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준 10만원 여행지원금, 91만원 소비효과로 돌아왔다
정부 투입 자금比 9배 이상 효과
참여 근로자·기업 90% “재참여”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금을 제공하는 정책 사업이 투입 자금 대비 9배 이상의 소비 진작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자금을 마중물 삼아 여행길에 오른 근로자들이 전국 곳곳에서 추가로 지갑을 열면서 지역 내수 활성화를 이끄는 모습이다.

7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한국관광공사의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성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해당 사업을 통해 여행을 떠난 근로자들은 평균 91만 4080원을 여행 과정에서 소비했다. 매칭을 통해 마련된 40만 원 외에도 현장에서 50만 원 이상을 추가 소비한 셈이다. 정부 지원금이 10만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원금 대비 소비 활성화 효과가 9.14배에 이른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근로자가 20만 원을 적립하면 정부와 소속 기업이 각각 10만 원을 지원해 총 40만 원을 국내 여행 경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참여 근로자는 사업 전용 홈페이지 ‘휴가샵’과 모바일 앱에서 지원금을 이용해 국내 여행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올해는 2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국가관광전략회의 후속으로 지역 여행을 활성화하는 데 방점을 둘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정책 효과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학계에서는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금이 정책 의도와 달리 저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지원금 대비 소비 유발 규모가 1대1을 넘기기도 어렵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지급된 지원금의 경우 투입 예산 대비 26~36% 수준의 소비 효과가 발생했다. 100만 원을 받아 26만~36만 원을 지출했다는 의미다.
관광 업계에서는 한국관광공사의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의 경우 휴가라는 특정 목적으로 지원금 사용처를 제한함으로써 지원금이 저축으로 흘러갈 여지가 아예 없었던 점, 이미 여행을 위해 소비를 각오한 경우가 많은 점 등이 지원금 대비 9배 이상의 소비 유발 효과가 발생한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아울러 참여 근로자의 57.3%는 ‘계획에 없었던 국내 여행’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이 신규 여행 수요 및 소비 수요를 창출했다는 의미다. 특히 지방 소도시 등 여행지에서 소비가 이뤄지는 만큼 지원금의 낙수 효과 범위도 넓다는 평가다.
참여 근로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응답자의 89.0%가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91.5%가 ‘다시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특히 사업 참여자의 연차 소진율은 88.2%로 일반 근로자의 연차 소진율(78.0%)보다 10.2%포인트 더 높았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참여가 ‘쉼표 있는 삶’으로 이어진 셈이다. 참여 기업들 역시 89.8%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재참여하겠다’는 응답도 89.5%에 이르렀다.
해당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비영리 민간단체 등이지만 일부 대기업들도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수단으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협력사 근로자의 분담금을 대납하는 ‘동반 성장’ 모델의 경우 도입 초기인 2020년 1650명에서 2025년 2만 698명으로 약 12.5배 급증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올해로 4년째 동반 성장 모델로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금까지 중소기업 근로자 8000명에게 휴가비를 지원하며 상생 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지원을 통해 물가 상승으로 위축된 관광 수요를 진작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국가적 과제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관광공사는 4~5월 황금 연휴를 맞아 내수 소비 열기를 더욱 지피기 위해 대규모 프로모션에 돌입한다. 전용 온라인몰 휴가샵을 통해 5월 말까지 숙박 예약 시 결제 금액에 따라 최대 5만 원의 기본 할인을 제공한다.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 등이 포함된 연휴 기간 투숙 시 최대 9만 원까지 추가 할인 혜택을 쏟아붓는다.
곽재연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지원팀장은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은 근로자의 휴가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를 살리는 가장 효율적인 정책”이라며 “올해 선착순 10만 명 모집이 빠르게 마감되고 있어 아직 신청하지 않은 기업과 근로자들은 서둘러 신청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8240개사에서 9만 7856명이 신청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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