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디스크, 단순 근육통과 어떻게 다를까?…"저림 증상이 구별 신호"

이진경 기자 2026. 4. 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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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덜미가 무겁고 뻐근한 증상이 나타나면, 으레 전날 무리한 탓이라 여기며 가벼운 근육통쯤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어깨부터 손끝까지 저린 방사통이 동반된다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정형외과 전문의 김태화 원장(드림찬정형외과)은 "많은 환자들이 증상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방치하다가 신경 손상이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라며 "목 디스크는 조기에 발견할수록 호전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말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 디스크의 원인부터 증상 및 예방법까지 정리했다.

고개를 숙이는 자세는 목에 얼마나 무리를 주나요?
먼저 우리 머리가 얼마나 무거운지부터 알아야 해요. 머리가 작은 분은 약 4kg, 큰 분은 7kg 정도 나갑니다. 평균적으로 4~6kg이라고 보시면 돼요. 평소 우리의 목뼈(경추)가 이 무게를 지탱하고, 그 사이의 디스크가 하중을 견뎌내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고개를 숙일수록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겁니다. 하이힐을 신으면 발끝에 체중이 집중되는 것처럼, 목이 앞으로 휘면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훨씬 커져요. 연구에 따르면 45도 기울였을 때 약 1.6~2배, 60도까지 숙이면 무려 5배까지 압력이 늘어납니다. 평소 5kg이던 무게가 25~26kg으로 느껴지는 셈이죠.

목 디스크란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뼈와 뼈 사이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있는데, 자동차 타이어처럼 완충 역할을 합니다. 이 디스크는 말랑한 젤 형태인데, 주변을 '섬유륜'이라는 막이 감싸고 있어요. 지속적인 압력이나 충격으로 인해 이 막이 터지면 안에 있던 디스크가 뒤로 밀려나와 신경을 압박하게 됩니다. 이렇게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디스크'라고 부르는 거예요. 정확한 의학 명칭은 '경추 추간판 탈출증'입니다.

스마트폰 외에 목 건강을 위협하는 습관에는 어떤 게 있나요?
크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어요. 첫째, 장시간 같은 자세 유지입니다. 모니터를 너무 낮게 보거나, 고개를 계속 숙이고 있는 자세는 모두 위험해요. 둘째, 운동 부족입니다. 목 주변 근육이 지지대 역할을 하는데, 근력이 빠지면 전체적으로 받치는 힘이 약해집니다. 셋째, 급가속·급감속 운전입니다. 목이 앞뒤로 채찍질하듯 흔들리면서 디스크에 무리를 줄 수 있어요. 넷째, 흡연입니다. 담배는 디스크로 가는 혈관을 좁혀서 디스크를 딱딱하게 만들어요. 자세가 나쁘지 않아도 디스크가 생기는 분이라면, 흡연 여부를 한번 점검해 보세요.

거북목·일자목·역C자목, 어떻게 다른가요?
엑스레이 검사를 해보면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목은 완만한 C자 커브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커브가 사라져 일직선으로 펴진 상태가 '일자목'이고, 여기서 고개가 어깨선보다 앞으로 쑥 빠져나온 상태가 '거북목'입니다. 이 상태가 더 악화해 커브가 아예 반대 방향으로 휜 것을 '역C자목'이라고 합니다. 일자목에서 거북목, 역C자목으로 진행할수록 목 디스크가 발생할 확률은 크게 높아집니다. 마치 분재 나무를 철사로 휘어놓으면 나중에 철사를 풀어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듯, 한번 구조가 변형된 목은 주변 인대와 근육까지 굳어버려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게 됩니다.

집에서 거북목을 자가진단할 수 있나요?
간단한 방법이 있어요. 벽에 등을 대고 서서 엉덩이와 어깨를 벽에 붙인 뒤, 뒤통수도 자연스럽게 닿는지 확인해 보세요. 자연스럽게 닿으면 정상입니다. 억지로 고개를 당기거나 젖혀야만 머리가 닿는다면 거북목일 가능성이 높으니 진료를 받아보시는 게 좋아요.

단순 근육통과 목 디스크는 어떻게 구별하나요?
목이 아프다면, 목 디스크일 가능성이 낮아요. 근육통이나 근막통증증후군일 수 있어요. 그런데 어깨나 손이 저리거나 먹먹하다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야 해요. 디스크는 신경을 눌러서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목보다 신경이 지나가는 팔이나 손에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리 디스크도 마찬가지예요. 허리가 아프면 허리 디스크가 아니라 요통일 가능성이 크고, 다리나 골반이 저릴 때 허리 디스크로 진단하는 거예요.

