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는 여름이 제맛? 이젠 아냐···1020세대 노린 ‘신학기’에 승부본다
극장 비수기 2~4월, 신학기 학생층 관객 겨냥

<귀신 부르는 앱: 영>(2월), <삼악도>(3월), <살목지>(4월).
극장가 비수기인 2~4월, 한국 공포영화가 연이어 개봉하고 있다. ‘공포는 여름’이라는 공식이 무너졌다는 건 이미 오래된 얘기다. <곤지암>(2018년 3월)과 <파묘>(2024년 2월) 등이 초봄에 개봉해 흥행에 성공했었다.
다만 올해는 더 전략적인 지점이 있다. 지난해 10·20 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난 공포 영화 <노이즈>가 깜짝 흥행(누적 관객 수 170만)하며 공포 영화의 주 관람층이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라는 것을 재차 확인한 바다. 특히 세 영화 중 ‘무속·오컬트물’에 가까운 <삼악도>를 제외한 두 영화는 신학기 극장을 찾는 학생들을 전략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귀신 부르는 앱: 영>은 기획부터 1020 세대를 타깃으로 했다. 한 고등학교 동아리 학생들이 귀신을 감지하는 앱 ‘영(0)’을 개발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형슬우 감독 등 6명의 감독이 같은 설정 아래 만든 6개의 단편을 옴니버스식으로 엮었다. 제작사 하트피플 한성덕 대표는 지난 3일 통화에서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설정이 1020 세대에게 친숙하리라 생각했다”고 했다. 지난 2월 개봉한 이 작품은 CGV 단독 개봉이라는 제약에도 누적 관객 수 10만 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5일 자 CGV 통계를 보면, 10대(27%)와 20대(23%) 관객이 절반을 넘었다.

215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띱’, 웹드라마 ‘짧은 대본’ 등으로 얼굴을 알린 김규남 배우를 캐스팅한 것도 젊은 층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한 대표는 “유튜브로 친숙한 배우를 다른 매체에서 보는 것이 10대들에게 신선하게 느껴질 거로 예상했다”며 “차기 공포 영화 프로젝트에서도 오브제와 캐스팅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오는 8일 개봉하는 <살목지>도 신학기 입소문을 기대한다. <귀신 부르는 앱: 영>에 참여한 감독 중 한 명인 이상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95년생으로 젊은 나이인 그는 <함진아비>(2023)와 <돌림총>(2021) 등 공포 영화 단편들로 꾸준히 주목받은 신예다. 배우 김혜윤의 첫 공포 영화 출연작이자 ‘아이브 장원영 친언니’로 잘 알려진 배우 장다아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인기 괴담 장소인 ‘살목지’가 배경인 것부터가 화제다. 충청남도 예산군에 있는 실제 저수지인 살목지는 MBC <심야괴담회> 등에서 귀신 출몰 장소로 소개되곤 했다. 로드뷰 촬영 전문 PD인 수인(김혜윤)이 로드뷰 속 정체불명의 형체가 포착된 살목지로 팀원들과 재촬영을 떠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저수지라는 공간의 음산함을 살리면서, 다양한 변주의 점프스퀘어(깜짝 놀래키는 연출)을 활용하는 정석적인 극이다. ‘로드뷰 촬영’이라는 설정을 보여주는 360도 파노라마 카메라와 극중 심령 유튜브 채널을 겸업하는 세정(장다아)이 선보이는 ‘고스트 박스’ ‘모션 디텍터’ 등 심령 장비가 기술적으로 신선함을 더한다.
이 감독은 지난달 24일 언론 시사 후 기자회견에서 “살목지를 직접 체험하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연출에 신경을 썼다고 했다. 한국 극영화 최초로 천장까지 화면을 확장한 ‘4면 스크린X’를 도입하는 등 특수 상영 포맷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체험성을 높였다. 영화관을 관람 이상의 체험의 장소로 여기는 것은 젊은 관객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살목지>는 잘파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이 감독은 “저도 10대 때 친구들과 담력체험하듯 공포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을 좋아했다. 서로 ‘겁먹었네’ 놀리면서도 무서운 순간이 나오면 같이 움찔하는 재미가 있지 않냐”며 학생들에게 “다 함께 오셔서 다가올 중간고사 공포를 날려버리시라”고 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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