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와 심판위원장이 한 굴레에 있다”며 V리그 근간을 흔들었던 블랑 감독 “뱉은 말이라 정정하진 못하지만, 불편했을 모든 분들께 사과한다”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남정훈 2026. 4. 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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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의 필립 블랑(프랑스) 감독은 지난 4일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2차전을 마치고 "우리는 승리를 강탈당했다. 총재와 심판위원장이 한 굴레에 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블랑은 "이미 뱉은 말이라 정정하기에는 늦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내 감정에 의존한 말을 삼가토록하겠다. 아울러 총재를 향한 제 발언에 불편하셨을 분들과 (조원태) 총재께도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한 뒤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기록지를 가리키쳐 "이제 남아있는 챔프전 동안에는 배구에 집중하며 배구 얘기를 나누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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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남정훈 기자] 현대캐피탈의 필립 블랑(프랑스) 감독은 지난 4일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2차전을 마치고 “우리는 승리를 강탈당했다. 총재와 심판위원장이 한 굴레에 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V리그의 근간을 흔드는, 아무리 화가 났다해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선넘는 발언’을 하고 만 것이다.

블랑이 격분한 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당시 세트 스코어 2-2로 맞선 5세트 14-13 현대캐피탈의 매치 포인트에서 레오(쿠바)의 서브가 사이드 라인에 걸친 듯 떨어졌지만, 원심은 아웃. 현대캐피탈의 비디오 판독 신청에도 아웃 판정은 유지됐다. 공이 사이드 라인에 물리긴 했지만, ‘접지 면을 기준으로 공이 최대로 눌린 상황에서 라인의 안쪽 선이 보이면 아웃, 보이지 않게 가릴 경우를 인’으로 판독하는 KOVO의 ‘로컬룰’에 의해 아웃으로 판독된 것이다. 배구계에서도 인-아웃 판독이 여전히 갈릴 정도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정이었다.

1승1패가 될 수 있는 상황이 2패가 됐으니 극대노할 순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랬어도 선은 넘지 말았어야 했지만, V리그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발언으로 당시 레오의 서브를 인으로 생각하는 배구계 인사들조차 “그래도 블랑의 발언은 너무했다”라는 여론이 생기기도 했다.

천안 유관순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6일 열린 3차전. 벼랑 끝에 몰린 데다 2차전 패배가 워낙 충격적이었기에 대한항공이 3전 전승으로 우승을 확정짓나 했지만, 현대캐피탈 선수단 전체에 퍼진 분노가 승화된 강한 승부욕과 투지는 대한항공을 뒤엎어버리며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기사회생함과 동시에 워낙 상대를 압살했기에 이제 챔프전의 향방은 알 수 없게 됐다.

승장 인터뷰 말미에 본 기자가 물었다. ‘2차전 패배 후 당신의 분노와 격분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래도 조원태 KOVO 총재와 대한항공의 관계를 문제 삼는 건 심했다. 배구계에도 이런 시선이 많은데, 발언을 취소 혹은 정정할 생각이 있느냐’

다소 예민할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승리의 맛 덕분이었을까. 블랑은 “이미 뱉은 말이라 정정하기에는 늦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내 감정에 의존한 말을 삼가토록하겠다. 아울러 총재를 향한 제 발언에 불편하셨을 분들과 (조원태) 총재께도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한 뒤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기록지를 가리키쳐 “이제 남아있는 챔프전 동안에는 배구에 집중하며 배구 얘기를 나누자”라고 말했다.

블랑 감독은 자신의 과격한 발언이 지나쳤음을 사과했지만, 여전히 그 판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2차전에 느꼈던 분노가 사라지기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우리 선수단 전체가 많은 시간을 들여 봄 배구를 준비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승리가 사라졌기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저도 사람이지 않나. 그간 많이 참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엔 나의 인내심이 사라지고 말았다”라면서 “오늘을 기점으로 지나간 것은 다 잊고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승리로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현대캐피탈은 여전히 1승2패로 열세 상황이다. 게다가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도 2경기 10세트 혈전을 치르고 올라왔기에 시간은 대한항공의 편인 게 사실이다. 오늘 승리가 시리즈 전체 분위기를 뒤집는 데 도움이 됐을까. 블랑 감독은 “확실한 건 우리가 좋은 경기력으로 상대를 잡았기에 긍정적이다. 물론 대한항공도 이틀 뒤 새로운 분위기로 우리를 상대하겠지만, 천안에서 대한항공이 우승하는 걸 보고싶진 않다. 기록 상으론 우리가 1승2패지만, 제 머릿 속에선 2승1패다. 기록이 변하진 않겠지만, 그 마음으로 남은 시리즈를 인천으로 끌고가서 진정한 승자가 누군지 가리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천안=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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