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식량·산업·에너지… 절체절명의 韓 공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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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한창 이란 얘기를 많이 했다.
이란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풀렸기 때문이다.
이란에 대한 제재가 있었지만 공급망 이슈는 없었다.
이란전쟁 이전과 이후 전 세계 공급망 지도는 완전히 바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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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한창 이란 얘기를 많이 했다. 이란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풀렸기 때문이다. 인천~테헤란 항공 직항 노선 도입 논의도 있었다. 물론 이란에 대한 제재가 복원되면서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이란에 대한 제재가 있었지만 공급망 이슈는 없었다. 이란만 국제사회에서 고립됐을 뿐이다. 이란산 원유를 도입하지 못한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한국만 그랬던 게 아니라 전 세계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중동전쟁이 발발한 순간부터 전 세계 공급망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과거와 다른 결정적 차이는 '호르무즈해협'이 완전히 막혔다는 점이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20%,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30%가 증발한 셈이다. 중동에 많은 전쟁이 있어 왔지만 호르무즈해협이 완전히 막힌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공급망 문제는 세계 경제를 위협한다. 최근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가리켜 '아시아의 위기'라고 했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원유의 80%와 가스의 90%가 아시아로 향하기 때문이다. 휘발유, 경유, LNG만 공급절벽에 빠진 게 아니다. 여기서 파생된 수많은 원료, 제품까지 동시에 공급난에 빠졌거나 공급망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우려된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인 헬륨은 카타르 LNG 설비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쟁이 더 길어지면 반도체 생산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카타르는 전 세계 헬륨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한국은 지난해에 헬륨 수입의 65%를 카타르에서 했다.
농사용 비료 원료 수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케이틀린 웰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장이 최근 쓴 글을 보면 전 세계 비료 수출의 20~30%를 호르무즈가 담당한다. 암모니아 23%, 요소 34%, 인산염 20% 등이다. 비료 값이 치솟는 건 당연하다.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리는 나프타 공급망도 무너졌다. 나프타가 있어야 비닐도 만들고 옷도 만들고 플라스틱도 만들 수 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동산 중질유를 들여와 나프타를 충분히 공급했기 때문에 석유화학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 정유사가 공급하는 나프타는 충분하지 않다. 국내 수요의 45%는 수입해야 한다. 수입 물량의 77%는 중동산이다. 나비효과는 종량제 봉투 대란으로 나타났다.
이란전쟁 이전과 이후 전 세계 공급망 지도는 완전히 바뀔 것 같다. 다시 최적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도 새로운 공급망 지도를 그려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다.
[문지웅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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