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재벌과 혼혈” ‘성난사람들2’만의 ‘정체성 줄다리기’[스경X현장]

김원희 기자 2026. 4. 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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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감독. 넷플릭스 제공

에미상 8관왕에 빛나는 ‘성난사람들’이 더 깊어진 이야기로 돌아온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사람들2’ 화상 기자간담회가 7일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성진 감독과 주연 배우 찰스 멜튼이 함께 했다.

오는 16일 공개되는 ‘성난 사람들’ 시즌2는 특권층이 모인 컨트리클럽에서 한 젊은 커플이 상사와 그의 아내 충격적인 다툼을 목격한 뒤, 두 커플과 클럽의 주인인 한국인 억만장자 간에 회유와 압박이 오가는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지는 이야기다.

지난 2023년 공개된 시즌1은 스티븐 연, 앨리 웡 등이 출연해 현대인의 분노와 결핍을 그려 미국 에미상 8관왕, 골든글로브 3관왕에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이성진 감독이 다시 한번 총괄 프로듀서이자 쇼러너, 크리에이터로서 나서, 더 짙어진 한국색 안에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풀어나간다.

넷플릭스 ‘성난사람들2’ 스틸컷

이 감독은 이날 “많이 설렌다. 시즌1보다 더 큰 노력을 들였다. 굉장히 야심 차게 준비했다”고 남다른 자신감을 전했다.

이어 “종종 좋아하는 뮤지션을 떠올리는데, 라디오헤드의 1집이 엄청나서, 사람들이 2집은 얼마나 대단한지 보자 했는데 더 좋았지 않았나. 시즌2라는 게 위험을 감수하는 부분도 있지만, 사람들이 기존 ‘성난사람들’에서 어떤 것을 사랑했는지 알고 그런 걸 더 보여주려 했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적 요소도 더 많이 들어간다. 지난 시즌에서 한국계 미국인의 얘기 다뤘다면 이번에는 한국에 뿌리가 있는 혼혈 이야기로, 정체성을 줄다리기하는 요소를 담고 싶었다”며 “또 한국의 재벌이라는 세계가 한쪽에서 당기고 있고, 또 자신이 발 담은 한쪽 세계, 그사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서구와 동양의 교역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찰스 멜튼. 넷플릭스 ‘성난사람들2’ 스틸컷

그러면서 “지난 시즌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이어받는, 형제 같은 이야기”라며 “시즌1에서 외롭고 고립된 채로 살아가던 두 사람이 마지막에 함께 하고 싶은 누군가를 찾았을 수도 있다고 느끼면서 끝났다면, 이번엔 그럼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이렇게 자본주가 날뛰고 사회적 체계가 중산층을 억압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그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주연으로 열연을 펼쳤던 데 이어 이번엔 한국계 혼혈 배우 찰스 멜튼이 컨트리클럽 말단 직원 오스틴 역으로 극을 이끈다.

찰스 멜튼은 “한국에서 촬영하게 됐고 한국적 요소를 얘기할 수 있어서 고향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어렸을 때 6년 정도 한국에서 살았다. 어머니도 미국인 이민자로, 제가 11살 때 시민권을 받았다. 이렇게 한국계 미국인, 또 저처럼 백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써준 게 감사하고 감동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더불어 이 감독에 대해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예술적인 아들”이라고 극찬하며, “정체성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에 빗대 거기서 드러나는 인간성을 얘기한다. 또 제게 한국계 뿌리와 맞닿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게 공간 마련해줘 빚을 진 기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송강호(왼쪽)과 윤여정. 넷플릭스 ‘성난사람들2’ 스틸컷

찰스 멜튼 외에도 오스카 아이작, 캐리 멀리건, 케일리 스페이니 등이 출연하는 가운데, 윤여정과 송강호가 각각 컨트리클럽 오너와 그의 두 번째 남편으로 호흡을 맞춰 기대를 높인다. 윤여정은 앞서 이 감독의 ‘미나리’로,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글로벌 배우로 발돋움한 바 있다.

이 감독은 “시즌1의 흥행 이후 제 삶에서 한국에 대한 부분이 더 커졌다. 한국을 많이 오갔고, 한국적인 걸 더 많이 담고자 했다. 기왕 그렇게 한 김에 사실상 지구상 최고 배우인 윤여정 선생님, 송강호 선생님을 섭외해보자 했다”고 웃었다.

더불어 “솔직히 처음에는 송강호 배우가 ‘내가 할 수 있는 역인지 모르겠다’고 정중히 거절했다”며 “그런데 윤여정이 송강호에게 전화해 ‘당신 송강호잖아, 한국 최고의 배운데 어떤 역이든 해낼 수 있다’고 설득했다. 너무 감사하다”고 섭외 비화를 전했다.

넷플릭스 ‘성난사람들2’ 스틸컷

찰스 멜튼 역시 “마주 앉아 연기하는데 그 두 사람의 연기를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경험이었다. 그들과 함께 연기한다는 소식에 할머니 할아버지 큰삼촌 이모 이모부 사촌들까지 모든 가족이 정말 기뻐했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네 커플을 각 계절에 빗대 사랑 뿐만 아니라 삶의 여러 단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자본주의와 계층 갈등 같은 우리 앞에 두드러진 주제를 빼놓고는 글을 쓸 수 없었다. 마땅히 탐구해야 할 주제를 시즌2가 모두 담아내는 우산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작은 한반도,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 해냈는지 생각하면 정말 큰 자부심이다. ‘성난사람들’이 그걸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 자랑스럽게 여겨주면 좋겠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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