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환율 쇼크에 흔들리는 서학개미… ‘M7’ 버리고 ‘레버리지’로 승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미국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의 투자 지형이 변하고 있다. 미국 주식을 팔고 국내 증시로 돌아오는 유턴 행보가 나타나는가 하면, 미국 시장에 남아 있는 투자자들은 애플이나 메타 등 대형 기술주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있다. 대신 방향성에 베팅하는 고배율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서 꽤 먹었으니, 한국으로 돌아가자’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미국 주식을 4억6359만달러(약 70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1월만 해도 서학 개미들은 50억298만달러를 순매수했고, 2월(39억4905만달러)과 3월(16억9150만달러)에는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사자 분위기는 이어졌다. 그런데 이달 들어서는 팔자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 주식 보관 금액도 1월(1680억달러) 이후 2월(1639억달러), 3월(1541억달러) 감소 추세다.
이는 유가 상승 등 거시 환경 악화로 인한 미국 증시의 약세 등에서 주로 비롯됐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고, 이로 인해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떨어졌다. 여기에 서학 개미들이 선호하는 기술주들은 인공지능(AI) 발달에 따른 소프트웨어 대체 우려와 구글의 AI 최적화 기술인 ‘터보퀀트’ 쇼크 등의 악재 등으로 인해 미국 주식에 대한 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호재가 많다. 주주환원 등 정부의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시장에 안착하고 있고, 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국내시장복귀계좌(RIA)’ 효과도 더해지는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23개 증권사에서 RIA 계좌는 9만1923좌가 개설됐고, 누적 잔고는 4826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관 금액의 0.15% 수준이지만, 증권가에선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여기에 원화 환율이 1500원을 훌쩍 넘어서다 보니 환차익을 노린 서학 개미의 매도 움직임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속에 미국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인 반면, 한국은 지난달 초 급락 이후 5000선 초반에서 지지력을 확보하고 반등에 나서며 상대적 매력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학 개미, M7 대신 레버리지 ETF로 갈아타
이런 가운데 전쟁을 기점으로 남은 서학 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 패턴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대세였던 엔비디아·테슬라 등 대형 빅테크 기업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던 것에서 조금씩 벗어나 ETF, 특히 레버리지 등 고위험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개인의 해외 주식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내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의 비율은 2월 23%에서 지난달 3%로 급감했다. 또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개별 기업이었는데, 이달 들어서는 개별 기업이 3개로 줄었다. 3개 기업 중 M7 종목은 하나도 없고, 스포츠 의류 기업 나이키와 가상 화폐 관련 기업 아이리스 에너지(아이렌)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대신 특정 지수나 수익률을 2~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3개 포함됐다.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서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나스닥 1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로 4634만달러를 사들였고,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SOXL’(4325만달러), 나스닥 100을 2배로 추종하는 ‘QLD’(2528만달러) 등도 10위권에 올랐다. 개별 기업 실적보다 변동성 자체에 더 무게를 싣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 종목 가운데 올해 들어 2월까지 순매수 1위였던 알파벳(11억4623억 달러)은 지난달 2억3000만 달러 순매도세로 돌아섰고, 테슬라의 순매수액도 같은 기간 6억825만 달러에서 5222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ETF 등 위험자산 중심의 공격적 투자 성향이 강화됐고, 빅테크 선호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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