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비닐하우스 온도·물·개폐 조절 편리”

김세훈 기자 2026. 4. 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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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 스마트팜’ 도입한 천안 오이 재배농가 가보니
충남 천안에서 오이 재배를 하는 김준수씨가 스마트폰으로 비닐하우스를 둘러싼 비닐삼중막을 원격으로 여닫고 있다.

부가 기능 덜어내 가격 10분의 1로 낮춰 초보 농부들에게 인기
보급 5년 만에 전국에 1273개 설치…농장 맞춤형 제작도 가능

지난 1일 찾은 충남 천안의 한 오이 농가. 흙먼지 쌓인 비닐하우스 안에 지지대를 타고 오르는 오이 덩굴이 90m 길이로 늘어서 있었다. 하나의 오이 덩굴에는 검지만 한 오이가 10개 넘게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언뜻 보기에 일반 비닐하우스와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이곳의 차이점은 원격조종에 있다. 비료 및 물 공급, 비닐하우스 3중막 조절까지 모두 ‘스마트폰’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농장주 김준수씨(51)의 스마트폰에는 하우스의 내부 온도부터 일사량, 관수량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앱이 깔려 있다. 하우스에 직접 오지 않더라도 어디서든 오이에 비료를 주고 햇빛 양을 조절할 수 있다. 김씨가 앱을 켜고 버튼을 몇번 누르자 비닐하우스를 둘러싼 3중막이 하나씩 열리고 닫혔다.

김씨는 “이전에는 개폐기 조절을 위해 매일 열댓 번씩 500m 거리 비닐하우스를 왔다갔다 했다”며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조작하고 문제가 있을 때만 오면 돼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조작만으로 농사에 필요한 영양분·물 공급 등을 집 안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보급형 스마트팜’을 도입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특히 부가 기능을 덜어내고 가격은 10분의 1로 낮춘 보급형 스마트팜이 확산되면서 ‘초보 농부’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6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국에 설치된 보급형 스마트팜 수는 1273개다. 2021년 8곳에서 시작해 2024년 234곳, 지난해 977곳으로 늘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해부터 적극 스마트팜 확대를 강조한 데 이어 농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확산되는 추세다.

보급형 스마트팜은 영양분 공급·관수 등 영농에 필수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며 가격 경쟁력이 있다. 하우스 4동(약 800평) 기준으로 약 1000만원 내외로 설치가 가능하다. 통상 1억원 이상이 드는 일반 스마트팜과 비교하면 가격이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셈이다.

또 설치 비용의 70%는 농협이 지원한다. 덕분에 김씨는 지난해 10월 지자체 지원까지 받아 약 100만원만 투자, 800평에 보급형 스마트팜을 설치했다. 고령화 추세에도 들어맞는다. 김씨는 “상당 부분 반자동화돼 있어서 나이가 들어서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농장 환경에 맞게 ‘개인맞춤형’ 제작도 가능하다. 충남 부여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정택준씨(52)는 날씨에 따라 온도값을 바꿔 설정하는 기능을 스마트팜에 추가했다. 정씨는 “그날 날씨와 일출, 일몰 시각 등에 맞춰서 온도를 조정하도록 했다”며 “스마트팜 도입 전보다 효율이 20~30%는 높아졌다”고 밝혔다.

최근엔 스마트 기기 조작에 능숙한 청년층이나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은 영세농 등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천안의 아우내농협 김구회 영농지도역은 “고급 노하우가 없어도 교육받은 대로 하면 농사 난도를 확 낮출 수 있어 영농 입문자들에게 인기”라며 “농가집안 자녀들도 다른 일을 하다 스마트팜을 운영하겠다고 오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농협은 올해 농가 2000곳에 보급형 스마트팜을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수요를 파악 중이다. 농협은 향후 보급형 스마트팜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영농 솔루션 등 정밀농업 구현에도 나설 계획이다.

천안 | 글·사진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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