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즐거워질 때

아레나옴므플러스 2026. 4. 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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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그러니 혼자 집에 남겨졌다고 외로워할 틈이 없다. 세상에는 혼자서도 즐길 거리가 넘쳐나니까. 솔로 라이프를 풍요롭게 해줄 취미 생활 가이드.

사우나, 가장 정적인 운동
난이도 ★☆☆☆☆     비용 ★☆☆☆☆     SNS 친화력 ★☆☆☆☆

'토토노우(ととのう)'라 불리는 순간이 있다. 뜨거운 온탕, 시원한 냉탕에 차례대로 몸을 담근 뒤 신선한 바깥 공기를 맞는 그 순간. 몸과 마음이 정돈될 때 느껴지는 기분을 뜻한다. 우리말에도 '시원하다' '개운하다'라는 표현이 있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웰니스가 인기를 모으며 한국에서도 토토노우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우나는 단순히 씻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우나를 취미로 삼으면 새로운 도시에 가서도 즐길 거리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된다. 동네 목욕탕은 동네 목욕탕대로, 호텔 사우나는 호텔 사우나대로 저마다의 공간이 주는 감흥이 있으니까. 사우나는 일상으로부터 격리된 공간에서 흠뻑 땀을 흘리는 시간이다.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붙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완전히 내려놓고, 자신의 호흡과 피부에만 집중하는 시간은 가장 정적인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냉온욕은 우리 몸의 혈액과 림프 순환을 촉진한다. 이때 신진대사도 활발해져 자연스레 지방 연소량도 늘어나 다이어트 효과도 챙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효과 있다고 알려진 사우나 방법은 '8냉 7온'. 말 그대로 냉탕에 8회, 온탕에 7회 들어가는 방법으로, 각각 1분씩 머무르되 시작과 끝을 냉탕에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차 다도, 마시는 명상
난이도 ★★☆☆☆     비용 ★★☆☆☆    SNS 친화력 ★★★★☆ 

다도는 수집의 영역이기도 하다. 저마다의 미감에 맞춰 공예 작가들이 완성한 다구를 모으는 건, 차를 마실 때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커피는 각성을 위해 마신다면, 차는 휴식을 위해 마신다. 사람들이 수많은 차 중에서도 말차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 정교함에 있다. 차를 내리기 위한 다구를 고르고, 물의 온도를 조절하며, 찻잎이 퍼져가는 모양을 관찰하는 것. 이 과정은 마음을 평온하게 이끄는 명상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말차를 내려 마시는 다도는 점점 더 인기를 모으는 중인데, 특히 지난해 말차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르며 일본에서는 말차 공급난을 겪고 있다. 여담이지만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일본 대표팀이 세리머니로 정한 것도 '오차타테', 말차를 차선으로 저어 거품을 내는 동작이었다. 말차를 내려 마시기 위해서는 몇 가지 도구가 필요하다. 말차를 담아 마시는 그릇 '다완', 다완의 물기를 닦을 때 쓰는 천 '다건', 말차를 조금씩 덜어낼 때 사용하는 '차시', 말차 거품을 낼 때 사용하는 '차선'. 다도는 수집의 영역이기도 하다. 저마다의 미감에 맞춰 공예 작가들이 완성한 다구를 모으는 건, 차를 마실 때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렇게 하나둘 모은 다구로 매번 조금씩 물의 온도를 세밀하게 조절하면 같은 말차로도 다양한 향을 음미할 수 있다. 다도는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다. 거실 한편에 정갈한 차판을 놓고 찻잎이 우러나는 것을 지켜보며 나누는 대화. 분명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실 때와는 다른 대화일 것이다. 

수중 조경, 어항 속의 우주
난이도 ★★★★★    비용 ★★★★★   SNS 친화력 ★★★★☆  

'아쿠아 스케이핑'이라고도 부르는 수중 조경은 돌, 나무, 수초 등을 사용해 수조 안에 자연경관을 재현하는 일이다. 단순히 어항에 물고기를 기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 수중 조경은 심미안과 생태학적 지식을 동원해야 하기에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움직이는 회화'로 불린다. 수중 조경의 가장 큰 매력은 창조주가 될 수 있다는 것. 수초의 성장 속도를 계산하여 전반적인 틀을 잡고, 이산화탄소와 비료의 양을 조절하여 어항 속 질서를 유지해나간다. 그렇게 완성된 수조 속 풍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물멍'은 정서적 휴식을 제공한다. 다만 진입장벽은 높은 편이다. 우선 수조, 조명, 여과기, 이산화탄소 발생기를 준비해야 조경을 시작할 수 있다. 철분 함량을 낮춰 일반 수조보다 훨씬 더 투명한 디아망 수조, 수초 광합성을 극대화하고 색감을 돋보이게 하는 고광량 LED 조명 등 고급 장비에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예산은 가파르게 올라간다. 그만큼 수중 조경에도 프로의 세계가 있다.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 수생식물 레이아웃 대회(The International Aquatic Plants Layout Contest, IAPLC)'는 매년 전 세계 랭킹을 발표하는데, 현재 공식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톱 랭커들이 빚은 수중 조경을 확인할 수 있다. 

