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해피 엔딩’이었다…양효진이 양효진에게, “이만큼 했으니 다른 일도 잘 해낼 거야, 고생 많았어”[SS인터뷰]

정다워 2026. 4. 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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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못 했지만, 양효진(37)의 배구 드라마는 '해피 엔딩'이었다.

양효진은 지난달 28일 GS칼텍스와의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양효진의 마지막 무대가 패배로 끝났다는 생각에 김다인, 김희진 등 후배들은 오열했다.

양효진은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무조건 되라는 법이 있나. 이게 배구다"라며 덤덤하게 결말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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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이 지난 3월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제공 |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우승은 못 했지만, 양효진(37)의 배구 드라마는 ‘해피 엔딩’이었다.

양효진은 지난달 28일 GS칼텍스와의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아쉬움이 남는 퇴장이었다. 현대건설은 1차전에 이어 또다시 패배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양효진의 ‘라스트 댄스’도 그렇게 마무리됐다.

경기 후 현대건설은 눈물바다였다. 양효진의 마지막 무대가 패배로 끝났다는 생각에 김다인, 김희진 등 후배들은 오열했다. 양효진은 애써 눈물을 삼켰지만,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28일 GS칼테스전 패배 후 눈물을 흘리는 후배 김희진과. 제공 | 한국배구연맹


일주일이 지난 3일 스포츠서울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양효진의 뒤늦은 은퇴 소감을 들었다. 숙소에서 짐 정리를 하고 있다는 양효진은 “미련 없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패배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다들 우니 나도 눈물이 났다. 덤덤할 줄 알았는데 아쉬움도 크긴 하더라. 그래도 정말 감사한 마무리였다”라고 마지막 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여전히 실감이 안 난다”라며 웃은 뒤 “두 달 뒤에 복귀를 안 하면 그때야 실감이 날 것 같다. 몸 관리 강박증이 있었는데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가장 후련하다. 마음은 편하다”라는 소감을 말했다.

지난해 김연경처럼 우승하고 떠났다면 더 드라마틱했겠지만, 인생이 늘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다. 양효진은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무조건 되라는 법이 있나. 이게 배구다”라며 덤덤하게 결말을 받아들였다.

마지막 경기 후 인사하는 양효진. 제공 | 한국배구연맹


V리그에서는 양효진이 ‘올타임 넘버원’ 레전드다. 최다득점(8406득점), 최다 블로킹(1748회) 등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그 누구도 깨기 어려운 수치다. 앙효진은 “기록을 신경 쓴 적이 없다. 오늘 경기, 이번시즌 정도만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 정말 대단하긴 하더라”라면서 “그래도 누군가는 깨야 하지 않을까. 기록은 깨라고 있는 것”이라며 후배들의 분발을 기대했다.

이제 정말 자유의 몸이다. 앙효진은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에 배구를 시작했다. 26년 동안 한 번도 마음 편히 쉰 적이 없다. 수학여행도 못 갔고, 방학 땐 늘 합숙을 했다. 프로가 된 후에도 휴가 기간에 늘 몸 생각을 했다”라면서 “처음 얻는 자유다. 재미있게 보내고 싶다. 원래 배구 보러 경기장에 가지 않는데 2일엔 남자 경기를 보러 갔다. 관중으로 보니 재미있더라. 앞으로 경제, 요리, 커피 강의도 들을 생각이다. 사회인으로서 공부해야 할 게 많다”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2일 남자부 챔프전 1차전 현장을 찾은 양효진과 김수지, 김연경. 제공 | 한국배구연맹


배구 관련 일을 할 생각도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은 없다. 양효진은 “아직 정리가 안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 중이다. 우선순위부터 정해야 한다. 뭐든 해보고 싶다. 어릴 땐 조심스러웠는데 이제 은퇴도 했고, 나이가 있으니 일단 해보고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이라 과감하게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2의 인생이 시작된다. 새로운 출발 앞에 선 양효진은 “옛날부터 마무리를 잘하고 싶었다. 은퇴하는 시점의 상황이 은퇴 후 인생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이 정도면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만큼 했으니 다른 일도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고생 많았다”라는 말을 자신에게 남겼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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