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해도 안 팔린다" 테슬라는 왜 재고의 늪에 빠졌나 [질문+]

이혁기 기자 2026. 4. 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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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원초적 질문
1개월 판매량 저조한 테슬라
재고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
세제 혜택 줄고 中 기업 약진
수익성 방어에 재고까지 이중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 온 테슬라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1분기 차량 인도량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돈 데다, 생산량과 판매량의 격차가 벌어지며 재고 부담마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세액 공제 혜택 종료와 중국 후발주자들의 맹추격 등 대내외적 악재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테슬라가 1분기 부진한 판매 결과를 기록했다.[사진 | 뉴시스]
테슬라의 전기차 인기가 시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이하 현지시간) 테슬라는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년 동기(33만6681대)보다 6.3% 증가한 35만8023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41만8227대)보단 14.3% 줄어든 수치고, 시장 전망치(약 36만8903대)보다도 2.9% 적다.

생산량과 판매량 격차도 커지고 있다. 1분기 생산량은 40만8386대로 인도량보다 5만대 많다. 간단히 말해 생산량의 12%가 재고로 쌓여 있다는 얘긴데, 이는 과거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테슬라 전기차의 인기가 뜨거웠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 테슬라 부진한 이유=테슬라는 왜 이런 성적표를 받아든 걸까. 먼저 '안방'인 미국 소비자 수요가 줄어든 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7500달러(약 1130만원)에 달하던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이 지난해 9월부로 종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미국 투자기업 모닝스타의 세스 골드스타인 애널리스트는 1월 2일 보고서에서 "미국 전기차 판매 감소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단기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비야디(BYD)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 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Electrek)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225만2805대를 판매해 테슬라(163만6129대)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유럽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FSD(Full self-driving) 승인이 내부 검토를 이유로 연거푸 지연되고 있는 것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일례로, 네덜란드의 경우 당초 승인일이 기존 3월 20일에서 4월 10일로 밀렸다.

테슬라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동차 데이터분석 기관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 소속 톰 리비 애널리스트는 2월 26일 블룸버그 기사에서 "과거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 그 이상이었다"면서도 "업계를 이끄는 선도자로 인식됐고 차량 자체도 최첨단 전기차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반드시 기술의 최전선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자료 | 테슬라, 사진 | 뉴시스]
■ 위기 탈출할 수 있을까=그렇다면 테슬라는 눈 앞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현재로선 답이 많지 않다. 무엇보다 쌓이는 재고를 털어내려면 가격 인하, 프로모션 등 마케팅이 필요한데, 수익성이 악화한 테슬라 입장에서 그만큼의 투자를 감내하긴 쉽지 않다.

이전 마케팅 성적표도 썩 좋지 않다. 지난해 말 '모델Y(5299만→4999만원)'와 '모델3(6314만→5999만원)' 등 제품 가격을 한차례 인하했지만 수요가 크게 되살아나진 않았다. 테슬라 입장에선 수요를 살리기 위해 가격을 내리기엔 수익성이 무너질 위험이 크고, 그렇다고 쌓이는 재고를 방치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이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세스 골드스타인 애널리스트는 2일 로이터 기사에서 "1분기 테슬라의 인도 부진은 미국 세액 공제 종료와 유럽연합(EU)의 FSD 승인 지연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EU에서 FSD 승인이 떨어지거나 미국이 4분기 이후 세제 구조를 재정비하는 시점까지는 인도량이 계속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연 테슬라는 수익성 악화와 악성 재고란 이중고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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