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정 전제 달라진 현실 알고도 ‘2차 추경’ 얘기하나

중동 사태 장기화로 유가와 물가, 환율, 성장률 등 나라 살림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들이 올해 예산안 편성 당시의 전제를 크게 벗어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예산안을 짤 때 2% 경제성장률과 2.1% 물가 상승률을 전제하고 총지출을 작년보다 8.1% 늘려 잡았다.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2달러로, 환율은 달러당 1400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유가와 환율, 물가가 안정되고 성장률이 회복되면서 세금이 많이 걷힐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두바이유 가격은 110달러대로 올라갔고, 환율은 1500원대로 치솟았다. 물가도 급등 조짐이다. 고유가·고환율·고물가에 따른 저성장이 예상되면서 성장률 전망치는 1%대 후반으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올 예산안에 반영된 당초 전망보다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예산에 108조원 규모로 책정했던 재정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뜻이다.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 지출부터 줄이는 것이 상례이지만 지금 정부 내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다. 26조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는데도 기획예산처 장관과 청와대 정무수석이 2차 추경 가능성을 언급했다. 재정 여건이 나빠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돈 쓸 생각부터 먼저 한다.
전쟁이나 천재지변 같은 위기 상황에서 큰 타격을 받는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해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꼭 써야 할 돈은 쓰되, 다른 지출을 줄여 재정 건전성을 지키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단기적 돈풀기에 의존하기보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 아껴 써도 모자랄 판에 2차 추경부터 거론하는 정부의 태도는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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