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할 만하면 귀국… 외국인 숙련공 10년 체류 막는 구조 개선을”
작년 외국인 취업자 110만9000명… 국내 체류 최대 9년 8개월만 가능
숙련 노동자라도 인력 교체 불가피… ‘숙련기능인력 제도’ 확대 목소리
능력 갖추면 장기 근로 허용 방식… “중장기 관점서 정책 재설계해야”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고 이른바 ‘3D 업종’ 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외국인 근로자는 이미 제조업과 농축산업 등에서 핵심 노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일정 기간 근무한 뒤 본국으로 돌아가는 구조 탓에 숙련 인력 이탈을 우려하는 산업 현장의 목소리도 높다.
● 외국인 노동자, 숙련되면 본국으로 돌아가


이로 인해 산업 현장에서는 인력 공백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가 일정 기간 이상 국내에 체류할 수 없어 중소 사업장들은 신규 인력을 다시 채용하고 교육해야 하는 부담이 상당하다.
내국인 노동 공급 감소로 외국 인력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단기 순환 구조로는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지낸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고용허가제 대신 숙련 외국인 노동자 도입을 확대하고 외국 인력 운용에 대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 수렴해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단순환 고용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숙련기능인력(E-7-4) 제도의 확대가 거론되고 있다. 숙련기능인력 제도는 일정 기간 국내에서 근무하며 숙련도와 소득 수준, 한국어 능력 등을 충족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보다 안정적인 체류와 장기 근로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단기 인력 충원에서 벗어나 숙련 인력을 산업 현장에 남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인구구조 변화 맞춰 외국 인력 정책 수립해야”
다만 숙련기능인력 확대가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숙련 인력이 장기 체류한 뒤 더 나은 근무 조건을 찾아 업종이나 지역을 변경할 경우 인력난이 심한 뿌리산업이나 지방에서는 다시 인력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전환 규모가 수만 명대로 늘면서 일부 직종에서는 내국인 노동자와의 경쟁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 인력 정책의 초점을 ‘규모 확대’에서 ‘숙련 활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다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외국 인력 정책을 단기적인 인력 충원 수단으로 접근할 경우 숙련 단절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숙련도를 높이고 장기 활용이 가능한 구조로 정책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화된 제도 운영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고용허가제 인력 도입과 직업훈련을 맡고 있으며 법무부는 체류 자격과 비자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의 숙련 형성과 비자 전환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행정적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외국 인력 정책을 단순한 인력 수급 문제가 아니라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중장기 노동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숙련을 산업에 남기고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인력난과 생산성 저하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외국 인력 정책은 지금까지 일시적, 예외적, 보충적인 일자리에서 투입하는 것을 전제로 해왔다”며 “이제는 숙련된 외국 인력의 정주와 상시적, 안정적인 노동 투입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꿀 때”라고 강조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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