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분노가 지배한 봄 배구, 갑자기 전쟁이 돼버린 챔프전


분노가 배구 코트를 지배했다. 1년 내내 땀흘린 결실을 마침내 눈앞에 둔 챔피언 결정전이 비디오 판독 논란으로 ‘감정전’이 돼버렸다.
지난 6일 현대캐피탈 홈구장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2025~2026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의 현장 분위기는 4일 2차전에서 불거진 비디오 판독 논란의 여파 그 자체였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분노를 기폭제로 잘 활용해서 오늘 목숨을 걸고라도 이길 수 있는 투지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레오는 3차전 공격 성공률 63.64%로 23득점을 올렸고 허수봉은 58.33%로 17득점, 신호진은 87.50%로 7득점을 기록했다. 5득점을 한 김진영은 공격 성공률 100%다. 세트 스코어 3-0으로 대한항공을 눌렀다.
현대캐피탈은 2차전을 이기고 시리즈 1승1패를 기록할 수 있었는데 석연찮은 판독으로 1승을 빼앗겼다는 인식으로 팽배했다. 선수들도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3차전이 끝난 후 만난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는 “(2차전 승리를) 도둑맞았다”며 ‘분노가 승리의 기폭제가 됐나’라는 질문에 “100% 그렇다”고 답했다. 허수봉은 “(2차전을 마친) 그날은 잠을 많이 못 잤다. 멘털이 많이 흔들렸다”고 했다.
이번 논란이 유쾌하지 않기는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3차전에서 필요에 의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때마다 관중의 큰 야유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컵대회 우승, 정규리그 1위를 거머쥐고 ‘트레블’에 도전 중이다. 가만 있어도 강력한 챔피언 후보인데 비디오 판독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대 팀 승리를 강탈한 듯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수단은 억울할 수 있다. 오히려 이 점이 4차전에서는 대한항공을 뭉치게 할 수 있다.
팬들 사이에서도 감정이 충돌한다. 3차전 3세트에서 대한항공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을 때, 홈 팬들은 야유하고 대한항공 원정 팬들은 크게 환호했다. 현대캐피탈 응원석에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는 현수막까지 걸렸다. 일제에 조국을 빼앗긴 슬픔을 노래한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모티브 삼은 문구다.
블랑 감독은 경기 뒤 “분노가 기폭제가 된 것 같다. 오늘 경기장을 찾아준 팬분들이 만들어준 훌륭한 분위기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3차전 승리로) 쉽게 사그라들 분노는 아닌 것 같다.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감정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훌륭한 경기를 했다”면서도 “지나간 일은 잊고 4차전에 집중할 것이다. 또 하나의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남자배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리버스 스윕’이 나온 적은 없다. 역대 20차례 챔피언 결정전에서 1, 2차전을 이긴 11개 팀이 모두 챔피언을 차지했다. 분노의 창을 가진 현대캐피탈이 0%의 확률을 뚫을 것인가, 분노에 대한 반작용으로 똘똘 뭉친 대한항공이 100%의 확률을 지킬 것인가. 챔프전이 전혀 예상치못했던 희한한 흐름으로 갈아탔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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