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치 항공권 미리 챙겨두자"…대륙도 사재기 몸살 [차이나 워치]
이란 전쟁 여파, 중국 물가에도 서서히 영향
유가 급등, 물류 및 생산비로 '도미노' 확산
중동 공급망 의존도 높은 구조적 취약성 부각

7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한 스포츠 센터. 센터 입구엔 이달부터 모든 이용료를 10% 올리겠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센터 측은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장기화한 이란 전쟁 여파로 상승하고 있는 물류·생산비 급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빠르게 커진 中 에너지 비용 상승 압력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중국 물가에도 서서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면서 저물가를 면치 못하던 중국의 서비스·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서다.
국제유가 급등이 연쇄적으로 중국 내 물류·생산비를 끌어올리면서 산업 곳곳에서 가격 인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유류 가격 상승을 일부 억제하고 있지만 기업과 소비자들은 전방위적인 가격 상승 압력을 체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 유가는 종전 협상 기대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6일(현지 시각) 브렌트유는 배럴당 109.7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12.41달러로 각각 전 거래일보다 0.7%, 0.8% 올랐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에 직간적인 비용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중국 당국은 8일부터 휘발유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다. 올 들어 6회 연속 인상이다. 중국은 정부가 정제유의 가격 상한선을 정해 관리한다. 통상 10영업일마다 국제유가의 변동을 감안해 가격 상한선을 정한다.
국제유가 상승분을 전부 반영하지 않는데도 중국 내 에너지 비용 압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국 전역 주요 주유소엔 미리 기름을 채우려는 자동차들이 줄잇고 있다. 중국 국내선 항공료에 붙는 유류할증료는 6배 올랐다. 일각에선 1년치 항공권을 미리 사두는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지방 정유사들은 원유 가격 급등으로 정제 마진이 급격히 악화되자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공급 축소와 비용 상승을 동시에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류비도 증가하고 있다. 물류비 증가는 제조업 원가 상승과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과 마진 축소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콘 가격 잇따라 올라
생활 밀접 영역에선 가격 인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전력비와 임차료, 인건비 상승이 겹치면서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스포츠 센터와 시설 이용료 등이 인상되고 있다. 일부 물류 기업도 배송비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전자제품 업계는 글로벌 공급망 비용 상승과 운송비 증가를 이유로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중국 가전 제조 업체 스카이워스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의 소매 공급가격을 이달 들어 10% 인상했다. 구리,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가격이 오른 데 이어 이란 전쟁 영향으로 원자재와 화학 소재 가격을 급등한 탓이다.

메모리칩 가격도 가전제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통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TV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1위 TV 기업 TCL 관계자는 제일재경에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모두 가격이 상승했으며 대체로 2%~10% 수준"이라며 "저가 제품의 인상 폭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사용 비중이 높은 냉장고도 원가 상승의 압박을 크게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전략 비축유 활용과 가격 통제를 통해 급격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면서도 "그 부담이 기업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어 생산 축소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보인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중동 지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취약성도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특성상 글로벌 경기 둔화와 비용 상승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성장 둔화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논리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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