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안 굽는 베이커리카페·주차장업, 가업상속공제 못 받는다
가업 대상·토지 공제 범위 등 축소
앞으로 빵을 직접 만들지 않는 베이커리카페는 가업 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가업과 무관한 부동산을 사업장으로 등록해 상속세를 줄이는 ‘꼼수’도 차단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가업상속공제가 부동산 편법 상속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6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가업상속공제 제도 개선 방안’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구 부총리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어야 가업이라는 것을 감안해 지원 타당성이 낮은 업종은 과감하게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가업상속공제는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연 매출 5000억원 이내 중소·중견 기업을 상속인에게 물려줄 때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해 상속세를 깎아주는 제도다. 1997년 1억원이던 공제 한도는 2023년 600억원까지 확대됐다.
공제 범위와 요건이 넓어지면서 제도가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형 베이커리카페다. 600억원 상당의 건물을 물려받으면서 자녀가 베이커리카페를 ‘가업’으로 등록하면 상속세를 내지 않는 구조가 가능했다. ‘카페’는 가업으로 인정되지 않지만 ‘제과점업’은 포함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국세청 조사 결과를 보면,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카페 25개 업체 중 44%(11개 업체)가 공제 남용 소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수도권 자가 사설 주차장을 살펴보니 1321개 중 58%인 761개가 주차장업이 가업 공제 대상으로 편입된 2020년 이후 개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이에 정부는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축소하기로 했다. 빵을 직접 만들지 않고 외부에서 완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베이커리카페와 주차장업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부동산임대업과 변호사·회계사·변리사 등 전문직 업종도 대상에서 빠진다.
토지 공제 범위도 줄인다. 현재 건물 바닥면적의 3~7배까지 인정되는 토지 공제를 축소하고, 면적당 공제 한도를 설정하기로 했다.
가업상속공제 요건과 사후관리 규정도 강화한다. 현재는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가업을 유지하고, 상속인이 5년간 사후관리 의무를 지키면 이후 폐업해도 상속세를 면제받는다. 정부는 피상속인 경영 기간 10년과 사후관리 기간 5년을 모두 상향하기로 했다.
정부는 개선안을 오는 7월 말 발표할 ‘2026년 세법 개정안’에 담을 계획이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업종, 자산, 요건을 조정해 공제 범위를 축소하는 데 초점을 뒀지만, 최대 600억원에 달하는 공제 한도와 상장회사, 대규모 중견기업까지 포함되는 대상 범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며 “특히 상장회사와 대규모 중견기업까지 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건 가업 보호 취지를 넘어 대규모 부의 대물림을 지원하는 제도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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