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노출? 수습불가 상황" 황대헌 입장문, '린샤오쥔 무죄' 판결문과 다르다

강필주 2026. 4. 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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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강필주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27, 강원도청)이 과거 린샤오쥔(30, 한국명 임효준)과의 선수촌 성희롱 논란과 관련해 내놓은 입장문이 과거 법원 판결문과 다른 지점이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대헌은 6일 소속사를 통해 "그동안 여러 논란에 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고 싶다"고 밝혔다.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선수촌 성희롱 사건은 지난 2019년 6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발생했다. 당시 린샤오쥔이 훈련 중 장난삼아 동료 황대헌의 바지를 강제로 내리는 행위를 했으나 해당 행위가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결국 이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조사에 착수했고, 징계 수위 및 사실관계를 두고 황대헌과 린샤오쥔의 법적 대응으로 논란이 지속됐다. 1심에서는 린샤오쥔의 강제 추행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2심과 대법원에서는 린샤오쥔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황대헌의 이번 입장문은 분량은 물론 내용 면에서도 상당한 구체적이었다. 무엇보다 곳곳에서 지난 2021년 확정된 법원 판결문과 충돌하는 지점이 나타났다. 

황대헌은 노출 정도에 관해 "바지는 엉덩이 골만 보이게 살짝 벗겨진 게 아니라 제 엉덩이가 다 보일 정도로 많이 벗겨졌다. 바지가 조금만 벗겨졌으면 저는 내려오지 않고 한 손으로 빠르게 바지를 올릴 수 있었을 텐데 수습 불가인 상황이었기에 저는 급히 손을 놓고 바닥에 뛰어 내려와 바지와 속옷을 올려 입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판결문은 목격자 진술을 종합해 "엉덩이 골만 잠시 드러났다", "1/3 정도"라는 표현을 근거로 경미한 노출로 판단했다. 황대헌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또 황대헌은 "스케이트장에서 평소 저와 장난을 자주 치던 여자선수가 제 엉덩이를 주먹으로 세게 때리는 장난을 하였고, 저는 아프다고 그만하라고 하며 한 번만 더 때리면 똑같이 때린다고 이야기하였음에도 장난이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판결문은 황대헌을 장난의 시발점으로 봤다. 이는 사실상 법원이 당시의 분위기가 장난이었다고 판단한 이유 중 하나다. 린샤오쥔의 무죄가 성립된 단초였던 셈이다. 하지만 황대헌은 오히려 자신이 먼저 당한 피해자였다는 점을 추가했다. 

황대헌은 또 임효준이 직접 집으로 찾아가 사과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임효준 선수가 저희 집에 직접 찾아온 적은 없었고, 저도 당시 집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새롭게 등장한 내용도 있다. 황대헌이 2019년 7월 4일 1차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전 린샤오쥔과 만남에서 확인서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이다. 알려진 판결문에는 등장하지 않은 부분이다. 

황대헌은 "임효준 선수, 임효준 선수 소속 고양시청 감독님, 대표팀 감독님, 저 그리고 저희 부모님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임효준 선수가 저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저도 '형이 진심이라면 나도 괜찮아 알겠어'라고 했다. 그런데 제 말이 끝나자마자 미리 프린트되어 있는 확인서를 내밀며 서명을 요구받았다"고 지적했다.

[사진] 라이언앳 제공

이어 "사전에 전혀 이야기되지 않은 확인서였는데, 그 확인서에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잘못으로 반성하고 사과를 한다는 내용은 생략된 채, 제가 임효준 선수의 사과를 수용하고 화해하였다는 내용, 임효준 선수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함께 제가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저희 부모님은 '대헌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하고 무슨 물의를 일으킨 거냐'며 사인을 하지 않고 자리를 나왔다. 이날을 기점으로 저는 임효준 선수의 사과가 하나도 진심으로 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입장문에서 끝내 다뤄지지 않은 해명도 있다. 판결문에는 린샤오진의 무죄 근거의 하나로 명시한 "이제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되어 축하한다"는 발언이 있다. 이는 사건 직후 황대헌이 선발전 순위권에 있는 린샤오쥔이 국가대표에서 탈락하는 징계를 받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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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법원이 인정한 사실과 황대헌의 입장문에는 이렇듯 일치하지 않거나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 재판은 증거와 진술, 법리를 통해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실을 구성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어떤 진술은 채택되고, 어떤 진술은 배제될 수 있다. 

다만 황대헌의 입장문이 새로운 사실이라면 판결 당시 법정에서 왜 그런 부분에 대해 다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반대로 판결문에서 이 사건을 충분히 다뤘다면, 입장문과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됐는지도 궁금하다. 

황대헌도 입장문 마지막에 "이로 인해 저에 대한 비난이 멈출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저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고, 승부욕이 앞서 남들이 보시기에 이기적인 모습을 종종 보이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다만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황대헌'이라는 사람이 동료 선수들에게 악의를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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