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인물류차 1년새 9배 폭증…“양산 임계점 넘어 올해 흑자전환” [코어파워 KOREA]
-中 물류혁신 중심 네오릭스 가보니
골목 곳곳 누비며 1.1억㎞ 주행
부품 자체 생산…원가 50% 절감
당국 5년전부터 번호판 부여·지원
맵리스 상용화로 해외진출 속도
“도심배송 확대…수익 원년으로”

무인차 총대수 1만 7196대, 누적 운행거리 1억 1037만 7125㎞.
지난달 16일 중국 베이징 이좡의 네오릭스 본사에 들어서자 대형 실시간 상황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올해 2월 25일 누적 주행거리 1억 ㎞를 돌파한 데 이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000만 ㎞가 추가된 것이다. 완성차 생산량도 빠르게 늘고 있었다. 양저 네오릭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디자인책임자(CDO)는 “2000대를 달성한 게 지난해 2월이었는데 지난해 말 1만 5000대, 올 2월 1만 7000대를 돌파했고 올해 말까지 5만 대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선 생소한 무인 물류차가 중국에선 이미 양산 단계에 진입해 일상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네오릭스는 물류 분야 베테랑 창업자인 위언위안이 3년간 준비 끝에 2018년 베이징에서 설립한 회사다. 2009년 물류 단말기(PDA) 회사를 창업하기 전 폭염으로 유명한 선전·우한 등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며 고된 노동을 몸소 경험한 게 ‘연쇄 창업’의 계기가 됐다. 한국어로 ‘신석기’를 뜻하는 중국명 신스치(新石器)는 신석기 혁명이 인류의 생산 방식을 바꿨듯 무인차로 물류·도시 생활 방식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창업 8년 만에 중국 저속 무인 물류차 시장에서 누적 점유율 60%, 월간 신규 출하량 기준 70%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네오릭스는 차량 통신·연산 모듈 등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해 생산하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회사는 장쑤성 옌청 소재 핵심 공장을 중심으로 자체 생산 라인을 구축해 하드웨어 제조 원가를 경쟁사 대비 40~50%가량 낮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고정밀 지도 없이도 주행이 가능한 맵리스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맵리스 기술을 활용하면 신규 지역 진출 시 지도 구축 비용 및 시간을 90%가량 절감할 수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네오릭스는 지난해 11월 6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로보택시와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에서는 무인 배송차가 L4 자율주행 기술의 가장 성공적인 시험대로 자리매김했다. 2024년 기준 중국 무인 배송 산업 매출은 약 105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61.5% 급증했다. 택배 물량이 2008년 15억 개에서 2023년 1320억 개로 88배 급증할 때 택배기사 수는 불과 10배 늘어나는 데 그치며 인력 부족 문제가 커졌기 때문이다. 고정된 경로를 저속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에 유리할 뿐 아니라 인명 피해 우려가 없어 로보택시와 eVTOL에 비해 대중 거부감도 확연히 적다는 평가다.

정부도 앞장서 규제를 완화하며 산업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2021년 베이징 이좡은 중국 최초로 징둥·메이퇀·네오릭스 무인 배송차에 번호판을 부여하고 공공도로 운행을 허가했다. 2023년엔 공업정보화부(MIIT) 등 4개 부처가 L3·L4 차량 공공도로 시범 운행을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무인 배송차의 법적 지위가 전국 차원에서 인정됐다. 이후 선전·상하이·항저우 등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베이징 시범구 면적도 160㎢에서 600㎢로 확대됐다. 실제 본사 1층 로비에는 네오릭스가 중국 내 다수 도시로부터 발급받은 번호판 수십 개가 마치 냉장고 자석처럼 벽 한 면을 가득 차지하고 있었다.
네오릭스는 지난해 10억 위안(약 22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아직 적자 상태지만 사업 다각화를 통해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택배를 제치고 회사 전체 물동량의 과반을 차지한 신선식품·의약품 등 ‘도심 배송’이 대표적이다. 도심 배송 시장은 3조 위안 규모로 현지 물류 산업에서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자동화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성장 여지가 크다. 지난해 6월에는 산둥성에서 휴대폰으로 차량을 호출해 배송·픽업을 할 수 있는 ‘즉시 배송’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10개월 만에 누적 배송 건수 150만 건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전국 50개 도시 및 해외 시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양 CDO는 “지난해가 무인차 양산의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수익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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