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로는 한계”···현대차·KGM, 중고차·렌터카로 판 키운다
수출·플랫폼까지 확장하며 성장 동력 확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신차 중심이던 자동차 산업 수익 구조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판매 성장 둔화와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고차와 렌터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인증 중고차 사업에 본격 진출한 데 이어 최근 KGM도 인증 중고차 사업과 함께 중고차 플랫폼 인수를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사업 다각화 흐름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중고차 시장 규모가 약 200만대 이상으로 형성된 데다, 최근 차량 가격 상승과 맞물려 수요 기반이 확대되면서 관련 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중고차로 수익 구조 확장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차 판매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차량 가격 상승과 경기 변수, 수요 변동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판매량 중심 전략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중고차와 렌터카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며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인증 중고차 사업에 진출해 직접 차량을 매입·정비·판매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제조사가 품질을 보증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차량 생애주기 전반에서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KGM 역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 인수를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섰다. 플랫폼 확보를 통해 유통망과 데이터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판매 과정에서 기존 차량을 매입하는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중고차 업체 대비 경쟁 우위를 갖는다. 차량 이력과 정비 정보 등을 직접 관리할 수 있어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또한 신차 판매와 중고차 유통을 연계하는 순환 체계를 형성하는 기반이 된다. 신차 구매 시 기존 차량을 매입하고, 이를 다시 인증 중고차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각 브랜드는 고객을 자사 생태계 안으로 묶어두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존 차량을 따로 처분할 필요 없이 신차 구매와 동시에 매각이 이뤄지면서 거래 절차가 단순해진다. 그 결과 신차와 중고차가 연계된 순환 구조가 형성되며, 자연스럽게 신차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진다.
수요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신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초기 구매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은 중고차나 렌터카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가격뿐 아니라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강화되면서 인증 중고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제조사가 품질을 보증하는 차량에 대한 선호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가격 관리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인증 중고차 체계에서는 가격 산정 기준이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돼 일반 중고차 시장보다 잔존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높게 형성된 잔존가치는 차량을 처분할 때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신차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 현대차는 렌터카···KG는 수출시장으로 확장
현대차그룹과 KG그룹은 국내 중고차 시장 뿐 아니라 각각 렌터카와 중고차 수출 시장 확장까지 나설 방침이다.
최근 현대차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에 '자동차 대여 사업'을 추가하며 렌터카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부터 제휴 렌터카 업체와 구독형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으나, 앞으로는 직접 고객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렌터카 시장 역시 연간 약 100만대 규모로 신차 시장에 근접한 수준이다. 차량을 렌터카로 운영한 뒤 중고차로 재판매하는 구조를 통해 자산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신차 판매·구독·중고차 등 자동차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각 사업간 연계성을 강화해 시장 진입 부담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KG그룹은 케이카 인수를 통해 국내 중고차 시장 영향력 강화는 물론 수출 시장으로도 사업을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KGM은 이미 신차 시장에서 유럽,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신차 판매와 함께 중고차 사업을 연계하는 전략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KG그룹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전통적인 제조를 넘어 유통과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며 "제조, 유통, 플랫폼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모빌리티 구조를 통해 고객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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