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계절근로자 1161명 투입…영세농은 여전히 ‘그림의 떡’
비용·숙소·배정 구조 장벽…“중대형 농가 쏠림”

영양군이 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1,161명을 도입하며 농번기 인력난 해소에 나섰다. 하지만 제도 활용이 일정 규모 이상 농가에 집중되면서 소규모 농가와 고령 농민들에게는 여전히 '남의 이야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양군에 따르면 2026년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총 468농가에 1,161명이 배정됐다.
이들은 3월부터 7월까지 4차례에 걸쳐 입국해 고추와 과수 등 주요 농작업에 투입된다. 1차 230명, 2차 328명 등 시기별 집중 배치를 통해 농번기 노동력 공백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영양군은 2017년 이후 도입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지난해 1,007명까지 늘린 바 있다.
문제는 제도의 수혜가 특정 농가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농가당 최대 6명까지 고용이 가능하지만, 재배면적 기준으로 배정 인원이 결정되면서 규모가 큰 농가에 유리한 구조가 형성돼 있다.
결국 인력 수요가 많은 중대형 농가로 근로자가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계절근로자 1인당 월 인건비는 약 214만 원 수준이며, 숙식비를 포함하면 농가 부담은 더 커진다. 숙소 제공과 식자재 지원, 보험 가입 등 의무사항도 영세농가에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청기면의 한 70대 농민은 "일손이 절실하지만 숙소 마련과 비용 부담 때문에 엄두를 못 낸다"며 "큰 농가가 아니면 사실상 이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입암면의 한 농가도 "신청은 해봤지만 배정이 쉽지 않고 관리 부담도 크다"며 "결국 가족이나 이웃 도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제도 운영 방식 역시 한계로 지적된다. 계절근로자는 계약된 농가에서만 근무할 수 있어 농가 간 인력 공유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농번기 시기별 노동력 편차를 고려하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군이 배포한 안내 자료에서도 "기본적인 인력 부족 해결은 농가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제도가 보조적 수단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계절근로자 제도가 일정 부분 인력난을 완화하는 성과는 내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규모 있는 농가 중심 정책'이라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고령화가 심화되는 농촌 현실에서, 소규모 농가까지 포괄할 수 있는 인력 지원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반쪽짜리 해법'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