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국 연안 40일 비행경고구역 설정…이유 설명 없어 미스터리

중국이 자국 연안 해역 상공에 최대 40일간 유지되는 비행 경고 구역을 설정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중국이 3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상하이 인근 동중국해 해안을 ‘항공 임무 통지(NOTAM)’ 구역으로 설정했다고 보도했다. 구역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동중국해 남북으로 뻗어 있으며 대만 섬 면적보다 넓다. 조치에 따라 민항기는 이 구역을 지나갈 때 당국과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중국이 구역을 설정한 이유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중국군 동향 분석 기관인 PLA 트래커에 따르면 중국은 이 지역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4차례 NOTAM 구역을 발표했으나 설정 기간은 3일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40일의 기간으로 설정하면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경고 기간은 4월 7~12일로 예정된 정리원 대만 국민당 주석의 방문과 5월 15~16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기간과도 겹친다.
WSJ는 전문가를 인용해 군사 훈련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을 전했다. 스탠퍼드대의 중국 해상 활동 추적 프로젝트 책임자인 레이 파월은 “중국이 설정한 이 경고 구역이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나 목적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장기간 유지된다”며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지속적인 작전 준비 태세”와 관련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샤먼 미국 해군 전쟁대학 중국해양연구소 소장은 중국군은 과거 대만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질 경우 미군이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항로에 대한 통제권 확보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실시해 왔다며, 이번 구역 설정이 “이런 시나리오에 따른 공중전 기동 훈련을 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구역 설정은 최근 중국군의 동향도 맞물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그동안 대만 근처에서 전투기를 일상적으로 출격시키고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는데 지난 2월28일 미국이 이란 공격을 시작한 이후 이러한 항공 무력시위가 잦아들었다. 지난 1월 중국군의 대만 ADIZ 침범 횟수는 166회지만, 3월 들어서는 25회로 줄었다. 반면 해상 함정 출격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대만의 고위 안보 관계자는 미국이 중동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이 군사적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역은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최근 남서부 지역인 구마모토 육상 부대에 최초로 자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했다. 이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약 1000㎞로 중국 연안부와 대만 인근 해역까지 공격할 수 있다.
PLA 트래커의 벤 루이스 연구원은 장기 구역 설정을 두고 중국군이 봄 훈련 일정을 잡는 데 “여유를 두려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정 주석의 중국 방문이 있는 만큼 대만을 겨냥한 집중적 군사훈련이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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