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밖으로 나간 약사들…환경과 취약계층을 향한 23년
교과서 모니터링부터 폐의약품 관리까지…취약계층 지원·환경 실천 활동 지속
약국을 기반으로 환경과 의약품 안전 문제를 다뤄온 약사 모임이 20여 년간 활동을 이어오며 약사들의 헌신이 재조명되고 있다.
교과서 모니터링부터 소비자 가이드북 제작, 학교 약물교육, 폐의약품 관리까지 이어진 녹색약사회의 활동은 약사 직능이 지역사회와 소비자 영역으로 확장된 사례로 남아있다.

모임의 출발은 약사 개인 간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지역 약국에서의 만남을 계기로 약사들이 서로 연결됐고, 이후 일본 의료생협 연수를 함께 다녀오면서 지역 기반 의료와 소비자 중심 의료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됐다. 이러한 경험은 녹색약사회 출범으로 이어졌다.
출범 이후 녹색약사회는 의약품 안전과 소비자 인식 개선을 주요 활동으로 설정했다. 교과서를 모니터링하며 질병 표현과 의학 용어 사용의 문제를 점검했고, 과장된 표현과 잘못된 정보가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사례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소비자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건강 소비자 가이드북' 제작으로 이어졌다. 약사들이 직접 참여해 의약품의 개념과 안전 사용, 소비자의 권리, 잘못된 약물 상식, 노인과 소아의 약물 안전 등을 정리한 자료를 만들었다. 해당 가이드북은 2만8000부가 제작돼 전국 약국에 배포됐으며, 이후 약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리플렛 형태의 자료도 제작됐다.

녹색약사회는 지역사회와 연계된 보건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단순 일회성 봉사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 노동자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진료 지원에 참여하며 현장 기반 활동을 이어갔다. 서울과 부천, 인천 등지에서 외국인 노동자 진료가 진행됐으며, 함박마을 등 지역 거점에서도 외국인 대상 진료 활동이 이어졌다.
해외 지원도 장기간 반복적으로 이어진 활동 중 하나다. 미얀마 방문 시마다 회원들이 모은 의약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원이 지속됐으며, 중국 조선족 지역과 아프가니스탄 등에도 의약품과 후원 물품이 전달됐다. 단발성 지원이 아니라 방문과 전달이 반복되며 축적된 활동이다.
특히 미얀마의 경우 코로나19로 의료체계가 붕괴되면서 의약품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 긴급 지원이 이뤄졌다. 현지 병원과 연결해 진통해열제, 항생제 등 필수 의약품을 모아 전달했으며, 약사회와 의료계, 회원 개인 참여를 통해 물품과 후원이 함께 이뤄졌다. 이후 지진 피해 상황에서도 추가 지원이 이어졌다.


환경 분야 활동 역시 약국 현장을 기반으로 구체적으로 이어졌다. 약국 내 약병 재활용을 시작으로 플라스틱 비닐 사용을 줄이고 종이가방을 활용하는 방식이 도입됐으며, 환자가 가져온 쇼핑백을 재사용하는 실천이 병행됐다. 이러한 활동에는 다수 약국이 참여하며 지역 단위로 확산됐다.
환경 인식 확산을 위한 활동도 병행됐다. 약국 내 환경 포스터를 제작·게시하고, 환경 관련 영화 관람과 토론, 갯벌 문제 대응을 위한 기자회견 참여 등 외부 활동으로 이어졌다. 둘레길 환경 정화 활동인 플로깅을 통해 지역 환경 정화에도 참여했다.

정책 영역에서도 활동이 이어졌다. 일부 회원은 의료기관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병원 평가 과정에 참여했으며,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식약청 관련 회의에 참석해 의약품 안전과 관련된 논의에 참여했다. 소비자 단체 소속 약사로서 보건의료 정책 논의에 참여한 사례다.
일반의약품 판매 방식과 관련된 사회적 논의 과정에서도 녹색약사회 회원들은 설문조사와 연구를 통해 자료를 축적했다. 약사와 소비자의 인식 차이를 분석한 연구는 학술지에 게재됐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마스크 사용과 감염 예방 정보를 담은 리플렛을 제작해 약국과 지역사회에 배포하는 활동이 이어졌다.
녹색약사회는 현재 약사회 활동과 연계해 환경 및 의약품 안전 관련 사업에 참여하며 기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녹색약사회 측은 앞으로도 교육, 환경, 정책, 지역사회 영역으로 확장되며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