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유예 연장 됐다” 기뻐했는데…보유세 2~3배 인상 전망[집슐랭]

우영탁 기자 2026. 4. 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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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유예 종료 시점 약 한 달 늦춰져
아파트 매물 잠김·가격 상승 우려한 듯
과세표준 구간 세분화·누진율 상향 전망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에서 5월 9일까지 거래 신청분을 대상으로도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이유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을 최대한 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강 인접 자치구의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데다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도 지난 달 말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한 만큼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을 사실상 연장해주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포석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를 낀 매매, 이른바 ‘갭투자’를 허용하는 배경 역시 마찬가지다.

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2월 들어 상승세가 둔화하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달 말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3월 다섯째 주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 가격은 5주 연속 이어지던 하락세를 마감하고 0.04% 상승했다. 동작구도 2주 간의 하락세를 마치고 0.04% 상승했다. 7주 이상 하락하던 강남권 아파트 가격도 보합세에 가까워졌다. 서초구 아파트의 가격 변동률은 -0.09%에서 -0.02%로, 송파구는 -0.07%에서 -0.01%로 낙폭이 줄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로 아파트 매물 잠김과 가격 상승이 우려되자 5월 9일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양도세 중과를 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종료 시점을 최대 한달가량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혼란을 줄이겠다는 의도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양도세 중과 유예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늦어도 5월 8일까지 구청의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했다. 근무일 기준 토지거래 신청부터 승인까지 열흘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순 이후 신청분은 5월 8일 내 승인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토지거래허가 절차를 최대한 줄여 4월 말 신청분까지 허가를 내주는 방향으로 자치구와 조율에 나섰지만 업무 부담과 책임 소재 여부 등을 이유로 일선 자치구에서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자치구마다 제각기 신청 데드라인을 다르게 공지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교통정리’를 한 모양새다.

최근 들어 토지거래허가 신청건수가 폭증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8703건으로 2월(5194건)보다 67.5%나 늘었다. 이달 들어서는 5일까지 1622건의 토지거래허가가 신청됐는데, 4일과 5일은 주말과 휴일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일평균 500건 이상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접수된 셈이다.

현장에서는 양도세 중과 유예 시한을 앞두고 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이 한꺼번에 몰리며 심각한 행정 병목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지난 달 30일 기준 접수된 토지거래허가 신청 중 미처리 건수만 4300건에 달한다. 노원구의 경우 666건이 쌓여 있을 정도로 일선 업무가 과중된 상태다. 이 대통령의 이번 지시로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한 달의 시간적 여유를 더 가질 수 있게 됐다.

정부는 그간 금지했던 1주택자의 전세 낀 주택 매도도 허용할 방침이다. 그동안은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에 세입자가 거주할 경우에만 무주택자가 이를 매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 대통령 역시 “지금 상황은 수요를 자극하기보다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힘을 실었다. 투기 수요 자극에 대한 우려보다 주택 공급을 늘리는 정책적 실익이 더 크다는 계산이 깔렸다.

시장에서는 다시 매물이 늘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 5501건으로, 지난 달 21일 8만 80건까지 늘었다가 정체되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대한 시장에 많은 매물을 풀겠다는 정부의 고심이 느껴지는 대책”이라면서 “1주택자의 전세 낀 주택 매도 허용은 매물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역시 “일부 고소득 맞벌이 부부의 갭투자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는 매물 관리가 더 중요했다고 본 듯 하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후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방안으로는 보유세 인상이 유력하다. 올해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 대비 18.67% 상승하며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보유세가 상한까지 늘어나는 아파트가 속출할 예정이다. 공시가격에서 세금을 부과할 때 적용되는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도 변수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세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언제든 상향할 수 있는 만큼 과세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고 누진율을 상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세무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세 부담 상한선을 현재 105~150%에서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내년부터는 보유세가 올해보다도 2~3배 뛰어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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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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