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생생함을 느껴보세요” 에버랜드 사파리월드와 튤립 봄축제

웅장한 폭포 소리가 귀를 울리고, 숲 사이로 호랑이가 모습을 드러내자 사파리 버스 안이 환호성으로 물렸다. 특히 온 몸이 하얀색 털로 뒤덮인 백호가 눈 앞에 나타나니 비현실적이었다.
그런가 하면 사파리 버스가 지나가는 타이밍에 곰 두마리가 거칠게 손을 휘두르며 싸우는 모습이 보였다. 새끼 강아지들이 엉겨붙어 살짝 깨물면서 으르렁 거리고, 뒹굴들이 청소년 곰들도 힘겨루기를 하면서 커가고 있었다. 해설자는 “가끔씩 얼굴에 상처가 난 곰들도 많은데 서로 몸싸움을 하면서 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창밖으로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는 더 이상 ‘관찰’이 아니었다. 그것은 야생동물과 함께 숨 쉬는 ‘체험’이었다. 마치 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야생동물들이 타이밍을 맞춰 싸우는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생생했다.

1976년 자연농원 개장 이래 9000만 명이 다녀간 국민적 헤리티지 시설, 에버랜드의 ‘사파리월드’가 약 1년간의 야심찬 준비를 거쳐 ‘사파리월드: 더 와일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50돌을 맞은 에버랜드가 던진 이번 도전은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동물복지’와 고객 경험을 극대화한 진정한 ‘올 뉴 사파리’였다.

1일 다시 오픈한 사파리월드의 리뉴얼의 핵심은 명확했다. 인간이 동물의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삶에 조용히 녹아드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었다.
기존 트램을 대신한 친환경 EV(전기차) 버스는 소음과 진동을 거의 없앴다. 인기척을 귀신같이 감지하는 호랑이와 사자들이 이제는 EV버스 앞에서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평온하게 한낮 여유를 즐겼다. 사자의 외관을 본뜬 버스, 호랑이의 무늬를 담은 버스, 불곰의 이미지로 꾸민 버스 총 10대가 온 가족을 야생의 세계로 이끈다.

탁 트인 초원 콘셉트의 ‘라이언 사바나’에선 사자 무리가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자작나무와 폭포가 어우러진 ‘포식자의 숲’에선 한국호랑이와 벵갈호랑이가 은밀하게 이동하는 포식자의 본능을 드러냈다. 거친 분위기의 ‘북방의 숲’에선 불곰의 활동성이 이전보다 훨씬 활발했다. 호랑이를 위해 설치된 폭포, 사자의 높은 곳 올라가는 습성을 고려한 락웍(rockwork),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 등이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활동성을 강화했다.

50돌을 맞은 에버랜드는 단순한 시설 개선에만 머물지 않았다. 봄이라는 계절을 온전히 담아내려 했다.

튤립축제는 올봄의 가장 눈에 띄는 콘텐츠다. 튤립, 수선화, 무스카리 등 100여 종 약 120만 송이의 봄꽃들이 절정을 이룬다. ‘마이 스프링 팔레트(My Spring Palette)’라는 콘셉트 아래 튤립 식재 면적을 확장하고 정원 연출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는 평이다.

무려 62m에 달하는 대형 LED 스크린과 아름다운 봄꽃 화단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동화 속 풍경 같다. 밤이 되면 영국 출신 세계적 설치 미술가 브루스 먼로와 협업한 가든 라이팅이 환상적인 나이트 가든으로 변신시킨다.

에버랜드는 태양의 서커스 출신이 다수 포진한 캐나다 엘로와즈와 협업했다. 서커스 공연 ‘윙즈 오브 메모리(Wings of Memory)’는 신비로운 고니와 정령에 이끌려 마법세계를 여행하는 주인공 ‘이엘’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곡예, 아크로바틱, 댄스, 영상, 음악, 특수효과가 어우러지는 40분간의 하이레벨 공연은 콘토션, 에어리얼 폴, 러시안 스윙 등 7종의 고난도 서커스로 채워졌다. 그랜드스테이지에서 매일 2회씩 펼쳐진다.

1993년 설립된 엘로와즈는 캐나다 퀘백에서 30년 이상 활동하며 전 세계 50개국 700여 도시에서 7000회 이상의 공연을 펼쳐온 전문 기업이다. 태양의 서커스, 세븐 핑거스와 함께 캐나다 3대 서커스 제작사로 불린다. “공연의 높은 퀄리티를 꾸준히 유지하겠습니다”라는 에버랜드 관계자의 말이 무겁게 들렸다.

4월 에버랜드는 봄 나들이를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 ‘봄을 말아봄’을 진행 중이다. 봄 나들이의 상징인 김밥이 주인공이다.
에버랜드 매직타임 레스토랑에선 제주와 강원을 대표하는 맛집들과 협업했다. 제주도 3대 김밥으로 꼽히는 ‘다정이네 김밥’과 속초 명물 명태회를 활용한 ‘최대섭 대박 김밥’에선 실제 각 레스토랑의 셰프가 직접 에버랜드에서 김밥을 말아 준다. 에버랜드 한식 전문 조리사 정국진 셰프는 제주도 ‘김만복 김밥’을 직접 방문해 받은 비법 레시피로 고소한 전복 내장과 계란 지단의 조합을 선보인다.
더 특별한 경험은 ‘김밥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다. 알파인 레스토랑에서 주말마다 하루 3회씩 고객들이 직신만의 김밥을 완성해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팀당 최대 4인까지 참여 가능해 온 가족이 함께 만드는 추억을 담을 수 있다.
알파인 빌리지 앞에 ‘스프링 플리마켓’이 새로이 문을 열었다. 튤립, 비올라, 수선화 등 향긋한 봄꽃 화분으로 꾸며진 야외 정원의 장터 분위기가 감성을 자극한다. 패션 잡화, 가드닝 용품, 생화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감성 소품들이 전시된다. 재즈풍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화분 포토존과 키링 만들기 체험까지 즐길 수 있다. 봄 장터의 따뜻함을 다양한 방식으로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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