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범죄자 재범률 65%... 한국도 살인자 연구해야" [인터뷰]

정민승 2026. 4. 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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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렬 국립법무병원 원장 인터뷰]
정부 '공직사회 경쟁력 강화 유공' 표창
발달장애 수용자 별도 공간 마련하는 등
수용자 재범률 낮추는 데 기여 공로 인정
자살자 치밀 분석 속 살인자 연구는 공백
이영렬 국립법무병원 원장이 1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신질환에 의한 강력범죄 재소자들의 재범률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공주=정민승 기자

2024년 5월부터 법무부 소속의 국립법무병원을 이끌고 있는 이영렬(65) 원장은 민간 출신으로 공직사회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정부로부터 '공직사회 경쟁력 강화 유공' 표창을 받았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 발달장애 수용자 별도 공간 마련 등으로 수용자 인권을 개선했고, 직원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쳐 수용자들의 폭행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는 제도도 마련했다. 성과는 뚜렷했다. 수용자 재범률은 일반 교도소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다. 직원 공상(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상해) 건수는 2024년 15건에서 지난해 3건으로 급감했다.

1995년 의무사무관으로 공직 입직 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국립공주병원장으로 고위공무원단에 진입해 올해 14년 차 고공단 공무원인 그에게 치료감호의 기능 강화와 공직사회 혁신 방안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1일 충남 공주시 반포면 병원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립법무병원은 어떤 곳인가.
"정신질환으로 중대범죄를 저지른 재소자를 대상으로 정신과적 치료를 하는 국내 유일의 기관이다. 정신질환이나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로 인정되고, 판사가 치료감호 처분을 내리면 실형 복역에 앞서 이곳으로 온다. 치료와 재활에 더 집중하기 위해 2022년 공주치료감호소에서 국립법무'병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수용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대부분 살인, 성폭행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 온 이들이다. 3월 말 기준 수용자 840명 중 500명 정도가 살인범이다. 그 안에서는 존속살인이 가장 많다. 70% 정도 된다. 정신질환자 범죄는 계속 증가해 치료감호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정신질환 범죄는 무엇이 문제인가.
"재범률이 높다. 두 번, 세 번 살인해 들어온 이도 있다. 2024년 통계를 보면 전체 재범률 22%, 정신질환자 재범률 65% 수준이다. 또 일반 형사 범죄 재범률은 계속 떨어지지만, 정신질환자 재범률은 계속 오르는 것도 특기할 점이다.”

-재범률 상승,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한국은 살인자 연구를 안 하고 있는데, 자살자 심리 부검하듯 살인자 연구도 시작해야 한다. 죽은 사람이 남긴 기록을 추적해 '아, 이 대목에서 자살을 막을 수 있었겠구나' 하는 점을 발견하듯, 살인자의 이상행동과 그 전후 맥락 연구로 범죄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다.”

-병원에선 수용자 번호 대신 이름을 부른다. 치료감호 효과 있나.
"분명히 있다. 재범률이 일반 교도소 정신질환자의 3분의 1 수준이다. 우리는 직원 500명이 수용자 840명을 관리하는데, 일반 교도소는 350명이 1,800명을 관리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직원들이 수용자에 대한 관리가 더 철저하다.”

이영렬 국립법무병원장이 1일 충남 공주시 반포면 국립법무병원에서 정신질환에 의한 강력범죄 재소자들의 재범률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벽에는 정부로부터 받은 표창장이 걸려 있다. 공주=정민승 기자

-공직사회 경쟁력 제고로 표창받았다. 공직사회에 필요한 것은.
"관료제 혁신이다. 고시 출신 중심의 현 공직사회는 있는 것을 관리, 유지하는 시스템이지, 사실 일을 전투적으로 하는 조직으로 보기 어렵다. 관료 조직에 없는 DNA가 필요한 치열한 업무가 많아졌다. 개방형 직위를 통해 우수한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정확한 성과 지표를 만들어 평가하면 관료제에 자극을 줄 수 있다.”

-기존 관료제 안에서의 자극도 필요하다.
"스타 공무원 만들기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충북 충주시 김선태 주무관 사례는 서툰 첫걸음일 수 있지만, 틀린 방향이 아니다. 신상필벌, 파격적 성과급과 특별승진이 조직에 자극이 돼야 공직사회 업그레이드에 큰 도움이 된다.”

-2계급 특진 'MASGA 과장'처럼 파격 보상이 이뤄지고 있지만, 조직 내 반발이 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안 담그면 안 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부처별로 전에 없던 거액의 성과포상금이 지급됐는데, 어떻게 일을 시켜 먹는지 대통령도 안다. 반발이 있어도 지속 확대 추진하면 자리를 잡을 것이고, 스타 공무원이 많이 나온다."

-기대 효과는.
"공직사회 전반의 경쟁력 상승이다. 그게 곧 국가 경쟁력이다. 대통령이 지금처럼 만기친람 식으로 계속 갈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열심히 일하고 일 잘하는 공직이 시스템으로 자리 잡도록 하고 더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나서야 한다. 지금 국무회의를 보면 단체장이 실국장 모아 놓고 회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1961년생 이영렬 국립법무병원 원장이 황소 모양의 금속 조형물을 들고 이야기하고 있다. "소처럼 우직하게 일만 하는 천상 소띠"라며 지인이 선물했다고 한다. 그 말처럼 도시 병원 여러 군데에서 러브콜을 받는 그지만, 시골에 있는 병원들을 돌면서 일하고 있다. 공주=정민승 기자

-경쟁력을 끌어올렸으면 하는 공직 분야가 있다면.
"의료 분야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하면 지역 공공의료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은 세계 최강 정보통신 기술국이고, AI 세계 3강이 되겠다고 하면서, 또 지역의 공공의료가 황폐해져 지역소멸이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왜 원격진료에 나서지 않나?"

-의사들의 반대가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반대는 어떤 정책에서든 있다. 최선의 전략이라 하더라도 반발을 상수로 놓고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을 위해 끊임없이 설득해야 하는 게 정부 역할이다. 밥그릇 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더러 있는데, 그것은 이해 당사자 간의 문제로 치환시켜 버리는 무책임한 처사다."

-지역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의사제를 추진한다고 한다.
"서울에서 공부한 의사들이 지방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지방 의료 수준이 높아지지, 지방에서 공부해 의사가 된 이들을 서울로 못 가게 하면 의사들이 서울의사와 지방의사로 양극화해서 의료 격차는 더 벌어진다. 공공의대 설립은 극적으로 의료 격차를 벌릴 정책이다. 10년만 지켜보라."

-2028월 5월까지 임기가 2년 연장됐다. 계획은.
"병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1,400대에 AI를 접목해서 환자를 관찰, 데이터를 축적하고자 한다. 수용자의 이상 행동에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개입하면 치료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이영렬 국립법무병원장이 1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신질환에 의한 강력범죄 재소자들의 재범률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공주=정민승 기자

공주=글·사진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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