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만 사고 가긴 아쉬운데'···대박난 대전 성심당 ‘빵당포’는 대학생 아이디어였다

한남대 ‘디자인팩토리’ 성심당 협업 프로젝트서 제안해 상용화
대전역·중앙로 지하상가 등 설치…체류 시간 늘자 상권도 활기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전의 대표 빵집 ‘성심당’은 시내 곳곳에 ‘빵 보관소’를 운영 중이다. 관광객이 구매한 성심당 빵을 일정 시간 맡길 수 있는 곳이다. 냉방·냉장 시설과 유인 운영을 갖춰 빵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도 이용 편의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현재 성심당 인근의 으능정이거리 초입 ‘성심이랑상생센터(빵당포)’와 중앙로 지하상가, 대전역 등에 빵 보관소가 있다.
이 서비스는 성심당 빵을 찾아 대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불편함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대량으로 빵을 구매한 뒤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해야 하는 부담, 제품 훼손이나 변질 우려 등이 대표적이다. 빵 보관소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며 관광객들에게 ‘짐 없이 이동하는 경험’을 제공했다.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만, 빵 보관소의 ‘위력’은 상상 이상이다. 빵 보관소가 설치된 주변 상권의 매출을 확대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과거에는 빵을 구매한 뒤 곧장 귀가하거나 숙소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관소 이용 이후에는 주변 카페와 식당, 지하상가 등을 추가로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체류 시간 증가가 자연스럽게 소비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단일 매장 중심 소비 구조에서 벗어나 상권 전반으로 매출이 퍼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단순한 편의시설로 보였던 이 서비스의 시작점은 바로 ‘대학 강의실’이었다. ‘빵 보관소’는 한남대가 운영하는 ‘한남디자인팩토리’ 과정에서 대학생들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상용화된 사례다.
6일 한남대에 따르면 2019년 설립된 한남디자인팩토리는 기존 강의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실제 사회·산업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운영된다. 기업과 기관이 직접 참여해 과제를 제시하고 학생들은 현장을 방문해 문제를 분석한 뒤 해결책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네이버와 현대건설, 경찰청, 한국수자원공사, 성심당 등과의 협업을 통해 실무형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기 초 기업을 방문해 실무자 인터뷰를 진행하고 중간·최종 발표를 통해 현장의 피드백을 받는다. 일부 결과물은 특허 출원이나 실제 산업 현장 적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진현웅 한남디자인팩토리 센터장은 “타지 방문객이 많은 성심당과의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이 ‘빵 사물함’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며 “대량의 빵을 들고 이동하는 불편에 주목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아이디어가 ‘빵 보관소’로 발전해 현재 성심당 인근 등에 다수 설치·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남디자인팩토리 과정은 AI융합과 컴퓨터공학, 기계공학, 경영, 디자인 등 8개 학과 교수진이 팀티칭 방식으로 참여한다. 전공에 관계없이 학생 누구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과 교수진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과정에서 실생활과 산업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창의적이고 실효성 있는 아이디어가 도출된다.
수업 방식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최근 전국 최초로 도입된 ‘스피드데이팅’ 방식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짧은 시간 동안 여러 교수에게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즉각적인 응답(피드백)을 받으며 다양한 관점을 확장해 나간다. 성과가 실제 창업으로 이뤄지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로봇 기업 ‘The Robotics’와 드론 제작 기업 ‘Dronology’가 대표적이다. 초기 30명 규모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현재 연간 약 600명이 참여하는 교육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진 센터장은 “스피드데이팅 방식은 다양한 관점을 짧은 시간 안에 흡수할 수 있어 문제 해결력과 협업 능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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