병원에 가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는 방법이 있나요?
'스퍼링 테스트'라고 해서 실제 병원에서도 쓰는 방법을 집에서도 해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오른쪽 어깨나 손이 저리다면, 오른쪽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인 뒤 오른손으로 머리를 지그시 눌러보세요. 이때 저림이나 통증이 더 심해진다면 디스크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엔 병원 방문을 권해드려요.

목 디스크는 조기에 발견해 관리할수록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목 디스크의 전조증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안타깝게도 없어요. 고혈압처럼 '침묵의 살인자'라고 볼 수 있어요.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까지는 특별한 전조 없이 정상 상태로 있는 거거든요. 단, 일자목이나 역C자목이 있어서 목이 뻐근하다면 나중에 디스크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으니, 미리 스트레칭과 목 관리를 꾸준히 해주시는 게 중요합니다.

목 디스크는 꼭 수술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약 70~80%의 환자는 수술 없이 치료됩니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주사치료 등으로 먼저 접근하고, 수술은 최후의 방법이에요. 목 디스크 수술은 허리 디스크와 달리, 튀어나온 부분만 제거하는 게 아니라 해당 마디 전체를 없애는 방식입니다. 디스크를 완전히 제거하고, 그 자리에 뼛조각을 채운 뒤 금속판과 나사로 고정하는 방법이에요. 관절 하나를 완전히 없애는 큰 수술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합니다.

그렇다면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요?
두 가지 상황에서는 수술을 고려해야 해요. 첫째, 척수증(마이엘로패시)이 의심될 때입니다. 작은 신경가지가 아니라 메인 척수 자체가 눌리는 경우로, 목 디스크인데 다리까지 저리거나 마비 증상이 오면 사지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요. 둘째, 신경이 나가는 좁은 통로(리세스)에 디스크가 끼었을 때입니다. 이 경우 통증이 매우 심하고 주사나 약물로 잘 낫지 않아 수술이 불가피할 수 있어요.

또 한 가지 팁을 드리면, 목 수술은 수술 후 출혈로 인한 기도 폐색 등 응급 상황이 드물게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가까운 동네 병원보다는 중환자실과 응급 체계가 잘 갖춰진 병원을 선택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경추 베개나 목 견인기는 실제로 목 디스크에 효과가 있나요?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공인된 기기는 없어요. 건강 보조식품처럼 '약간의 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맹신하지는 마세요. 베개는 수면 중 자세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이고, 목 견인기는 충분한 견인력을 내기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보조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게 적절해요. 좋은 베개를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바닥에 누웠을 때 목이 살짝 뜨는 높이만큼만 받쳐주는 것입니다. 어깨 높이와 거의 비슷하게, 머리 부분은 약 1cm 정도 더 높은 경추 베개가 이상적이에요.

직장인과 학생을 위한 목 건강 예방 습관이 있다면요?
직장인이라면 모니터 높이를 눈 정면보다 약 15도 위로 올려서 살짝 올려다보는 각도를 만들어주세요. 모니터 받침대가 도움이 됩니다. 스마트폰을 볼 때도 가능하면 눈높이로 들어 올리는 게 좋아요. 학생이라면 50분 공부 후 10분은 반드시 고개를 들고 천장을 바라보세요. 목 건강도 지키고, 공부한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시간도 돼서 성적에도 도움이 된다는 건 덤이에요.

간단히 따라 할 수 있는 목 스트레칭법이 있나요?
'맥켄지 신전법'이라는 방법인데, 이름만 어렵지 동작은 간단해요.

① 어깨를 최대한 뒤로 당긴다
② 턱을 살짝 안으로 당겨 '이중턱' 자세를 만든다
③ 고개를 천천히 뒤로 젖힌다

이 동작을 통증이 없는 범위 안에서 반복해 주시면 돼요. 단, 목을 비틀거나 뚝뚝 소리가 날 때까지 꺾는 건 오히려 관절을 망가뜨릴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천천히, 부드럽게'가 핵심입니다.

목 디스크 진단을 받고 걱정이 앞서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우연히 찍은 목 영상에서 디스크가 발견됐다고 너무 놀라지 않으셔도 됩니다. 디스크는 영상만으로 진단하는 게 아니에요. 신경학적 증상이 있을 때 비로소 치료가 필요한 거고, 증상이 없다면 지켜봐도 됩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디스크가 자연스럽게 노화해요. 흰머리가 생기고 주름이 느는 것처럼요.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때 전문의와 상의해서 단계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면 충분합니다. 너무 겁먹지 않으셔도 돼요.

이진경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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