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라’ 장한나, 예술의전당 지휘봉 잡는다

이혜진 선임기자 2026. 4. 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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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 임명
39년만에 첫 음악인 출신 여성 사장
11세때 국제첼로콩쿠르 최연소 우승
세계적 첼리스트서 전업 지휘자 변신
9세때 예술의전당 무대 오른 인연도
관객과의 소중한 공간...책임자로 돌아와
장한나는 지휘자로 변신 한 후 세계 유수 악단들과 협업해왔다. 사진은 노르웨이의 명문악단인 트론헤임 심포니오케스트라(TSO)를 지휘하고 있는 모습. / TSO 홈페이지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장한나(44)가 예술의전당 수장에 오른다. 1987년 개관 이후 음악가 출신이자 여성이 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장한나를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장한나의 입국 일정 등을 고려해 이르면 이달 24일부터 정식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깜짝 인선 배경에 대해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장 신임 사장은 세계적 연주자이자 지휘자로서 32년간 축적한 현장 경험과 리더십, 폭넓은 국제 교류망을 바탕으로 공연예술 전반에 대한 이해를 갖춘 인물”이라며 “예술의전당의 새로운 비전 제시와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한나는 이번 임명을 계기로 연주자 중심의 경력을 넘어 공공 공연기관 운영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난 32년간 세계 공연계에서 쌓아온 경험을 한국 문화예술에 더 깊고 넓게 기여하는 데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6세에 첼로를 시작해 1993년 줄리어드 예비학교에 진학하며 미국으로 건너갔고, 이듬해 11세 나이에 ‘로스트로포비치 국제첼로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베를린필하모닉, 뉴욕필하모닉, 런던심포니 등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첼리스트로서 입지를 다졌다.

2007년부터는 전업 지휘자로 변신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더 넓은 음악 세계를 이해하고 싶어 교향악 공부를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지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등 유수 악단을 객원 지휘했으며, 2017년부터 2025년까지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를 맡아 활동했다. 이 시기 그는 레퍼토리 확장뿐 아니라 오케스트라 사운드 구축과 조직 운영 경험까지 축적하며 음악감독으로서 역량을 다져왔다.

국내에서는 축제 기획자로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 페스티벌’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접근성을 넓혔고, 최근에는 ‘장한나의 대전 그랜드 페스티벌’을 이끌며 지역 기반 음악 프로젝트를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특임교수로 임명돼 예술과 기술의 접점을 탐색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예술의전당과의 인연도 깊다. 그는 이날 임명 소감에서 9세였던 1992년 처음으로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랐던 경험을 언급하며 “그곳은 오랜 시간 고국의 관객과 음악을 나눠온 소중한 공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연주자가 아닌 기관의 책임자로 돌아가게 됐다”며 “예술의전당이 더 많은 이들에게 열려 있고 동시대와 호흡하는 문화예술의 중심이 되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부터 공석이었던 예술의전당 수장에 장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서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대표 공연장인 예술의전당은 재정 구조 개선, 공연장 운영의 효율화, 예술가 지원 확대, 관객 개발 등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주요 국공립 예술단체 인선도 함께 발표했다.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에는 성악가 출신 박혜진 단국대 교수가 임명됐다. 박 신임 단장은 연세대 성악과와 미국 맨해튼 음악대학 석사 과정을 거쳤으며, 오페라 ‘라보엠’, ‘카르멘’, ‘투란도트’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해온 성악가다. 2022년부터 최근까지 서울시오페라단을 이끌며 제작과 교육을 아우르는 경험을 쌓아왔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이사에는 피아니스트 유미정 단국대 교수가 선임됐다. 그는 미국 피바디음대와 예일대 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거친 연주자로, 국내외에서 협연과 독주 활동을 이어왔다. 연세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가천대 겸임교수를 거쳐 2003년부터 단국대에서 후학을 양성해왔으며, 연주와 교육을 병행해온 균형 잡힌 경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이혜진 선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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