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더하기] 문화거버넌스는 어떻게 계속 되는가

심재연 2026. 4. 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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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사이먼(Nina Simon)은 저서 '참여적 박물관'을 통해 "왜 참여인가?"를 강조한다. "사람들이 문화기관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때 그 공간은 문화적이며 공동체적인 삶의 중심이 된다."

영국의 공공(公共) 공간 이론가인 켄 워폴(Ken Worpole)은 성공적인 공공 공간을 위해서는 '유연한 사용'과'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제시한다.

지난달 30일 문을 연 부천악기은행은 시민의 적극적 참여와 다양한 문화생산을 통해 자원순환을 실현하는 공유자원으로써 공공 공간이다. 그리고 문화거버넌스의 새로운 출발이다.

거버넌스(governance)의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정부, 기업, 비정부기구, 시민단체 등 다양한 행위자가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메카니즘으로, 민관거버넌스·인공지능거버넌스·시민참여거버넌스·지역문화거버넌스 등 여러 정책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거버넌스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거버넌스가 성공할 수도 있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 거버넌스가 실패했다고 해도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어느 고리가 약했거나 부족했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무엇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왜 실패했는지 살펴보고 다시 점검하고 또다시 하는 것이다. 그래서 거버넌스의 성공은 지속적인 협력과 연결이라고 본다.

부천문화재단의 사례인 '놀라운오케스트라'는 어린이·청소년 대상의 음악교육으로, 음악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청소년들이 모여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예술전공자이면서 현역에서 활동하는 지휘자와 강사들에게 악기연주를 배우고, 매년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놀라운오케스트라'는 10여 년을 진행한 장기프로젝트였다. 그다음 '시민오케스트라거버넌스사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오케스트라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음악교육과 예술체험, 지역특성콘텐츠 기획운영 등 시민의 주도적 참여를 끌어내어 건강한 오케스트라 환경을 마련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어서 부천악기은행으로 연결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부천악기은행 공식협력단인 '부천악기은행파트너스'이다. 악기은행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악기도 필요하고, 악기점검·수리도 해야 되고, 악기교육도 해야 하고, 많은 시민들이 이용해야 한다. 그 모든 분야에 꼭 있어야 할 학교, 악기사, 예술단체, 후원사들이 모였다. 그동안 부천문화재단의 문화예술교육사업, 놀라운오케스트라, 악기라이브러리 등 여러 사업을 통해 관계를 맺었거나, 시정부의 협조에 의해서, 개인의 마음이 모여 훌륭한 협력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그동안 이어온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하나로 모아졌다.

부천악기은행은 '부천시민을 위한 공공악기 대여서비스'이다. 시민 누구나 악기를 배우고 싶거나, 여러 악기를 직접 접해보거나 자신에게 맞는 악기를 찾을 수 있다. 악기라는 문화자원을 구매하여 시민에게 공유하고 연계한다. 그런데 구매뿐만 아니라 악기기증이나 기부를 통해 음악이 필요한 더 많은 시민에게 나눔으로 이어지는 '음악을 빌리고 경험하고 다시 나누는 문화도시 부천'이 된다. 재단은 밀도 높은 도시 생활·도시 공간에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공유모델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고, 공유문화학교·악기라이브러리·사람책사업으로 문화자원의 공유가치를 실천했다.

또한 실험적으로 진행한 문화교환소 '뜬구름 교환소'는 무형의 가치를 교환하는 나눔사업으로, 각각 개인의 가치, 관심사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을까, 다양한 형태의 문화를 만들어 볼 수 있을까, 그것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 그것이 지역 자원·사회적 자본이 될 수 있을까를 상상했다.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은 절대 가볍지가 않다. 하나 하나 수고로움의 총합같다. 부천악기은행도 마찬가지이다. 정치 또는 정치인의 역할이 있고, 시정부의 의지와 노력이 수반되고, 시민의 참여와 문화재단의 전문성이 결합되어 성사되었다. 대부분 정책의 실행이 이런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재단이 출범하여 지금까지 그렇게 중앙정부, 시정부의 문화정책을 사업으로 연결하여 시민에게, 지역에 닿았다. 이런 다양한 주체들의 관심과 신뢰가 맛있는 문화의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알기에, 또다시 기대와 설렘으로 추수를 기다린다.

심재연 부천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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