분재, 시간을 가꾸는 시간
난이도 ★★★★☆   비용 ★★★★☆   SNS 친화력 ★★★☆☆

여기에는 넓은 땅이나 거송이 필요하지 않다. 혼자 사는 집에서도 100년 넘은 진백나무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는 점이 분재의 가장 큰 매력이다.

분재는 더 이상 교무실에서 선생님이 즐기는 고즈넉한 취미가 아니다. 오늘날 분재는 패션계와 디자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취미 중 하나로 주목받는다. 어떤 화분에 어떤 나무를 심느냐에 따라 분재가 품은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때문에 심미안을 가다듬으며 정서적인 시간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취미가 되어준다. 분재(盆栽)는 이름 그대로 그릇과 식물이 하나가 되어 완성하는 작품. 여기에는 넓은 땅이나 거송이 필요하지 않다. 혼자 사는 집에서도 100년 넘은 진백나무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는 점이 분재의 가장 큰 매력이다. 여담이지만 일본의 한 고교 야구 감독은 나무를 기르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식물을 작은 화분에 심으면 작게 자라지만, 큰 화분이나 땅에 옮겨 심으면 훨씬 더 크게 자라죠. 제자들을 작은 화분에 가둔 건 아닌지 반성했습니다."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 불리는 오타니 쇼헤이의 고교 시절 은사, 사사키 히로시 감독의 말이다. 분재는 시간과 자연을 다루는 취미다. 어느 방향으로 햇빛을 비춰주고, 어떤 방향으로 철사를 감아줘야 하며, 어떤 시점에 가지를 쳐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은 나무만큼이나 자기 자신을 살펴보는 시간이 된다.  

사워도우 베이킹, 실험실에서 만든 빵
난이도 ★★★☆☆   비용 ★★☆☆☆   SNS 친화력 ★★★★☆ 

모든 취미가 보람이나 결과물을 남길 필요는 없겠지만,
사워도우 베이킹은 매번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안겨준다.

사워도우를 만드는 과정은 요리라기보다 실험에 가깝다. 집 안의 온도와 습도에 따라 발효 시간을 조절하며 신선한 반죽을 만드는 일. 그 과정에서 미세하게 달라지는 맛과 식감은 매번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모든 취미가 보람이나 결과물을 남길 필요는 없겠지만, 사워도우 베이킹은 매번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안겨준다. 사워도우는 이름 그대로 '신맛이 나는 반죽'이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물과 밀가루 그리고 시간. 먼저 미지근한 물에 밀가루를 넣고 따뜻한 곳에서 숙성시키면 천연 효모가 보글보글 거품을 일으킨다. 이걸 스타터라고 부른다. 스타터에 다시 밀가루와 물을 넣고 숙성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발효종이 완성된다. 그렇게 얻은 발효종을 밀가루, 설탕, 소금 등과 함께 반죽하면 빵을 구울 준비가 끝난다. 사워도우는 건강한 빵이다. 반죽이 발효되면서 철분, 아연, 마그네슘 등의 영양소가 생겨나고, 글루텐 역시 일부 분해되기 때문에 소화가 잘된다. 사워도우 베이킹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해 '건강한 취미'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반죽할 때 느껴지는 쫀득함,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빵을 자를 때 나는 경쾌한 소리는 SNS에서 이목을 집중시키며 많은 이들을 사워도우의 세계로 입문시켰다. 참고로 지금 인스타그램에 '#sourdough'를 검색하면 873만 개의 게시물이 떠오른다.

볼더링, 몸으로 하는 체스
난이도 ★★★☆☆   비용 ★★★☆☆   SNS 친화력 ★★★★★ 

볼더링은 암벽등반 종목의 하나다. 가장 큰 특징은 줄을 매달지 않고 비교적 낮은 높이의 암벽을 오른다는 점. 때문에 파트너 없이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규칙은 단순하다. 제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문제를 푸는 것. 여기서 문제는 등반 경로를 뜻하는데, 단순히 위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정해진 색상의 손잡이만을 사용해야 하기에 머릿속에 동작을 미리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볼더링이 '몸으로 하는 체스'라고 불리는 이유다. 진입장벽은 낮은 편. 숙련도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클라이밍 신발과 초크백을 제외하면 별도로 준비할 도구도 없다. 볼더링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은 몰입도다. 평소 쓰지 않는 근육을 동원해 다음 암벽을 잡아내야 하기에 지루함도 잡념도 끼어들 틈이 없다. 처음에는 절대로 불가능해 보이던 난제를 기어이 해결했을 때의 쾌감은 여느 SNS에서 느끼는 도파민과 비교할 수 없다. 볼더링이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사진 찍기 좋다는 점.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동작도 화려해서 그만큼 사진과 영상으로 남길 거리도 늘어난다. 또한 암벽을 앞에 두고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며 문제를 풀어가는 분위기 덕분에 볼더링은 커뮤니티 스포츠로도 주목받고 있다.

CREDIT INFO
Editor 주현욱
Images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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