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다큐 3일’, 여전한 낭만에 호평 쏟아져…“아프니까 청춘? 안 아프고 싶어요”

4년 만에 돌아온 KBS ‘다큐멘터리 3일’이 여전한 낭만과 위로를 전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6일 방송된 KBS 시사 교양 프로프램 ‘다큐멘터리 3일(다큐 3일)’은 서울 주요 대학가를 오가는 273번 버스의 72시간을 담아냈다.
방송은 카메라를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승객들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오랜만에 돌아온 프로그램에 대한 반가움 속에 제작진과 승객들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졌고, 내레이션은 가수 유열이 맡아 분위기를 더했다.
서울 내 10개 대학을 지나 ‘청춘 버스’로 불리는 273번 버스에는 다양한 사연이 담겼다. ‘밥약’을 하러 이동 중이라는 대학생부터, 쇼핑을 계획 중인 또 다른 승객의 이야기에 웃음을 보인 30대 대학원생, 그리고 ‘오징어게임’을 계기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독일인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했다.
한 남성의 사연이 웃음을 자아냈다.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준 뒤 귀가하던 이혁인 씨는 버스를 세 대나 놓친 끝에 273번 버스에 올라탔다. 이 씨는 방금 헤어진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며 버스에 탑승했다. 그는 “1년 반 정도 만났는데 매일매일 아쉽고 눈물 나고 서럽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제작진이 “여자친구가 보고 싶어서 우는 거냐”고 묻자, 그는 눈물을 닦으며 “이거 편집되냐”고 되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9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여자친구를 위해 주식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씨는 “D명품 가방이 있는데 작은 게 꽤 비싸더라. 그래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자신의 주식 계좌를 공개했다. 하지만 화면에는 손실을 의미하는 색깔인 파란색으로 가득차고 약 마이너스 500만원이 표시되어 있었다. 이씨는 “지금 계획이 좀 틀어졌다”고 말하며 눈물을 닦았다.
새내기 대학생의 ‘청춘 정의’도 눈길을 끌었다. AI 시대 속 진로 고민을 털어놓은 이채령 씨는 “학교까지 한 시간이 걸려 이동 중에도 자거나 공부를 반복한다”며 바쁜 일상을 전했다. 이어 “반수해서 고려대학교에 진학했다”며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살아보자는 생각에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컴퓨터공학과가 요즘 AI 발전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너무 놀기만 하면 나중에 백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또 ‘청춘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그냥 어영부영 살다 보면 끝나는 것 같다”며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뒤 내려야 한다며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버스 안에서 뜻밖의 ‘밥약(밥약속)’이 성사되며 훈훈함을 더했다. 신입생 박병재 씨는 OT에 참석하지 못해 선후배들과 친해질 기회를 놓쳤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생각했던 대학 생활은 친구들이랑 많이 놀고 여행도 다니고, 밤늦게까지 함께 있는 거였다”며 “선배들과 ‘밥약’을 하며 밥도 얻어먹는 걸 기대했는데 한 번도 못 해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때 인터뷰를 지켜보던 앞자리의 한 남성이 말을 건넸다. 4학년 임찬주 씨는 “홍대생이세요? 제가 4학년인데 밥 사드릴게요”라며 먼저 다가섰고, 두 사람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교환하며 약속을 잡았다. 임찬주 씨는 “새내기가 밥도 못 얻어먹었다고 해서 안쓰러운 마음에 말을 걸었다”고 이유를 밝히며 신입생에게 “메뉴 생각해 놓으세요”라고 덧붙이며 자리를 떠났다.
‘다큐멘터리 3일’의 귀환과 함께 가슴을 울리는 사연도 전해졌다. 273번 버스 기사 강두환 씨는 제작진에게 휴대폰 속 과거 방송 영상을 보여주며 “이분이 우리 아버지”라고 소개했다. 이어 “당시 아버지가 이 장면 하나 보라고 ‘꼭 보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해당 영상은 2012년 11월 4일 방송된 ‘그래도 청춘이다, 273버스 72시간’ 편으로, 강 씨의 부친이 짧게 등장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강 씨는 “아버지는 인터뷰는 하지 않으셨지만 화면에 잠깐 나오셨다. 차에 타고 계신 3초 정도의 장면인데, 제가 기억하고 있다”며 “지금은 아들인 제가 같은 노선을 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 기일이 매년 7월인데, 그때마다 방송을 다시 보면서 기억하려고 한다. 잊을까 봐 두렵다”고 털어놔 먹먹함을 자아냈다.
이어 제작진이 아버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언젠가 만나겠죠, 그때 만나서…”라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짧았지만 좋았고, 행복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촬영 마지막 날, 제작진은 273번 버스에서 선배와 ‘밥약’을 잡은 박병재씨를 마주쳤다. 그는 선배와 밥을 먹었다며 “어제 점심 먹었다. 밥 같이 먹었다. 너무 맛있어요. 이게 밥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맛있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이어 그는“아파야 청춘이라 하는데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대한 아프지 않게 부딪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청춘을 정의하는 모습을 담으며 72시간이 종료되었다.
4년 만에 돌아온 ‘다큐멘터리 3일’은 특유의 감성을 유지한 채, 스쳐 지나가는 일상과 우연의 순간이 지닌 의미를 다시 한번 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방송 이후 누리꾼들은 “나랑 비슷한 사람들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좋다. 모두가 수능 만점에 한강뷰 사는 건 아니니까”, “인간 냄새 가득했던 편이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11일 방송되는 ‘다큐멘터리 3일’은 진해 해군 군악대와 의장대를 조명하며 배우 박보검이 내레이션을 맡을 예정이다.
김감미 기자 gamm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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