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목지’ 이종원 “공포영화로 공포 극복했어요”[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6. 4. 7. 11: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감독의 영화 ‘살목지’에 기태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종원. 사진 ㈜쇼박스

영화 ‘살목지’의 이상민 감독은 극 중 기태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종원에 대해 “기태가 나오면 안심이 된다고 느끼게 하는, 쉬어갈 수 있는 부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스포일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종원이 출연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은 무서움이 올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잠시 해방될 수 있다.

자신의 이름이 스크린에 크게 박히는 장편 상업영화 첫 도전에서, 이종원은 많은 모습을 보여준다. 공포의 상황에 처한 인물이 보여주는 다급함을 비롯해 전 여자친구로 설정된 수인(김혜윤)에 대한 아련함과 약간의 미련 그리고 살목지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느껴지는 놀라움까지 많은 이미지를 선보인다. 이는 마치 이종원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팔색조’의 모습과 같다.

“첫 영화인데 감사하게도 한국영화 예매율 1위라는 소식을 접해 감개무량합니다. 제가 대본을 봤고, 찍기도 했고 영화로도 두 번을 봤는데 여전히 무서울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대본도 아는 사람이, 촬영도 한 사람이 무서울 정도면 관객분들도 당연히 보시기 신선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상민 감독의 영화 ‘살목지’에 기태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종원. 사진 ㈜쇼박스

극 중 지도 애플리케이션 로드뷰 촬영 업체의 PD인 수인과 인연이 있는 기태는, 이종원의 말에 따르면 전 연인으로 사연이 있었다. 하지만 쉼 없이 공포가 다가오는 영화의 플롯 특성상 사연이 길면 늘어질 우려가 있어 대거 잘렸다. 어쨌든 모든 것은 뉘앙스로, 이종원은 아끼는 사람을 지키고 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마치 관객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행보를 보인다.

“제가 겁이 좀 있는 편이었지만, 직관적으로 대본이 재미있었어요. 읽은 날 바로 그런 확신이 들었습니다. 글로만 읽어도 장면이 상상되고, 머리에 그려지는데 연기로 이어가고 영상물로 작업이 되면 훨씬 소름이 돋겠다는 생각이었죠. 겁이 났지만, 욕심이 더 났습니다. 그리고 공포영화로 공포심이 덜 느껴진 부분도 있어요.”

계속 영화 속 “수인아”를 되뇌는 기태의 연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연스러움이었다. 이종원이 촬영현장에서 이상민 감독에게 가장 많이 한 말 역시 “자연스러운가요?”였다. 공포영화 장르였지만 그 안에서 로맨스를 보여주고 싶었고, 인간미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실제 모든 사람이 그 공간에 들어간다면 어떨까, 생각하게 하는 생활연기를 보이고 싶었다.

이상민 감독의 영화 ‘살목지’에 기태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종원 출연장면. 사진 ㈜쇼박스

“특별히 영화가 스크린X(관객 앞 3면이 스크린이 되는 상영형식) 포맷으로 제작돼 더욱 무서웠습니다. 여러장면이 있지만, 물속에서 무서움을 느끼는 여러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극적으로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제가 활약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무서운 것을 싫어하셔서 초대해드릴지 고민이지만(웃음), 아들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2017년 모델로 데뷔한 그는 2018년 웹드라마 ‘고,백 다이어리’를 통해 연기를 시작했다. 2021년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2’에서 김건 역으로 주목을 받은 다음, 2022년 MBC ‘금수저’에서 황태용 역할로 대중의 눈도장을 받았다. ‘밤에 피는 꽃’ ‘취하는 로맨스’ 등 주로 로맨스 작품의 남자로 자리매김했지만, 그의 비전은 훨씬 넓다.

이상민 감독의 영화 ‘살목지’에 기태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종원 출연장면. 사진 ㈜쇼박스

“예전부터 박정민 선배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생활연기의 대가라고 생각하는 선배님입니다. 영화를 보면 늘 피부에 와닿는 극도의 평범한 연기를 하시는데요. 그러한 모습이 되고 싶어요. 로맨스의 눈빛도 자신 있지만 더 많은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5초 분량이 나오더라도, 캐릭터가 재미있다면 발을 담그고 싶어요. 배역의 크기보다는 흥미를 느끼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요즘 행보가 의미심장하다. ‘살목지’로 영화연기에 데뷔한 데 이어, 지난 2월 한 대중문화 관련 시상식의 MC로 신예은, 명재현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다음 달 방송되는 tvN 예능 ‘킬잇:스타일 크리에이터 대전쟁’에서는 멘토로 출연한다. 한꺼번에 영화, MC, 예능 출연 등 다방면의 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이상민 감독의 영화 ‘살목지’에 기태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종원. 사진 ㈜쇼박스

“새로운 도전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아니면 못 하겠다는 생각이면 하고 보는 것 같아요. 재미있으면 하겠다고 하고 그러고 나서 걱정을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직진을 하지 않으면 도전을 할 수 없거든요. 음악 시상식 MC도 하고 싶었고, 패션 예능 서바이벌 역시 옷을 진심으로 공부하는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하나씩 저를 더 보여드리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살목지’의 여러 부가 콘텐츠를 보면 조그만 무서운 상황에도 크게 놀라는 이종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가진 것과 그가 하고 싶은 것, 그가 꿈꾸는 것은 엄연히 다른 법이다. 공포를 공포로 치유하고, 부담을 부담으로 치유한다. 그렇게 한발 더 나아간다. 2026년은 배우 이종원이 아닌 더 넓은 이종원을 볼 수 있는 원년이 될 모양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