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 막고 300% 보상…패션기업·플랫폼 ‘가품 차단’ 사활 [사기공화국의 민낯]

강승연 2026. 4. 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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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과의 전쟁’ 나선 패션업계
업계, 전수검사 확대·가품땐 최대 300% 보상
게릴라성 라이브커머스 통한 짝퉁 ‘사각지대’
“신종 가품채널 단속·지재권 보호 계속해야”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 도입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패션업계가 가품 문제 대응에 발벗고 나섰다. 수시 모니터링을 통해 가품 판매 상황을 확인하고, 가품 확인 시 구매금액의 최대 300%를 지급하는 보상책을 내놨다. 가품 이슈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병행수입 판매를 전면 중단한 곳까지 등장했다.

▶삼성물산 패션 SSF샵, 병행수입 중단…“짝퉁 원천차단”=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온라인몰 SSF샵은 최근 해외 브랜드 병행수입 및 직구 판매를 전면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브랜드 공식 수입원 및 제조사와의 직접 계약을 통해서만 정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기존에 SSF샵에서 가품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었지만, 원천적으로 가품 판매를 차단하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SSF샵은 고객 신뢰도가 높은 프리미엄 패션 플랫폼이기 때문에 입점사를 늘리는 것보다 가품 판매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가품 유통을 통한 패션 시장 교란 행위를 막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진 20여개 브랜드의 위조품 판매 현황을 세심히 모니터링하고, 법무법인 및 협력업체와 함께 지적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해 활발하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출의 30%가량을 해외 브랜드의 국내 독점 유통에서 올리고 있다.

LF,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등 삼성물산 패션부문처럼 자사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를 함께 유통하는 패션기업들은 가품에 더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꼼데가르송·메종키츠네·아미·르메르 등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크롬하츠·더로우·어그·알렉산더왕 등을 독점 수입하고 있다. LF는 막스마라·이자벨마랑, 코오롱FnC는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를 유통 중이다. 이들 업체는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가품 판매 상황을 확인하고, 가품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해외 브랜드 본사와 소통해 처리하고 있다. 온라인몰 입점사 가품 의혹이 확인되면 판매를 즉시 중단하고, 패널티 및 고객 보상 조치를 검토한다.

▶“가품 논란 재발 막자” 패션 플랫폼들도 엄정 대응=과거 가품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패션 커머스 플랫폼들도 해외 유명 브랜드의 가품 대응에 칼을 빼 들었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은 가품 의심 상품에 대해 전문 검수팀 확인을 거쳐 가품으로 입증되면 거래금액의 300%를 보상한다. 서울 송파구에 3000평 규모의 검수센터를 설립하고, 스마트 3D CT, 전자 현미경, UV 조명 등 최첨단 기기를 검수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가품 적발율은 0.0001%를 밑돈다.

크림 관계자는 “‘로로피아나×뉴발란스’ 한정판 운동화 검수 단계 중 가품을 확인하고 구매한 고객에게 선제적으로 연락을 취해 재검수를 자발적으로 진행, 내부 정책에 따라 보상을 진행한 적도 있다”며 “가품 유통을 차단하고 플랫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신사는 병행수입 제품을 취급하지 않고, 해외 부티크를 통해 직매입한 브랜드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직매입한 상품들은 루이비통·애플 등을 회원사로 둔 사단법인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를 통해 정품 검수를 받는다. 톰브라운·겐조·토리버치·코치 등 일부 브랜드는 아예 공식으로 입점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는 부티크 직매입을 통해 정품을 매입하고 가격 메리트도 높이고 있다”며 “정품 유통 플랫폼으로 신뢰를 쌓은 덕분에 백화점에 입점하던 브랜드들이 무신사에도 입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 패션 플랫폼인 W컨셉도 상품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 검수 프로세스’와 ‘가품 관리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병행수입 업체 입점 단계에서부터 서류 심사·샘플 검수 등 사전 검수를 진행하고, 입점 후에도 수시로 서류 검사·현장 방문을 통한 제품 검사 등을 운영한다.

가품 의심 사례가 발생할 경우엔 즉각 판대를 중단하고, 한국명품감정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한다. 가품으로 판명 시에는 구매금액의 200%까지 보상하는 등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품 유통 新채널 단속 필요…지재권 보호 노력 계속해야”=업계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게릴라성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커머스나 밴드, 카카오스토리 등 폐쇄적인 채널이 활개를 치며 가품 폐해가 과거보다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 정부를 중심으로 음지로 파고드는 가품에 대응할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커머스 플랫폼 등을 회원사로 둔 한국온라인쇼핑협회의 하명진 사무국장은 “한국지식재산보호원과 함께 브랜드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개 플랫폼의 경우 자발적인 가품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고, 상표권자의 요청이 있으면 판매 중단 등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프라인이나 온라인 쇼핑몰 단속이 강화되면서 SNS, 블로그 등으로 흘러들어가는 부분은 현실적으로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성수동이나 명동이나, 서울의 대형마트·쇼핑몰에도 가품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다”며 “갈수록 발전하는 가품 유통 채널에 대해 단속이 필요하다. 마트나 쇼핑몰도 유휴 점포를 내줄 때 가품 유통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K-패션·뷰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K-브랜드의 지식재산권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추호정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선제적으로 디자인권과 상표권을 지식재산화하는 동시에 이를 보호해야 한다”며 “정부도 기술특허나 디자인, 상표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연·김진·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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