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수사 박상용 검사 직무정지
정치 공방이 정부 인사 조치로 번져

법무부는 6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의 직무를 정지했다. 법무부는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직무 집행 정지 요청을 했고, 정성호 법무장관은 박 검사가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서울고검이 진행 중인 박 검사에 대한 감찰 결과에 따라 신속하고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의혹 제기로 정치권의 공방 수준에 머물던 이 사건이 검사 직무 정지 등 정부 차원의 인사 조치로 이어져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 해병)의 남은 사건을 수사 중인 2차 종합특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검찰의 ‘쌍방울 대북 송금’ 수사에 개입하려고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면서 “국가 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 농단 의심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특검, 사건 맡은지 나흘 만에 “尹대통령실 ‘대북송금 수사’ 개입 시도”
법무부는 6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박상용 검사(인천지검 부부장)를 직무에서 배제하며 “직무상 의무 위반과 수사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언행 등의 비위 의혹이 있다”고 했다. 대검 관계자도 “감찰 과정에서 박 검사의 비위를 여러 건 확인했고, 최근 국회에서 선서 거부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검사가 직무를 계속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박 검사가 어떤 비위를 저질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검사는 이날 “법치주의와 검사의 신분 보장 제도를 일거에 무너뜨린 잘못된 사례”라며 “법무부와 검찰이 여권의 특검에 의한 공소취소 몰이에 부역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3일 국회 국정조사에 나가 적법한 선서 거부를 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2차 종합특검은 이날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쌍방울 사건 수사 개입 시도를 지난달 초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권영빈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단서는 확인됐다”며 “누가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 등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검이 지난 2일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TF에서 ‘진술 회유 의혹’ 사건을 넘겨받은 지 나흘 만이다. 이 의혹은 박 검사 등 수원지검 수사팀이 2022~2024년 쌍방울 사건을 수사하면서 연어 술 파티 등으로 주요 피의자들을 회유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진술을 받아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국정조사 특위도 이 같은 주장에 근거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국가정보원이 대북 송금 사건 수사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3일 국정조사 기관 보고에서 이종석 국정원장이 “검찰이 국정원을 압수수색할 때, 감찰 부서장으로 와 있던 부장검사(유도윤 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가 수원지검과 긴밀한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국정원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을 때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불리한 자료만 제출했다는 취지다.
국정원은 또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김성태 전 회장이 북한 대남 공작원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의 방북 비용 명목으로 70만달러를 전달했다는 검찰의 기소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작년 특별감사에서 (돈을 전달했다는) 당시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고, 중국에 있었다는 게 확인됐다”며 “그동안 검찰과 법원에 제출되지 않았던 자료”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쌍방울이 대북 송금 사건에서 북한에 보낸 돈은 스마트팜 지원 명목의 500만달러, 이 대통령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다. 모두 법원에서 사실관계가 인정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800만달러 중 리호남이 필리핀에서 받았다는 70만달러를 문제 삼아 조작 기소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에게 유리한 문건도 압수해 법원에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국가보안기관인 국정원은 소속 기관장의 허가에 따라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면서 “국정원이 영장에 적시된 ‘쌍방울 주가 조작’ 관련 문건을 선별해 제출했다”고 했다. 이어 박 검사는 “압수한 자료를 모두 법정에 제출했고, 이 전 부지사에게 유리한 증거는 법원이 배척했다”고 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북한 대표단이 환대받는 영상을 확인했다” “리호남은 여러 개의 가명을 사용하며 신분을 위장해 활동했다”고 했다. 2024년 12월 수원고법은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하며 “리호남이 초청 명단에 없었고 현장에서 본 사람도 없다고 해서 ‘리호남에게 70만달러를 줬다’는 김성태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에는 영향이 없다”고 했다. 검찰의 주장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하지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천인공노할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공세에 나섰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 특검에 국정원까지 나서 대북 송금 사건을 조작 수사로 몰아가고 있다”며 “결국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를 압박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럼프를 ‘아빠’라 부른 나토 사무총장… “평생 짊어져야 할 표현” 폭소
- 잃어버린 물건 찾는 곳 ‘Lost and Found’
- 여우색 유부 ‘키츠네소바’… 너구리 닮은 튀김 ‘타누키소바’
- 서하마까지 2주 남았다… 성공적 완주 위한 단계별 훈련법
- 딱딱하게 뭉친 어깨 피로 싹… 안 쓰던 ‘등 근육’ 깨우기
- ‘고건축 드림팀’이 모여 만들었다… 압도적 크기의 보탑사 3층 목탑
- 조선의 군대를 ‘현대식 한국군’으로… 백선엽에게 내려진 특명
- “성공 못했다. 실패를 통과하고 있다”… 그래도 창업 권하는 40대 창업자
- [굿모닝 멤버십] 오합지졸 허물을 벗고 정예 육군 기틀을 세우다
- 매출은 펩시, 마진은 코카콜라… 관세 전쟁 속 ‘현금 왕’은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