올리비에 메시앙의 피아노 듀오 곡 '아멘을 위한 환영'을 녹음한 이후 반세기 넘게 피아노 듀오의 세계를 개척해온 자매를 서면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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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28일 강릉 내한공연
프랑스 듀오 피아니스트 카티아(왼쪽)·마리엘 라베크 자매. 엘지아트센터 제공

현대 연극 무대처럼 세련되고 아름다운 조명과 감정을 고양시키는 향기가 객석을 감싸는 조향 연출, 현대음악 거장 필립 글래스부터 팝 뮤지션 톰 요크까지 아우르는 협업 등으로 클래식 무대의 경계를 허물어온 프랑스 카티아(76)·마리엘(74) 라베크 자매가 18년 만에 듀오 리사이틀로 내한한다. 오는 26일 서울 엘지아트센터, 2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필립 글래스의 장 콕토 3부작을 연주한다.

파리음악원에서 함께 공부하던 1970년 올리비에 메시앙의 피아노 듀오 곡 ‘아멘을 위한 환영’을 녹음한 이후 반세기 넘게 피아노 듀오의 세계를 개척해온 자매를 서면으로 만났다.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피아노 듀오는 거의 전례가 없었어요. 파리음악원에서 솔리스트로 1등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듀오로 활동하고 싶다고 하자, 음악원은 피아노 듀오를 정식 실내악 범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거절했습니다. 카티아가 직접 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해 설득했고, 결국 성공했죠!”(마리엘)

언니 카티아는 피아노 듀오의 매력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과 무대를 함께 나눈다는 점”이라고 꼽았다. 자매가 1981년 두대의 피아노 버전으로 발표한 조지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 음반은 50만장 넘게 팔렸고, 2016년 빈 필하모닉과 함께한 ‘쇤브룬 궁전 여름밤 콘서트’에는 10만명 이상 모였다.

라베크 자매의 공연 무대. 엘지아트센터 제공

이번 공연 레퍼토리는 프랑스의 전설적 작가이자 영화감독 장 콕토를 기리는 필립 글래스의 ‘장 콕토 3부작―오르페, 미녀와 야수, 앙팡 테리블’이다. 글래스는 본래 오페라로 작곡했으나 라베크 자매를 위해 직접 편곡해 헌정했다. 영화 ‘트루먼쇼’, ‘디 아워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등의 음악을 만들기도 했던 글래스의 영화적인 격정과 낭만이 가득 담긴 곡이다. 201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연에서 글래스를 처음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졌다”는 두 사람은 “오늘날 살아있는 위대한 작곡가 중 하나”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그의 음악을 두고 흔히 반복적이라고 하지만 표현력이 풍부하고 낭만적”이라며 “특히 그의 자서전 ‘음악 없는 말’에서 음악인으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그와 친구로 지낼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자매는 각자의 파트너와 함께 한 집에서 생활하고 연습하며 삶과 연주 활동을 함께해왔다. 같이 일하거나 같이 살지 않아도 가족 간에 크고 작은 갈등이 벌어질 수 있는데 어떻게 50여년을 굳건히 손잡고 올 수 있었을까?

“어떻게 이렇게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저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비결 같은 건 없어요. 기적과도 같다고 할 수 있죠! 핵심은 함께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매우 많지만 동시에 각자의 독립성을 지키고 있어요. 중요한 것은 삶에서도, 무대에서도 자유를 찾는 것이죠.”(마리엘)

“물론 갈등도 있어요. 당연한 일이죠. 때로는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그런 긴장감이야말로 진정 의미 있는 것을 이뤄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카티아)

노장의 혜안이 담긴 마리엘의 마지막 말이 두 사람의 흔들림 없는 우애와 음악적 결실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했다. “갈등은 있었지만 우리는 언제나 해결책을 찾아왔습니다. 건강 문제만 빼고는 인생에 풀리지 않는 것은 없더군요!”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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