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억 적자’ 견디고 85억 차익…하지원, ‘단칸방 6가족’ 한(恨) 푼 185억 빌딩
최근 ENA 드라마 ‘클라이맥스’에서 처절하게 몰락한 톱스타 역을 맡아 화제성 지수 1위를 휩쓸고 있는 배우 하지원이 현실에서는 압도적인 자산가로서의 면모를 입증했다. 2020년 100억원에 매입했던 서울 성수동 빌딩을 최근 185억원에 매각하며 5년 만에 85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하지원의 부동산 자산 관리는 철저한 실사용과 흔들리지 않는 원칙에 기반했다. 지난 2020년 3월, 하지원은 자신이 설립한 가족 법인 해와달엔터테인먼트 명의로 성수동 2가 소재의 빌딩을 100억원에 매입했다. 해당 건물은 지하 1층부터 지상 8층 규모로, 성수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인 연무장길 인근에 위치해 입지적 강점이 뚜렷했다.
매입 당시 하지원은 취득세 등 부대비용을 포함해 약 31억원의 현금을 투입하고, 약 75억원의 대출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채권최고액은 90억원으로 설정됐다. 매입 초기인 2023년경, 1층 안경점을 제외한 상층부가 비어있다는 소문과 함께 고금리로 인해 매달 2600만원 상당의 이자를 감당하며 연간 2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그러나 하지원은 외부 임차인을 구하는 대신 본인의 소속사와 개인 작업실을 건물 전체에 입주시켰다. 임대 수익에 연연하기보다 직접 건물을 관리하며 가치를 보존해온 것이다. 결국 성수동이 MZ세대의 성지로 부상하며 지가가 급등했고, 하지원은 2025년 말 이 건물을 185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끈기 있는 근성은 무명 시절부터 형성됐다. 과거 KBS2 ‘승승장구’에 출연했던 하지원은 고등학교 시절 사진관에 걸린 사진 한 장으로 발탁됐으나, 이후 2년 동안 100번이 넘는 오디션에서 낙방했던 사실을 고백했다. 당시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며 가세가 기울었고, 6가족이 단칸방에서 생활해야 했던 결핍은 그를 화려한 스타가 아닌 철저한 자기 관리 중심의 현장형 배우로 만들었다.

그의 직업적 성실함은 신체적 한계마저 극복했다. 드라마 촬영 중 낙법 연습을 하다가 목뼈(경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을 당시의 일화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전신 마비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도 재활과 촬영을 병행하며 작품을 완수했던 그의 집념은, 그가 15년 넘게 아침마다 레몬 큐브와 올리브유를 섭취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루틴과 궤를 같이한다.

하지원이 걸어온 궤적은 승승장구해온 톱스타의 기록이 아니라 결핍을 자산으로 바꾼 한 인간의 투쟁기다. 단칸방에서 시작해 185억원 빌딩주가 되기까지 그를 지탱한 것은 화려한 재능이 아니라 부러진 목뼈조차 신경을 건드리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하는 무서운 무던함이었다. 드라마 ‘클라이맥스’에서 보여주는 처절한 연기 역시 과거의 결핍과 생존 본능을 경험해본 이만이 낼 수 있는 깊이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설정한 엄격한 규율에 가두어 성취를 이뤄내는 그의 방식은, 자본의 냉혹함 속에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무엇인지 시사한다. 그에게 빌딩은 부의 상징이 아니라 무명 시절의 허기를 밀어내고 일궈낸 최후의 자산적 보루에 가깝다.
수십 년간 현장을 지켜온 그의 발등에 새겨진 흉터와 단 한 번도 흐트러진 적 없는 직업 정신이 85억원이라는 숫자보다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그가 보여주는 이 클라이맥스는 우연이 아닌, 정교하게 축적된 시간과 인고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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