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만 ‘50조’ 벌었다…엔비디아 제치고 세계 1위 넘본다 [새역사 쓰는 삼성전자]

김현일 2026. 4. 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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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역대 최대 실적
연간 영업익 ‘꿈의 300조’ 고지 눈앞
분기영업익 글로벌 빅테크 ‘톱5’ 입성
메모리쇼티지 지속…D램·낸드 초호황
모바일·가전 선전에도 2분기 ‘가시밭길’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7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1분기(79조1405억원) 대비 68.06%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조6853억원에서 755.01% 급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가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한 핵심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임세준 기자

삼성전자가 1분기부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며 ‘연 매출 600조원, 영업이익 300조원’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순항을 시작했다. 업계는 올해 모바일·가전·TV 등 완제품(세트) 사업의 실적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슈퍼 사이클(초호황)’에 올라탄 반도체 사업의 성적표가 삼성전자의 올 한 해 장사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은 분기를 거듭할수록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전체 영업이익이 300조원대에 진입하는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연간 영업이익 320조원 예고…세계 2위 수준=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 333조6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1년 만인 올해 600억원대로 직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657조원, 한국투자증권은 624조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200조원을 넘어 300조원대 진입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327조원, 메리츠증권은 322조원, 한국투자증권은 302조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년 기록한 영업이익 43조6000억원보다 무려 600% 불어난 규모다. 영업이익이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올해 4분기에는 100조원대의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 세계 1위 회사는 미국 엔비디아(357조원)로 예상된다. 사상 첫 300조원 돌파가 유력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뒤를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294조원)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245조원), 구글(241조원) 등 빅테크 기업들을 앞지르는 성적표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잠정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은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기업들 중 세계 4위권으로 평가된다. 앞서 애플이 지난 1월 발표한 2026 회계연도 1분기(2025년 10~12월) 영업이익은 509억달러(76조6300억원)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아람코(2025년 10~12월·62조1800억원), 마이크로소프트(2025년 10~12월·57조6800억원)가 이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엔비디아를 넘어 전 세계 영업이익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올해 엔비디아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삼성전자(KB증권 기준)보다 30조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내년에 올해보다 49% 증가한 488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는데, 엔비디아가 36% 이하의 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경우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를 앞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도체가 다 했다”…D램·낸드 할 것 없이 초호황=삼성전자의 유례 없는 실적 초호황의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서 D램과 낸드 전반에 걸쳐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 물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범용 D램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생산능력(capa)에서 가장 앞서 있는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경쟁적으로 증설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업계는 주요 생산시설이 가동을 시작하는 2027년 말 또는 2028년 초까지는 ‘메모리 쇼티지(공급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이 1분기 대비 58~63%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 역시 70~7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올해 2~4분기 계단식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낸드 영업이익이 올 1분기에는 10조원대에 진입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오픈AI의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의 추론 속도를 올리기 위해 방대한 양의 대화 내용을 대용량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에 저장하면서 낸드 수요는 급증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2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엔비디아에 양산 출하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판매 실적도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약세에 모바일·가전 선전…2분기부터 가시밭길=지난해 1분기 반도체 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을 견인했던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갤럭시 S26’ 시리즈 사전 판매 신기록을 세우며 깜짝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원화 약세에 더해 원가절감 노력 등에 힘입어 시장 우려를 딛고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TV·가전 사업을 맡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생활가전(DA) 사업부는 작년 4분기 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1분기 소폭 흑자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원화 약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 적자는 면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2분기부터 완제품(세트)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실적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에도 극심한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생활가전은 특히 원자재 가격 인상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경쟁 심화까지 겹치면서 다시 적자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극심한 원가 압박에 직면한 DX부문은 최악의 경우 창사 이래 첫 적자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김현일·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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