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억 태화루 스카이워크에 9만명 왔다는데…“볼품없네”

주성미 기자 2026. 4. 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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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저녁, 울산 중구 태화루 스카이워크를 둘러보고 나온 조연화(61)씨가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시는 지난해 말 태화강국가정원 관광객을 태화루와 태화시장까지 끌어오는 체험형 관광시설로 '태화루 스카이워크'를 만들었다.

그는 "원래도 넓게 트인 곳이라 태화강국가정원을 볼 때 답답하지 않았는데, 스카이워크가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며 "주변과 어우러지지도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울산시는 태화루 옆에 스카이워크를 계획하면서 별도로 경관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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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울산시가 73억여원을 들여 고래를 본떠 지은 태화루 스카이워크. 뒤편 기와 지붕 구조물이 506억원을 들여 복원한 태화루다. 일부 관람객들은 조망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고 태화루와 조화를 이루지도 않는 스카이워크를 설치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울산시 제공

“없는 거카마 낫지만서도 돈을 그마이 들이가꼬 만든 거카믄 참 볼품없제!”

지난 2일 저녁, 울산 중구 태화루 스카이워크를 둘러보고 나온 조연화(61)씨가 목소리를 높였다. 태화시장에서 2대째 국밥집을 하는 그는 “태화강국가정원이랑 시장 사이에 뭐라도 생기면 손님이 늘지 않겠나 기대했는데 많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인천에 사는 한 부부는 스카이워크를 1분여 만에 둘러본 뒤 “부모님 댁이 근처라 와봤는데, 너무 짧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지난해 말 태화강국가정원 관광객을 태화루와 태화시장까지 끌어오는 체험형 관광시설로 ‘태화루 스카이워크’를 만들었다. 강가 절벽에 길이 35m, 너비 20m 규모로 고래를 본떠 세웠다. 고래 머리 쪽에는 2인용 전동그네, 아래 배쪽에는 그물놀이시설(네트)이 있다. 꼬리 모양으로 치솟은 높이 20m 주탑은 저녁 8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상물 등을 표현하는 미디어 파사드가 된다. 애초 계획에 체험시설 등이 추가되면서 예산은 73억여원까지 불어났다.

울산 중구 태화루에서 태화강국가정원 쪽을 바라본 풍경. 바로 옆 고래 모양 스카이워크도 보인다. 주성미 기자

어머니와 함께 스카이워크를 본 전혜정(33·중구 태화동)씨는 예산 규모를 듣고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원래도 넓게 트인 곳이라 태화강국가정원을 볼 때 답답하지 않았는데, 스카이워크가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며 “주변과 어우러지지도 않는다”고 했다.

울산시는 지난해 12월24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스카이워크 이용객을 9만5022명으로 집계했다. 하루 평균 1284명으로, 주말에는 많게는 2천명 이상이 찾는다. 무료 시설로, 대부분 이용객은 산책하거나 장을 보다가 ‘지나는 길’에 이곳을 찾는다. 오일장날(5·10일)이면 평일에도 이용객은 1천명 안팎에 이른다. 사람을 이끄는 곳이 스카이워크인지 시장인지 모호하다.

지난 2일 울산 태화루 스카이워크의 전동그네. 주성미 기자

무료지만 예약과 현장 발권을 해야 하는 체험시설 이용객 수는 저조하다. 같은 기간 이용객은 전동그네 5614명, 네트 5663명으로 집계됐다. 각각 일평균 102명, 71명이 이용해 최대 정원(그네 196명, 네트 140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설비와 날씨 탓에 수시로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전동그네는 개장 보름여 뒤부터 삐걱거리는 기계 마찰음 문제가 발생했다. 추운 날씨에 윤활유가 굳고 유압 설비가 제구실을 하지 못한 탓이다. 전동그네는 1월에만 15일, 2월에는 4일 동안 중단됐다. 결국 지난달 5·6일 유압 설비를 교체하고 위치 변경 공사를 했다. 공사 기간 스카이워크 이용도 제한됐다.

비가 오거나 강풍이 불면 안전 문제로 운영을 제한하는데, 개장 첫날을 포함해 모두 10일 동안 문을 닫거나 시간을 조정했다.

울산 중구 태화루 마당. 뒤쪽으로 태화루 스카이워크의 높이 20m짜리 고래 꼬리 모양 주탑이 서 있다. 주성미 기자

태화루 스카이워크는 계획 단계부터 태화루 경관 훼손 등 논란을 불렀다.

태화루는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와 함께 조선시대 ‘영남 3루’로 손꼽혔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유실된 태화루는 506억원을 들여 2014년 현재 위치에 다시 지어졌다. 당시 울산시와 시민들은 그 터의 고층 아파트 건립 계획에 제동을 걸고 태화루를 지었다. 울산시는 태화루를 문화재로 지정하지 못했지만, 2016년 12월 발간한 ‘울산시 경관계획 재정비 최종보고서’에 역사문화경관거점으로 분류해 조화로운 조망 경관 관리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하지만 울산시는 태화루 옆에 스카이워크를 계획하면서 별도로 경관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 손진락 전 울산시건축사회장은 “태화루를 지켜야 할 울산시가 앞장서서 훼손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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