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너머 ‘사람의 온기’로 찾는다…실종자 향한 멈추지 않는 추적

"실종 사고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신고 한 통으로 시작된 수색은 CCTV와 휴대전화 신호, 시민의 제보를 따라 이어진다. 제주에서 반복되는 다양한 실종 현장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최근 제주동부경찰서에서 만난 형사과 실종수사팀은 팀장 1명과 팀원 4명, 총 5명으로 구성돼 실종 사건에 대응하고 있었다.
지난해 3월부터 팀에 합류한 김성규 경장은 "실종 신고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단박에 말했다. 가능한 모든 단서를 동원해 빠르게 찾는 일, 그게 전부라는 것.
신고가 접수되면 가장 먼저 신고자의 진술을 듣는다. 단순한 인적 사항을 넘어 가출 이력, 자살 시도 여부, 채무 관계 등 다양한 맥락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마지막으로 집을 나설 때의 옷차림을 확인한 뒤, 주변 CCTV를 확보해 이동 동선을 역추적한다. 휴대전화가 있다면 GPS나 와이파이 신호를 통해 위치를 좁혀 나간다.
하지만 추적이 늘 순탄한 건 아니다. 김 경장은 "CCTV가 없는 구간에서는 동선이 끊기는 경우도 많다"며 "그럴 때는 주변 탐문과 시민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마지막 단서는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얘기다.
실제로 실종 수사는 경찰만의 일이 아니다. 가족, 시민, 지구대와 파출소, 유관기관까지 모두가 연결된 대응 체계 속에서 움직인다. 실종경보 문자를 보고 제보해오는 시민들 덕분에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경장은 "현장에서는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동부서에 접수된 실종 신고는 약 670건. 이 가운데 가출이 380건으로 가장 많았고, 치매 환자 65건, 장애인 45건, 실종 아동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실종경보는 아동이나 치매 환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발령되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하루에도 수많은 실종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기억에 남는 사례도 많다. 최근에는 해가 지기 전 집을 나간 치매 어르신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김 경장은 퇴근 후 다시 현장에 투입됐다. 밤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수색을 이어간 끝에 외곽 지역에서 어르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색 범위가 산악이나 해안으로 넓어질 경우 협업의 폭도 커진다. 드론과 수색견을 투입하고, 제주소방안전본부와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등과 구역을 나눠 수색을 진행한다. 다만 야간 수색은 위험 부담이 크다. 지형이 험한 곳에서는 2차 사고 우려가 있어, 급박한 경우에만 이뤄진다.
기술의 도움도 점점 커지고 있다. CCTV 분석 고도화, 휴대전화 신호 탐지 장비, 드론과 헬기 활용 등으로 수색의 속도와 범위가 크게 향상됐다. 김 경장은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면 실종자 발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계절에 따라 실종 양상도 달라진다. 야외 활동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사고 위험도 함께 커진다는 것.
실제로 봄철 고사리 채취 시기에는 산간 지역 길잃음 사고가 집중된다. 최근 3년(2023~2025년) 동안 제주에서 발생한 고사리 채취객 길잃음 사고는 151건에 달했다. 특히 채취가 몰리는 4월에만 전체의 75% 이상이 발생했다.
지역적으로는 구좌읍 중산간 일대에서 사고가 빈번하다. 곶자왈 지형이 넓게 이어져 방향 감각을 잃기 쉽고, 비슷한 숲 환경이 반복되면서 길을 찾기 어려운 특성 때문이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비교적 빠르게 발견되는 사례도 늘고 있지만,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통신이 끊기면 수색은 급격히 어려워진다.
김 경장은 "고사리를 채취하러 갈 때는 반드시 휴대전화를 지참하고, 출발 전 가족이나 지인에게 위치를 알려야 한다"며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치매 어르신의 경우 인식표 착용 등 기본적인 예방 조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실종 수사는 경찰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가족과 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관심 하나, 제보 하나가 누군가를 집으로 돌아가게 만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