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상륙…광주 자동차 시장 ‘춘추전국시대’ 오나

김현수 기자 2026. 4.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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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하이브리드’ 친환경차 선호 뚜렷
GGM·기아 오토랜드 등 시장 흐름 반영
수입차 선택 이유로는 ‘과시’ 대신 ‘품질’
유독 광주서 고전 면치 못했던 해외 차량
5일 찾은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의 테슬라 스토어의 모습. 김현수 기자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에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스토어가 들어서는 등 광주 자동차 시장 판도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해당 매장은 호남권 최초의 테슬라 스토어라는 점에서 단순한 대리점 오픈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 입점과 지역 자동차 산업의 변화가 맞물려 그동안 국산·내연기관차 중심의 소비 구조가 서서히 개편될 가능성도 열렸다.

전쟁 장기화 불안…광주 시민 눈길 친환경차로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이동하는 광주 시민의 관심은 통계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5일 국토교통부와 광주시 자동차 등록 현황 통계에 따르면 광주 친환경차는 지난 2월 한 달간 1806대 증가했다. 이는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폭등과 차량 부제 실시 등으로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는 지금 친환경차가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친환경차 선호도 상승이 일시적 현상은 아니다.

광주를 달리는 전기차(EV)는 지난 2022년 1월 5204대로 전체 대비 0.74%에 불과했지만, 지난 2월 2만260대(2.78%)로 4년 사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2만3616대(전체 대비 3.36%) 수준이었던 광주 지역 하이브리드 등록 대수는 지난 2월 6만5750대(9%)로 올라서며 4년 사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광주의 친환경차 선호도 증가는 지역 산업 인프라 변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현대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고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지난 2024년 7월부터 '캐스퍼 일렉트릭' 양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전기차 수출명 '인스터'를 해외시장에 선보이는 등 전기차 생산 비중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도 지난해 9월부터 전용 전기차인 EV5를 생산하고 있다.

GGM과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의 전기차 생산은 친환경 자동차가 점차 주목받는 자동차 시장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과시용' 수입차 옛말…내구성·성능 등 품질 고려 
광주 내 수입차 시장의 입지도 더욱 커져가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지역 내 수입차 누적 등록 대수는 지난 2021년 기준 7만4845대(전체 차량 중 10.7%)에서 지난 2월 기준 9만1244대(12.5%)로 꾸준한 우상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수입차에 대한 시민들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2025 수입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3%가 수입차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이 변했다고 답했다.

기존 국산차 운전자가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 단순한 과시욕이 아닌 품질·내구성(27.0%)과 성능(24.7%)을 꼽았다.

합리적 가치 소비 선호 속에서 광주 시민의 수입차 선택은 프리미엄 위주로 굳어졌다.

광주시 국가별 외국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전체 수입차 중 벤츠, BMW 등 독일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2년부터 매년 48~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 스토어의 입점이 광주의 견고한 수입차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5일 찾은 북구 중흥동의 테슬라 스토어는 공사를 모두 마친 채 내부 청소를 진행 중이었다. 김현수 기자

테슬라, 광주 수입차 시장 냉혹함 돌파할까
광주 수입차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려 했지만 실패한 브랜드도 존재한다.

지난 2010년 광주에 진출했던 일본의 '미쓰비시 모터스'가 전범기업 꼬리표와 거센 시민 불매운동에 부딪혀 14개월 만에 철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영국 프리미엄 차량 브랜드인 '재규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9년 광주 광산구 쌍암동에 처음 전시장을 연 재규어는 2023년 하반기부터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한국 시장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 광주 전시장에서 간판을 내린 상태다.

완전 철수 단계는 아니지만 미국차의 상징인 포드·링컨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2년부터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오픈한 포드·링컨은 한때 간판 모델인 '익스플로러'의 인기로 호황을 누렸으나 현재는 경쟁사에 밀려 뼈 아픈 운영난을 겪고 있다. 링컨·포드차량의 전국 판매량은 지난 2021년 연 1만348대에서 지난해 5158대로 절반 수준까지 내려갔다.

테슬라가 일회성 화제를 넘어 광주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단단히 하기 위해서는 전용 충전 인프라(슈퍼차저)와 촘촘한 AS 네트워크 구축 등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자동차 판매업 종사자는 "이전보다 전기·수입차 수요가 확연하게 늘었다. 특히 전기차는 꾸준한 인프라 개선과 최근 유가 폭등 현상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며 "테슬라 스토어의 입점 역시 광주에서의 전기·수입차 시장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해석한 결과일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