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본서 '5·18 민주화운동' 다룬 '세계 교과서' 나온다
일본 교사가 작업해 '세계의 교과서 시리즈'로 발간
해외서는 첫 사례...오월정신 세계화 의미 담아

오는 5월 일본 전역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세계교과서 형식의 책자가 발간, 시판된다.
이 책은 '光州5・18民主化運動を学ぶ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배우다)란 제목으로 고교생 대상이며, '세계의 교과서 시리즈'의 두번째 책자로 제작됐다.
최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에서 5.18를 다룬 책자가 제작, 시판되기는 일본이 처음으로, 5.18의 세계화에 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7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일본에서 제작, 판매될 이 책자는 지난 2021년 광주시교육청과 5·18기념재단이 공동으로 발간한 '5·18 민주화운동 인정 교과서 개정판'을 번역한 것이다. 빠르면 내달 정식 출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판 5.18 책자는 '한국에서의 역사교육 실천'이란 부제가 붙어 있으며, '이 시리즈는 세계 각국의 역사와 사회를 배우기 위한 교재'라는 설명문이 게재돼 있다.
책자 표지에는 시민들의 저항과 연대, 군에 의한 탄압 기록 등의 사진 설명이 붙은 5.18 당시 현장 사진이 있으며 '역사를 배우는 것은 현재를 생각하는 것'이라는 의미의 글도 첨부돼 있다.
이번 책자는 일본 도쿄의 한 고등학교 윤리 교사가 광주를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 2024년 5·18기록관에서 교육청이 제작한 5.18 인정교과서를 접한 뒤, 5·18이 광주에 국한되지 않고 이후 한국 민주화 과정에 영향을 미친 점 등에 주목해 일본 사회에도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지난해 출간을 목표로 했으나 일본과 국내 출판사 간 협의, 사진 저작권 문제 등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이후 약 1년간의 번역과 감수 작업을 거쳐 최근 출간 단계에 이르렀다. 현재 번역과 검수는 모두 마무리된 상태다.
번역 과정에서는 의미 왜곡을 막기 위한 검수도 병행됐다. 한글판 인정 교과서를 집필한 장용준 전 역사교사는 "일본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표현이 다르게 전달될 수 있어 국내 감수를 요청했다"며 "민주화 운동의 맥락이 정확히 전달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 교육계에서는 이번 일본 출간을 5·18 의미 확장의 계기로 보고 있다.
김보름 빛고을역사교사모임 회장은 "여전히 국내에서는 5·18을 왜곡하거나 폄훼하는 시선이 존재한다"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5·18을 지켜낼 힘도 커진다"고 했다. 이어 "해외 시각에서 5·18을 바라보는 과정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5·18 교육이 한국에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그 정신을 어떻게 계승하고 있는지를 해외에 알리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과거사를 기억하고 계승하는 방식이 세계적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