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농어촌 삶의 질 격차, 봉화는 어디에 서 있나 ③

박완훈 기자 2026. 4. 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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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봉화군이 경제와 안전이라는 '기초 체력'을 이미 갖춘 만큼 이제는 주민들이 지역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대개조'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한 전문가는 "이제 농촌 경쟁력은 도로와 건물 숫자가 아니라 주민이 얼마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봉화도 하드웨어 중심 행정에서 벗어나 사람과 삶을 중심에 둔 정책 전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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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는 충분하다, 이제는 사람과 삶에 투자할 때”…봉화, 민선 9기 ‘소프트웨어 대개조’ 시험대
진안은 공동체, 완주는 교통·청년, 장수는 빈집정비…상위권 지자체 해법 주목
봉화도 ‘작은 문화거점·청년 정착·치유관광·맞춤형 돌봄’ 결합해야
경제 성과를 문화적 행복으로 바꾸는 정책 전환 없인 지방소멸 대응도 한계
대구일보 전경

전문가들은 봉화군이 경제와 안전이라는 '기초 체력'을 이미 갖춘 만큼 이제는 주민들이 지역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대개조'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가 발표한 삶의 질 지수에서 상위권을 휩쓴 지자체들의 성공 방정식을 봉화군 실정에 맞게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평가는 봉화가 단순히 경제 지표를 끌어올리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이제는 경제적 성과를 주민의 문화적 행복과 정주 만족으로 치환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진안군식 해법… "건물보다 사람, 주민 행복 밀착형 커뮤니티 복원"

전국 문화·공동체 영역 1위를 차지한 전북 진안군의 사례는 봉화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안군은 대규모 문화예술회관 건립보다 주민들이 생활권 안에서 직접 참여하는 마을 축제와 공동체 활동에 집중하며 삶의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봉화군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 대형 인프라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읍·면 단위의 작은 도서관과 마을 카페, 주민 창작 공간 등 생활 밀착형 거점을 촘촘히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민들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고 소비하는 사회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 체감 행복도를 끌어올리는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발표한 '2025 농어촌 삶의 질 지수' 자료. 전북 완주군이 종합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전라도권이 상위권을 대거 차지했으며, 경상도권은 울릉·청송·하동 등 일부 지역만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표는 농어촌 군 상위 30% 지역의 종합지수와 경제·보건복지·문화공동체·환경안전·지역활력 등 영역별 순위를 보여준다. 출처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완주군식 해법… "막힌 길 뚫고 청년 잡고, 지역활력 살려야"

종합 1위 전북 완주군은 농촌의 구조적 약점으로 꼽히는 교통 불편을 마을택시와 수요응답형 버스로 풀어냈다. 여기에 청년 거주 공간과 창업 인큐베이팅을 결합한 정착 지원 정책으로 지역 활력을 되살렸다.

봉화 역시 교통 오지 이미지를 벗기 위한 지능형 교통체계 강화와 함께 수도권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관계인구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순한 현금성 지원을 넘어 청년층이 실제 머물고 싶은 주거·문화 결합형 정착 모델을 만들지 못하면 인구 3만 수성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 장수군식 해법… "빈집 정비와 치유농업 결합해 정주 만족 높여야"

환경·안전 영역 전국 1위인 전북 장수군은 빈집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귀농·귀촌인의 정주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청정 자연환경을 치유농업과 연계해 주민 소득과 삶의 질을 동시에 높였다.

봉화군도 높은 안전도 지표를 바탕으로 노후 주거지 정비와 청정 이미지, 치유 관광 산업을 결합한 전략을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안전한 동네를 넘어 '가장 쾌적하고 건강한 동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민선 9기의 핵심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보건·복지 해법… "찾아가는 복지와 디지털 돌봄, 더는 미룰 수 없다"

순위권 지자체들의 공통점은 의료 서비스의 공백을 방치하지 않고 찾아가는 복지와 디지털 헬스케어, 맞춤형 돌봄으로 메웠다는 점이다.

고령화율이 높은 봉화군 역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24시간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부족한 전문 의료 인프라를 보완할 인근 거점 도시와의 광역 의료 협력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필수 의료와 생활 돌봄의 공백을 줄이지 못하면 어떤 경제 성과도 주민 만족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 민선 9기 시험대… "경제 성과를 주민 행복으로 바꿔야 한다"

결국 봉화군의 숙제는 분명하다. 경제와 안전이라는 하드웨어 성과를 주민이 일상에서 느끼는 문화적 행복과 복지 만족, 지역활력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삶의 질 지수는 봉화가 더 이상 '일자리와 안전만 괜찮은 지역'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민선 9기가 주민의 삶을 바꾸는 방향으로 정책의 중심축을 옮기지 못한다면 지방소멸 대응 역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지역 한 전문가는 "이제 농촌 경쟁력은 도로와 건물 숫자가 아니라 주민이 얼마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봉화도 하드웨어 중심 행정에서 벗어나 사람과 삶을 중심에 둔 정책 전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완훈 기자 pwh0413@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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