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광장] 대구는 녹색문화도시 청두를 배워라

김정렬 대구대학교 교수, ‘잘나가는 도시의 성공비결’ 저자 2026. 4. 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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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렬 대구대학교 교수, '잘나가는 도시의 성공비결' 저자

내몽골에서 출발해 청두에 이르자 물길과 호수가 많이 보인다. 두 시간의 비행으로 건조도시에서 친수도시로 이동한 것이다. 중국서부 청두는 미국남부 애틀랜타나 대구처럼 현지인 비중이 높다. 중국의 4대 도시지만 지리와 문화에서 고립된 곳이다. 티베트 목전의 험준한 지역을 삼국의 후발주자인 촉나라가 수도로 삼았다. 20세기 후반 덩샤오핑이 주도한 개혁개방 시절에는 동부해안가 도시에 밀렸다. 21세기 개막 이후 중국판 균형발전정책인 서부대개발에 힘입어 활력을 보충했다. 서부권에 자리한 충칭과 쿤밍 및 시안도 유사한 발전패턴을 보였다.

청두시 관문인 톈푸국제공항은 2021년 개항했다. 도심인 춘시로드를 비롯해 시내로 향하는 4개의 공항버스 노선이 편리하다. 공항신도시는 첨단산업과 지원시설이 조화된 모습이다. 대구나 청주처럼 내륙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배후부지를 개발한 것이다. 도심에 진입하면서 목격한 도시인프라와 녹색생태계의 혼합은 싱가포르의 청정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청두의 저녁은 네온사인이 번쩍이고 사람들로 넘쳐난다. 중국 대도시의 홍콩화 추세가 실감이 났다.

청두는 매운맛의 대명사 마라와 두반장이 들어간 훠거와 마파두부를 앞세워 세계적 미식도시로 도약했다. 녹색을 표방하면서 자전거, 수로 등 새로운 테마도 장착했다. 대구도 뮤지컬과 오페라가 테마인 음악도시에 부가해 찜갈비, 치맥, 막창, 떡볶이 등을 앞세우는 미식도시를 브랜딩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을 연상시키는 현대식 인민병원의 위용도 인상적이다. 권역별로 배치한 공공병원들이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과도한 수월성과 브랜드 경쟁을 추구하는 한국 의료계의 미국화 추세는 영리병원의 위험성을 내포한다. 인재의 의대 쏠림을 해소하려면 공대를 육성한 중국 교육의 비결도 학습해야 한다.

구글지도가 작동하지 않아서 어렵게 찾아간 호텔의 조식은 볶음면이 든든했다. 아열대 지역답게 수박의 풍미도 탁월하다. 나는 중국어를 못하지만 구글번역기와 알리페이를 장착하고 서부일주에 도전했다. 호텔의 명소안내 지도를 폰으로 찍거나 지도 앱이 한자로 표기한 목적지를 캡처해 택시 기사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나홀로 여정을 소화했다. 버스 안내원과 지하철 보안원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알리페이를 활용한 대중교통 사용법도 체득했다.

청두의 녹색 명소는 두보초당과 판다기지다. 두보초당은 시성 두보가 759년부터 4년 동안 머문 곳이다. 당시는 안사의 난으로 당나라가 위기에 직면한 시기다. 이에 두보는 고단한 민중의 삶을 시로 묘사했다. 물길과 초목이 어우러진 초당은 친자연적 명소이다. 도교의 영향으로 무후사의 제갈량처럼 유명인을 신격화한 사당은 일본 신사나 우리 소도와 유사하다. 이곳은 판다기지처럼 대나무가 매력을 발산한다. 대나무가 많아 판다가 행복한 청두는 사람도 살기 좋은 도시로 부상했다.

세계 각지의 동물원에 분양한 판다가 인기를 끌면서 대구도 판다 분양에 관심을 표명해 왔다. 청두의 판다를 분양받으려면 해당 지역의 본질에 대한 탐구도 병행해야 한다.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푸바우도 2024년 판다기지에 입소했다. 이곳은 연간 약 1200만 명이 방문하는 명소로 스타 판다를 만나려면 한동안 줄서기를 감수해야 한다.

쓰촨성 청두와 인근 도시의 마케팅 소재는 무후사를 비롯해 러산대불과 어메이산이라는 문화관광 유산이다. 티베트 길목인 쓰촨은 고산족 문화와 황룽과 주자이거우라는 비경이 자리한 곳이지만 지리적 고립과 높은 고도가 발목을 잡았다. 2024년 개통한 고속철도가 접근성을 개선하자 문화관광 경쟁력이 상승했다. 영주와 안동에서 동대구역으로 진입하는 고속철도 노선의 개설이 시급한 이유다.